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충청도 선비들 ‘조선 유교의 중심에서 항일을 외치다’
② 충청도 선비들 ‘조선 유교의 중심에서 항일을 외치다’
학생기자단과 함께 하는 교실 속 NIE, ‘역사 진로직업 체험’
  • 권성하 기자
  • 승인 2018.06.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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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8년도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역신문활용교육의 일환으로 ‘학생기자단과 함께 하는 교실 속 NIE, 역사 진로직업 체험’을 총 12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역사 속 인물들의 직업과 생애를 통해 오늘을 사는 학생·청소년들의 꿈과 끼를 키우고, 진로와 직업의 세계를 풍부하게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첫 번째 주제는 ‘선비’입니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를 외치고, “몸을 세워 도를 행하고, 후세에 이름을 날려 부모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 효의 마지막이다(立身行道 揚名後世 以顯父母 孝之終也)”라고 다짐했던 조선 선비들의 모습을 살펴보고, 수많은 충청지역 선비들이 항일운동에 앞다퉈 앞장섰던 이야기를 학생기자들과 나눠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굿모닝충청 학생기자단이 매헌 윤봉길 의사의 애국정신을 잇겟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굿모닝충청 학생기자단이 방문한 충남 논산은 한국 유교의 뿌리다. 조선의 정치와 이념을 지배한 당파인 노론과 소론의 중심지다. 또 공자의 사당인 ‘궐리사(闕里祠)’가 있는 곳이다. 궐리사는 공자의 고향인 궐리촌(闕里村)에서 따온 이름이다.

논산의 대표적인 선비는 사계 김장생과 아들 신독재 김집 선생이 있다. 이들은 유학의 본질인 예학(禮學)을 집대성해 문묘에 배향됐다. ‘문묘배향(文廟配享)’은 문성공인 공자의 사당에 위패를 함께 모신 것을 말한다. 4명의 성인인 안자, 증자, 자사, 맹자와 송나라 여섯명의 현자인 주돈이, 정호, 정이, 소옹, 장재, 주희와 우리나라 인물 18명이 문묘에 배향됐다.

해동18현(문묘18현)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의 인물들은 신라시대 설총, 최치원 선생부터 안향, 정몽주, 김굉필, 정여창, 조광조, 이언적, 이황, 김인후, 이이, 성혼, 김장생, 조헌, 김집, 송시열, 송준길, 박세채 등이다. 사계와 신독재 부자의 명성을 실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학생기자들은 사계 김장생을 비롯해 김집, 송준길, 송시열을 배향한 돈암서원과 응도당(보물 제1569호)에서 (사)기호문화유산활용진흥원의 문화해설사로부터 예학의 기본과 인사법, 조선 건축물과 서원의 특징 등을 배우는 기회를 가졌다.

여혜인 학생기자단 대표(세종 두루고2)는 “한국을 넘어 동양문화권 전체의 정신문화를 좌우했던 유교는 충과 효가 가장 중요한 가치인데 오늘 논산지역 취재를 통해 사람의 됨됨이를 지키는 것이 모든 인간관계는 물론 나의 진로탐색에서 기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고, 권민서 학생기자(대전 삼육초5)는 "돈암서원에서 예절배우기를 하면서 옛 조상들이 했던 인사법이 남자와 여자가 달랐다는 사실을 배웠고, 돈암서원을 직접 조립해 보면서 주련, 눈썹 기와, 대들보 등의 의미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기자들은 소론의 영수이자 조선의 백의정승으로 불렸던 명재 윤증 선생 고택과 파평 윤씨 집안의 기숙학교였던 종학당에서 조선 선비들의 품격을 배웠다.

을사늑약 이후 의병봉기를 의논하는 애국지사들과 학생기자들.
만해 한용운 선생은 승려이자 시인이며 항일지사다.

또 취재현장을 방문한 김종민 국회의원(논산·계룡·금산, 더불어민주당)에게 직접 논산의 기호유교를 듣는 자리도 가졌다. 김 의원은 학생들에게 "논산은 조선왕조의 시스템을 유지해 온 기호유교의 본산이면서 수많은 학자와 위인을 배출한 고장"이라며 "논산을 알리기 위해 찾아 온 학생기자들이 대견스럽고, 더 많은 역사 문화 콘텐츠를 취재해 국내외 많은 학생들에게 알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5월에 실시한 예산과 홍성지역 탐방은 선비들의 ‘항일투쟁’을 주제로 했다.

충남 홍성의 남당리는 남당 한원진 선생에서 비롯된 항일운동의 역사적 뿌리다. 논산이 기호유교의 중심이라면 홍성·예산의 내포지역은 남당 한원진의 '인물성이론(人物性異論)'이 뿌리 깊게 내린 곳이다. 쉽게 말해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같은 인간의 본성을 사물도 똑같이 갖고 있느냐의 문제로 남당 한원진은 '사람과 사물의 성질은 다르다'라는 학설을 정립했다. 이후 인물성이론은 "조선과 오랑캐는 다르다"는 이념으로 개화기 위정척사운동에 사상적 기반이 되고, 홍성과 예산지역에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탄생하는 배경이 됐다.

학생기자들은 남당 한원진 선생의 사당인 '양곡사'에서 남당의 사상이 어떻게 한말 위정척사운동에 영향을 줬고, 홍주의병을 비롯해 지산 김복한, 복암 이설, 만해 한용운, 백야 김좌진, 매헌 윤봉길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사상적 기반이 됐는지를 취재했다.

충남도청소재지인 홍성과 예산은 외세에 항거한 수많은 애국지사를 배출한 조선 선비의 고장이다. 학생기자들이 홍주성역사관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충남도청소재지인 홍성과 예산은 외세에 항거한 수많은 애국지사를 배출한 조선 선비의 고장이다. 학생기자들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금민준 학생기자(대전 성덕중2)는 "홍성 남당리는 대하축제나 쭈꾸미를 먹는 곳으로만 알았는데 이번 탐방 취재를 통해 남당 한원진 선생님의 유교 사상이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알게 돼 놀라웠다"며 "21세기를 사는 우리 학생들이 남당 한원진 선생님의 사상에서 비롯된 항일투쟁의 역사를 함께 알아가고, 배우는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기자들은 충남도청소재지인 내포지역(예산·홍성)의 유교문화와 항일운동을 적극 취재해 국내외에 적극 알린다는 각오를 다졌다.

특히 '만세운동' 퍼포먼스는 이번 탐방의 하이라이트가 됐다. 학생기자단은 12일 저녁 예산 리솜스파캐슬에서 세미나를 열고, 각자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1부 예산홍성 항일운동 인물소개 포스터 만들기 ▲2부 항일운동의 암호 '태극기를 품어라'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조별로 완성된 포스터로 항일운동의 인물과 사건을 소개했고, 항일운동의 의지를 담은 밀지를 받고 팀별 암호를 해독한 뒤 태극기를 완성했다.

학생기자들은 밤새 완성한 태극기를 들고, 13일 오전 예산군청과 홍성군청 앞에서 만세운동을 펼쳤다. 이번 만세운동은 내년 3.1운동 100주년과 상해임시정부 100주년을 기념해 순국선열의 숭고한 넋을 학생정신으로 잇기 위해 마련됐다.

학생기자단 부회장인 김민상 학생(대전고2)은 “서울 탑골공원에서 시작된 3.1운동이 한달 뒤인 4월1일 천안 아우내장터 만세운동에서 전국적인 평화만세운동의 기폭제가 됐고, 중국 청도의 5.4운동으로 이어졌다”며 “내년 3.1운동과 상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앞두고 항일운동의 중심지인 홍성, 예산에서 세계 평화를 위한 만세운동의 함성을 외치면서 중국 친구들과 역사교류의 물꼬를 트고 싶다”고 말했다.

김좌진 관련 사진

무엇보다 굿모닝충청 학생기자단의 충청유교문화와 항일운동 탐방취재는 중화권 영상 송출 매체인 (주)엔티디코리아(NTD Korea)가 '헬로우코리아'를 통해 중국 각지 15억 중국인들에게 소개할 예정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헬로우코리아는 충남의 유교문화와 항일투쟁의 역사를 직접 취재하는 학생기자단의 활동 등을 오는 6월 경 위성 채널로 방송한다.

정연우 학생기자(대전 성덕중 2)는 “충청 선비들을 중심으로 항일 독립운동가를 취재하기 위해 홍성과 예산지역을 살펴보면서 매헌 윤봉길, 백야 김좌진, 만해 한용운, 면암 최익현 등 수많은 애국지사를 만날 수 있었다”며 “그분들의 희생으로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 깊이 감사하고, 같은 식민지배의 역사를 가진 이웃 중국 학생들에게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하린 학생기자(거창 창남초 5)는 헬로우코리아와 인터뷰에서 “1박 2일 동안 잘 몰랐던 독립운동가들의 업적을 알게됐다”며 “중국도 오래전에 일본의 침략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중국의 친구들에게 충남의 독립운동에 대해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윤봉길 관련 사진
윤봉길 글씨. 장부출가 생불환.

지족중 1학년 이준경, 김연찬 학생기자는 “컴퓨터공학(준경)과 의사(연찬)가 장래희망인데 지역의 문화유산을 탐구하고, 취재하면서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고, 이소희 학생기자(글꽃중 2)는 “유치원 선생님이 꿈인데 나중에 어린 제자들에게 선비와 기호유교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주 학생기자(공주여중2. 뇌병변장애)는 "평소 접하기 힘든 역사문화유적지를 또래 친구들의 도움으로 재미있게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충청지역의 선비들의 생애를 살펴보면서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하나 된 나라사랑 정신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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