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백석과 평양냉면 그리고... 남북정상회담
시인 백석과 평양냉면 그리고... 남북정상회담
우연이 만든 필연...'피양옥'에 얽힌 영화같은 이야기
  • 장찬우 기자
  • 승인 2018.05.25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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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백석

<흰당나귀>

천안시 ‘백석’동에 있는 출판사다.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에서 따온 이름이다.

<흰당나귀>는 2012년 ‘백석’ 탄생 100주년을 맞아 총 5권의 책을 펴냈다.

알려지지 않은 ‘백석’의 시와 사진, 번역본 등이 수록돼 화제를 모았다.

대형 서점에서 꾸준히 팔려나가 지금은 구하기 조차 어렵다.

#평양냉면

최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연회장에 ‘평양냉면’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때마침 천안 ‘백석’동에 문을 연 ‘평양냉면’ 전문점 <피양옥>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런데...<피양옥>을 창업한 사람이 시인 ‘백석’ 탄생 100주년 기념서적을 출간한 <흰당나귀> 출판사 대표 ‘이은상’씨다.

‘백석’ 시인은 <국수>라는 그의 시에서 ‘평양냉면’을 이렇게 표현했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심심한 것은 무엇인가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무엇인가

이 그지없이 고담(枯淡)하고 소박(素朴)한 것은 무엇인가

 

손석희 jtbc 보도무문 사장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앵커브리핑을 통해 백석의 시 <국수>를 소개했다.

척박한 땅에서 잘 자라는 메밀로 만든 ‘평양냉면’

가난한 시절, 차가운 음식이면서도, 추운 겨울 따뜻하게 배를 채워줬던 ‘평양냉면’

‘평양냉면’을 노래한 시와, 어릴적 추억을 끄집어 내, 척박하고 춥기만 한 남북 관계가 따뜻하게 풀리길 기대했던 것이다.

이한배(좌)씨와 이은상 대표.

#이은상과 이한배

6년 전 <피양옥> 이은상 대표가 <흰당나귀> 출판사를 차린 것은 어릴적 한 동네에서 자란 이한배씨의 간곡한 부탁때문이다.

당시 헌 책방을 운영하며 ‘백석’의 시를 읽고 토론하는 모임을 하던 한배씨.

한배씨는 책에서 머무르지 않고 ‘백석’ 관련 책을 써낸 천재화가 ‘몽우’를 통해 추적탐사전문작가 ‘송준’을 찾아낸다.

그리고 큰 병에 걸려 치료 중인 송 작가로부터 ‘백석’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와 자료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배씨는 ‘백석’의 소중한 자료가 사장되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고향 후배이자 사업가인 은상씨에게 출판을 도와달라 요청, 결국 5권의 책이 출판된 것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은상씨와 한배씨의 만남.

6년 전 아무 조건 없이 고향 선배를 간절함을 들어 준 후배는 그 후 ‘평양냉면’ 전문점 <피양옥>을 차렸다.

은상씨는 한배씨와 ‘백석’의 시 ‘국수’와 ‘산숙’을 공부하다 여기서 말하는 ‘국수’가 냉면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수년에 걸쳐 ‘평양냉면’을 연구한 끝에 지난해 3월 24일 <피양옥> 상표출원을 신청했다.

같은해 10월 19일 사업자를 내고 올 3월 10일에 충남 천안 ‘백석’동에 ‘평양냉면’ 전문점 <피양옥>을 문을 열었다.

그리고 열린 남북정상회담.

그래서 다시 재조명 되고 있는 시인 ‘백석’과 ‘평양냉면’

줄을 서야 맛 볼 수 있는 <피양옥>의 ‘평양냉면’

소설 같기도 하고 영화같기도 한 만남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시인 백석

백석은 19세 최연소의 나이로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화려하게 데뷔한 천재시인이다.

김소월과 함께 북방의 대표적 시인으로 평가됐으나 한국전쟁 이후 고향인 평안북도 정주에 남아 잊혀져 갔지만 여전히 그의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노천명의 시 ‘사슴’에 등장하는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황성옛터’나 ‘동백아가씨’ 같은 잘 알려진 대중가요가 그의 시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통영(統營), 고향, 북방(北方)에서, 적막강산,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등 방언을 즐겨 쓰면서도 모더니즘을 발전적으로 수용한 시들을 발표, 특이한 경지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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