거짓말과 언론
거짓말과 언론
[시사프리즘] 신상훈 법무법인 명경 대표변호사
  • 신상훈
  • 승인 2013.07.21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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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시절에 국사공부를 하면서 배웠던 역사적 사실이 대학교에 와서 접하게 된 역사책을 보면서 뒤 바뀐 적이 있었다. 나이가 들고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보면서는 역사해석에 있어서도 학파가 나뉘고 기존의 사실도 전혀 다르게 각색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람 두 명이 함께 대화를 나누어도 각자의 인식과 이해관계에 따라 같은 내용의 대화조차도 다르게 해석하여 받아들이는 것이 사실이고 보면 거짓말과 진실을 일도양단으로 나누는 작업조차 잘못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상의 그 어떤 부모도 자식들을 키우면서 거짓말을 용서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자식들을 키우고 살면서도 실상은 그 누구도 거짓말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사람은 급박한 순간이 되면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변명과 함께 거짓말을 한다. 또 어떠한 이익을 얻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며 선의의 거짓말은 필요하다는 생각에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거짓말의 욕구는 인간의 본성에 속하는 것 이라 해야 할 것 같다.

과거의 사실을 완벽하게 복기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필자가 법정에서 늘 상 실감한다. 그래서 거짓말여부를 가려내는 작업은 신이 아닌 다음에야 완벽할 수가 없는 것이다.

수사기관에서는 거짓말에 대응하기 위해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한다. 거짓말탐지기는 거짓말을 할 때의 심리적변화가 육체적인 반응으로 나타나고 이를 탐지해서 참과 거짓을 구분해내는 원리를 기계적 장치로 구현해 만든 것이지만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법원에서 증거로서의 가치는 인정하지 않는다.

사람에 따라서는 위태로운 상황에서 거짓말을 하고 점차 그 거짓말을 스스로 세뇌되는 과정을 걸쳐 진실이라고 믿게 되는 경우도 있어서 그런 사람에게 거짓말탐지기는 무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법원에서는 거짓말대회가 종종 벌어지며 거짓말인지를 판단하는 판사들도 사회적 경험과 연륜에 따라 그리고 선입관과 편견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 예를 들어 범죄전력이 많은 중년의 피고인이 하는 말과 선한 인상의 어린 피해자의 진술이 엇갈린다면 과연 자기가 가진 관념을 버리고 거짓말 여부만을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판사가 몇이나 될 까?

거짓말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이처럼 어려운 일 인데 진실과 거짓의 구분을 흐리게 하거나 자리를 아예 뒤바꾸어 놓는 경우는 판단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는 면이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한다. 바로 언론이 가진 대중에 대한 영향력이다.

우리 헌법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규정하여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정보교환 등을 보장하고 있으며, 언론은 인권의 최후 보루로서의 사회적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언론기관 운영도 돈이 있어야 하고 고로 상업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므로 자본에 귀속되는 현상이 필연적이어서 광고주인 대기업의 영향력 그리고 권력과 사주의 입김이 버무려져 정론직필이라는 기자정신보다는 어느 한 정파나 재벌의 입장을 대변하는 언론기관으로 전락하기 쉽다.

공영방송사의 경우도 대동소이한 상황이어서 언론이 바로 서는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치열한 노사문제로 비화되기도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희대의 대중심리 조작으로 유명한 히틀러는 “한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있지만 대중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는 말을 했다 한다.

사회가 진실이라는 기둥과 거짓이라는 기둥으로 서 있는 집이라고 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진실이라는 전제하에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거짓은 목적달성을 위해 그러한 현상에 기대어 진실인 것처럼 가장함으로서 또 다른 기둥을 만들어 전체적인 사회를 구성하게 된다. 거짓의 기둥이 많아 질수록 국민들의 고통도 비례적으로 커지는 사회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

최근 정치권은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서해 북방한계선에 대한 대화록으로 빚어진 갈등으로 정쟁이 극에 달하고 있고 정작 국민들의 삶을 돌 볼 법안은 잠자고 있다. 누구의 거짓말로부터 시작되었는지 시간이 흐르면 밝혀지겠지만 언론은 당파적 이익으로 국민들의 가치관을 조종하고자 하는 시도를 금해야 한다. 자칫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고 판단조차 불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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