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희 기자] 공무원이 환경기준에 맞지 않는 산업단지 폐수처리시설을 준공해줬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23일 감사원은 대전 대덕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장 총인처리시설사업을 진행하면서 처리시설이 방류수 기준을 맞추지 못했음에도 준공을 내준 대전시건설관리본부 공무원 A씨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대덕산단 폐수종말처리장 총인처리시설사업은 1999년부터 운영 중인 폐수종말처리장의 방류수질을 2010년 4월부터 강화된 총인 등 수질기준을 맞추기 위해 2011년 2월 착공, 1년 만인 지난해 2월 준공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시공사와 공법사는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준공 전인 2011년 8월과 10월, 12월 세 차례에 걸친 시운전을 통해 수질을 측정했지만 보증수질(시공사가 약속한 수질)을 맞추지 못했다.
A씨는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이듬해인 지난해 1월 2일 시공사가 준공검사원을 제출하자 당일 감리업체에게 준공검사를 실시케 했다. 공법사는 이날 비공인기관에 의뢰해 나온 수질검사결과 COD항목만 보증수질을 초과한다며 대전시건설관리본부에 재검수 요청을 하기도 했다. 이에 A씨는 공법사에게 직접 방류수를 채수하게 한 뒤 자신이 직접 시보건환경연구원에 시험을 위뢰했다. 이와 별도로 공법사 직원에게는 한국화학융합연구원에 시험을 의뢰토록 지시한 결과 두 기관 모두 보증수질을 만족한다는 시험결과는 내놨다.
하지만 감사원은 채수 당시 감리원이 현장에 없었을뿐만 아니라 관련 사진 등 증빙이 없어 보건연과 한국화학융합연구원 시험이 의미가 객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감리업체가 1월 5일 보증수질 미확보를 이유로 준공불가 의견을 낸 뒤 1월 19일 시공사가 다시 준공검사원을 내자 A씨가 지술지원감리원에게 준공검사조서를 작성토록 종용했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감사 지적에 대해 A씨는 “총인처리시설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해 공인기관의 수질분석(검수)에서 보증수질을 만족한다면 준공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주장해 대해 감사원은 “공사시방서에 종합시운전은 보증수질 안에서 최적운전조건을 나오게 한 뒤 공인기관에 수질분석을 의뢰하도록 명시돼 있고, A씨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변명의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공사 부당준공으로 인해 108억여원을 들여 시설을 만들어놓고도 올해 환경부로부터 법적수질기준을 초과해 경고를 받는 등 하천의 수질오염이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