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부여=김갑수 기자] 충남도지사 선거에서 맞붙은 양승조(59)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인제(69) 자유한국당 후보가 ‘백제의 왕도’ 부여에서 때 아닌 ‘염치 공방전’을 벌였다.
양 후보는 자유한국당이 국정농단의 최고 책임자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생시킨 정당임을 지적했고, 이 후보는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 파문을 거론하며 서로 “염치가 없다”고 포문을 연 것.
먼저 이 후보는 이날 오전 특화거리 앞에서 유세를 갖고 안 전 지사를 겨냥 “도민의 자존심을 다 부숴놓고 야밤에 도망갔다. 퇴임식도 못 한 도지사는 처음 본다”며 “이것이 민주당 도전 8년”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염치가 있다면 민주당은 또 다시 도정을 맡겠다고 할 순 없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양 후보는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디에 있나?”라고 물은 뒤 “이 전 대통령은 여러 가지 범죄혐의로 인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지금 재판 중이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을 받아 1심에서 24년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의 최고 책임자가 박 전 대통령”이라며 “그렇다면 자유한국당은 부여군민에게 표 달라고 할 자격이 없다. 무릎 꿇고 빌면서 후보를 내지 않는 게 염치 있는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는 별도로, 이 후보는 부여가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의 고향임을 의식한 듯 “큰 인물의 맥을 잇고 있다”며 정진석 국회의원(공주‧부여‧청양)과 이용우 군수 후보를 한껏 치켜세웠다.
이 후보는 또 “김 전 총재는 대통령은 못하셨지만 한 분보다 더 큰 일을 하셨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전 총재는 이 후보에게 도지사 선거 출마를 권유한 인물이기도 하다.
반면 양 후보는 김 전 총재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대신 “박정현 군수 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하는 것과 똑같다. 박 후보의 뒤에는 문 대통령이 계시다”며 이른바 ‘동일시’ 전략에 집중했다.
한편 두 후보의 유세 시간이 맞물리다보니 현장에는 다소 혼란스러운 모습이 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