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부처님 오신 날’을 하루 앞두고 한국불교의 중심인 대한불교조계종과 MBC와의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조계종 산하 수천여 사찰, 수만여 승려들과 800만에 가까운 불자들을 총괄하는 기구인 조계종 총무원이 설정과 현응 스님 등의 개인비리를 고발한 MBC <PD수첩> 보도를 ‘법난’으로 규정, 본격적인 싸움에 들어간 상태다.
최근 총무원은 전국 사찰에 'MBC 방송 법난 관련 종단 지침 안내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내려 보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방문하는 불자들의 동요를 다독거리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명진스님은 21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PD수첩>이 제기한 조계종 스님들의 은처자·학력위조 등에 관한 문제들에 대한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은처자' 문제에 대해 "일찍 출가해 (스님으로) 살다 보면 불가피하게 여자를 만나는 경우가 극소수지만 더러 있다”며 “나도 그런 분들을 몇 분 안다”고 귀띔했다.
이어서 “그들은 공식적으로 큰 절 맡거나 본사 주지는 할 수 없고, 작은 절에서 먹고 사는 정도만 한다”며 “하지만 그들은 그런 문제를 미안해 한다”고 덧붙였다.
명진 스님은 “그런데 설정스님의 학력 위조가 저는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며 “본인이 서울대학교 앞에 가서 사진도 찍었는데, 이는 계획적이고 가증스런 사기다”라며 “이 정도만으로도 세속에서는 고위직을 다 내려놓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과거 일제시대 총독부에 부역한 친일행각과 못된 비행을 일삼은 ‘권승들’의 부조리를 대놓고 질책한 만해 스님(한용운)의 매서운 어록을 인용했다.
“만해 스님이 전국 31개 권승들을 모아놓고 하신 연설이 있다. 스님이 이렇게 물었다. ‘세상에서 더러운 똥보다도 더러운 것이 있는데 그게 무엇인지 아느냐?’ ‘제일 더러운 것은 송장 썩는 것인데, 그게 바로 너희 권승놈들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명진 스님은 이명박 정권 시절 전임 자승 총무원장을 겨냥, “자승은 이명박의 사냥개”라고 주장한 발언으로 봉은사 주지에서 쫓겨나고 승적박탈(제적) 조치까지 징계 당한 바 있다.
그는 이날 “결국 사냥개한테 크게 물린 꼴이 됐다”며 “승적박탈을 당했는데, 이제 최악의 경우 ‘치탈도첩’만 남았다”고 말했다.
치탈도첩이란 절에서 생활할 수 있는 승적박탈과는 달리, 아예 절에 발도 들여놓을 수 없는 것으로, 불교계에서는 가장 치욕적인 처벌에 해당한다. 다른 말로 ‘멸빈자’라고도 부르며, 멸빈이란 승려의 신분증인 도첩을 빼앗아 승적을 박탈하는 징계로 종단에서 영구 추방된다.
박훈 변호사는 ‘법난’으로 규정해 법적 투쟁을 예고한 총무원과 MBC 사태와 관련, “결국 이 사건을 들여다보게 되고, 난 저 권승들과 싸우기로 했다”며 “내일이 ‘부처님 오신 날’인데, 부처가 이 꼴 보자고 오신 것은 아닐 것이기에 그렇다”고 별렀다.
한편 현 총무원장(제35대)은 지난해 10월 은처자·학력위조 등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설정 스님으로 수덕사 방장을 지냈고, 총무원장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실질적 수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