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훈의 도시마케팅] 교통 도시, 국토의 중심, 대전의 강점을 살리자
[강대훈의 도시마케팅] 교통 도시, 국토의 중심, 대전의 강점을 살리자
⑩ 물류·관광 허브 전략
  • 강대훈
  • 승인 2018.06.0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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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강대훈 해외한인경제인혐동조합 이사장] 

유성복합터미널과 물류. 관광 허브의 도시 전략
대전은 교통 도시였다.
경부선, 호남선의 분기점을 장악한 교통의 요지였으며 철도 조차장이 있고 대한통운을 비롯한 운송기업의 물류 센터가 있었다. 지금도 대규모 일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한킴벌리와 한국타이어, 담배인삼공사가 자리한 이유에는 대전이 물류에 편리한 교통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KTX 시대 이전, 팔도의 사람이 전국 단위의 회의를 하려면 대전에서 모여야 했다. 열차나 버스, 승용차로 대전에 들어오면 온천이 있는 유성에 모였다. 유성호텔 대중탕이나 대온장, 홍인장에서 목욕을 하고 반주를 곁들여 식사를 했다. 회의를 마친 다음 날에는 각자 자신의 집과 일터로 돌아갔다. 이렇게 자고 가는 대전(not passed, stayed) 이었기에 유성의 번영이 있었으며 연구 단지가 유치되었고 세종시 탄생에도 교통 도시 대전의 덕이 있었다.

그러나 대전의 정치권과 대전시는 우리의 전략 자산인 교통을 관리하지 못했다.

서대전역은 이제 호남선 분기점이 아니다. 오송으로 교통과 산업의 주도권이 옮겨지고 있으며 대전은 교통 중심으로 파생되었던 경제 주도권을 상실해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민의 오랜 숙원이었던 유성복합터미널 조성 사업에 시행사인 롯데컨서시움이 발을 뺐고 후순위 사업자인 하주실업도 사업조건을 맞추지 못했다.

대전시에 교통 대책이 아닌 교통 도시로서 허브 전략은 없었다
내가 대학을 다닌 80년대부터 지금까지 유성 시외 버스터미널 앞 뒤 도로는 공주에서 들어오는 차량, IC 쪽으로 나가려는 차량으로 막혔고 평일에도 버스 이용객과 보행자들이 뒤엉켜 혼잡하다. 유성에 장이 서는 날이면 좁은 부지에 장을 보는 인파와 차량들이 섞여 혼란은 극심해진다.

다행히 대전도시공사는 케이피아이에이치(KPIH)와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케이피아이에이치는 미래에셋대우와 리딩투자증권으로부터  4800억 원 투자 확약을 받고 24만3,681㎡ 부지에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의 복합터미널을 건립한다. 이곳에 798가구의 오피스텔을 짓고 메가박스, 교보문고, 방송아카데미를 입점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당장의 원성을 잠재우고 교통 시설을 개선하는 효과는 있어도 도시 발전 전략과 연계해서 일자리를 만들고 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그동안의 행적을 보면 교통 대책은 있었어도 교통 도시로써의 허브 전략은 없었다. 교통을 철도와 도로, 차량으로만 본 것이다. 대전 같은 내륙 도시는 교통과 물류를 허브앤드스폭(hub and spoke) 으로 구사해야한다. 허브에는 자원과 사람이 집약시키고 상품과 서비스는 부챗살 방향으로 확장시킨다. 한 도시가 사람과 물자를 끌어당기는 허브가 되면 한 나라의 중심은 물론 글로벌 도시가 된다. 프랑크푸르트, 로테르담, 부산은 물류 허브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인도 방랑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바라나시는 배낭 여행객만으로는 도시를 먹여 살릴 수 없었다. 이곳의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은 인도 내륙의 물류를 주도하는 허브 도시이다. 허브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1000만 명을 경제 단위로 보면서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허브에는 저렴하고 빠른 물류를 위한 터미널과 호텔, 창고와 이것들을 운용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기술 혁신이 일어나며 대규모의 일자리가 생긴다. 세계의  ICT, 항공, 클라우드를 선도하는 아마존닷컴이 배송과 물류를 기반으로 기술 혁신을 이루었던 것은 이러한 이유이다. 

사진,후쿠오카 시 하다카 버스터미널, 역사 옆의 높은 지가와 좁은 공간을 고층화로 풀었다.

물류 도시의 허브앤드스포크(hub & spoke) 전략
대전이 중부권 산업의 수출을 지원하려면 화물을 인천, 부산항까지 보내는 화적장치에 보세 구역이 필요하다. 물류에는 전국에 배송할 상품을 집적할 창고가 있어야 한다. 터미널에서는 철도가 닿지 않는 거창, 산청, 영광, 구례까지 사람들을 보내는 것이다. 이것은 버스 노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관광 허브로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 생각이면 반드시 챙겨야할 전략 개념이다. 

온천으로 유명한 일본 벳푸와 유후인에 갈 때에는 비행기나 배로 후쿠오카에 들어간다. 그리고 하카다 역 옆에 있는 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아소산을 넘어 군 면 단위인 온천 마을까지 이동한다. 이 같이 서비스를 모으고 부채살인 스포크 전략을 구현하는 도시는 허브가 되며 도시 발전을 굴뚝 없는 미래형으로 바꾼다.  대전이 관광의 허브로써 허브앤드스포크 전략을 구현하면 아시아의 관광객을 자연환경이 뛰어난 읍면 단위까지 송출시키고 돌아오게 한다. 그리고 숙박과 문화 소비, 여흥과 쇼핑으로 돈 뭉치를 풀어 놓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2015년 국내를 찾은 중국인 유커는 612만 명으로 생산 유발 효과는 18조 6천억 원에 달했지만 대전에는 이러한 효과를  담아 낼 도시 전략이 없었다.   

최근 구마모토에서 건립하고 있는 버스터미널 구상도, 터미널에 공원을 조성하고 옥상 정원과 광장을 통해 사람이 지상으로만 몰리는 것을 분산했으며 공공시설인 보건소, 공연장과 오피스형 주택에 호텔을 넣었다.

물류 기업 유치를 위해 유성복합터미널 배후 토지를 확보해야 한다
버스터미널을 차량이 드나드는 시설로 생각하여 현재의 수요만을 충족시킨다면 중국인이 해일처럼 밀려오는 환황해 경제권의 도래와 세종시 인구 상승이 광역권 경제에 주는 부가가치를 포기하는 것이다. 

최근 온라인 쇼핑의 성장은 가파르다. 조 단위의 매출을 경신하는 G 마켓, 옥션, 쿠팡은 백화점 전체 매출을 훌쩍 뛰어 넘은지 오래이다. 이들은 모두 당일에 배송되는  로켓 배송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전이 물류 창고를 위한 부지를 확보한다면 이런 인터넷 쇼핑 기업을 유치할 수 있다. 국토의 중심보더 더 저렴한 물류는 없다.

복합터미널이 버스, 트럭, 렌터카의 복합 운송, 도시 철도, 물류 센터와 보세 단지를 배후로 두는 교통, 관광, 상업의 도시형 플렛포홈이 되어야 한다. 과거 갱과 마피아로 몸살을 앓던 시카고는 철도라는 이점을 가지고 허브앤드스폭을 도시 전략을 구현했다. 지금 시카코는 실리콘 밸리의 대안으로 여겨지는 잘나가는 혁신 도시이다. 

우리가 몇 천억이 들어가는 시설을 만들 때에는 도시 100년을 보는 미래 전략과 연계해야 한다.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에서 42번가 방향으로 걸으면 포트 어설리티 버스 터미널을 만난다. 그 주변에는 젊은 여성들이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는 성인숍들이 있어 잘못 정신을 놓으면 시간과 돈을 털리기 십상이지만 앞 만 보며 걷는다면 진회색 철재 외관의 강렬한 터미널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캐나다와 미국 각지로 떠나는  버스가 출발한다. 이 터미널은 1950년에 완공해서 70년 가까이 뉴요커의 사랑 속에 끄떡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 

대전 도심이 확장된 지금, 유성복합터미널 부지는 구암역보다 북서 방향으로 더 갔어야 했다. 이런 시설은 한 번 지어 놓으면 삼풍 백화점처럼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 한 백년 이상 간다.  당연히 지역 경제와 시민의 삶에 오랜 영향을 준다.

대전시 도시 경제 정책의 방향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은  후순위 사업자로 다시 시작되었다.
도시공사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대전시가 선순위 대상자에 비해 이번 사업 시행사를 배려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교통과 물류 허브라는 개념은 없고 798가구의 오피스텔 단지에 터미널이 붙여 버린 느낌이다. 지역민의 원성 속에 현실적인 문제는 해결해야겠고 몇 번 무산된 사업에 더 이상 사업자를 찾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강대훈 해외한인경제인협동조합 이사장 /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전문위원 / 화동인터내셔널 대표이사 / 24년 동안 수출과 투자유치 활동 / 세계 100개 도시 전략 연구

교통은 물류와 스마트 그리드, 인공 지능 체계라는 산업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하나의 기간 시설을 만들 때에는 이것이 관련 산업에 주는 전.후방 효과를 살펴야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뉴욕 맨하탄의 버스터미널은 50년대 미국 문화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그 속에서 그 시절의 문화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 몇 천억이 들어가는 시설에는 지역 문화와 도시 트랜드를 반영하는 미학적인 관점을 놓아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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