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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프리즘] 민주진보교육감에 바란다

    양해림 충남대 철학과 교수

    [굿모닝충청 양해림 충남대 철학과 교수] 6·13 교육감 선거에서 서울, 경기, 대전을 비롯해 17곳의 민주진보교육감 후보가 출마했다. 지난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는 4.16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정부에 대한 반민주성에 저항하면서 전체 17곳 중 13곳에서 이른바 민주진보교육감이 당선됐다.


    전국 시·도교육감은 모두 60조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는 권한을 가진‘교육 소통령’으로 불린다. 이런 막강한 권한을 쥔 교육감 선거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처음 동시 직선제가 시작된 이후 진보냐, 보수냐 하는 화두를 안고 왔다.

    무상급식이나 혁신학교, 자사고 폐지와 같은 정책적 쟁점이 형성된 것도 이 무렵부터였고, 2014년 선거에서도 진보적 교육정책들이 쟁점이 됐다. 하지만 지난 2007년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줄곧 교육감선거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그다지 끌지 못했다.

    왜냐하면 교육감후보는 각 정당의 공천이 없기 때문에 관심도가 낮아지면서 학부모 등 교육이해 당사자가 아닌 경우에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짙다. 이런 이유 때문에‘현직 교육감 프리미엄’이 다른 어떤 선거보다 크게 작용해 왔다.

    지난 2018년 5월 10일 민주진보교육감후보들은 ① 입시경쟁교육 해소 ② 학교 민주화와 교육자치 활성화 ③ 교육복지와 학생 안전 강화 ④ 평화교육과 성평등 교육 강화 등을 담은 4대 공동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무엇보다 4대 공약 중 가장 첫 번째로 언급한 것은 입시경쟁교육의 해소다. 대학서열체제 해소, 특권학교의 일반고 전환, 고교평준화 확대와 특성화고 현장실습제도 개선, 혁신교육지구 확대, 미래사회 대비 역량 강화와 인권·노동·생태·평화교육 활성화 등 교육과정을 전면 재구성한다는 것이다.

    미래학자들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18세기 이전과 같은 전인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증폭될 것이라 예측한다. 왜냐하면 4차 산업혁명시대는 19~20세기의 산업화 시대에 인간이 해야 했던 노동의 대부분을 인공지능으로 대체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미래로 가는 과정에서 양극화로 인한 교육의 불평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여 향후 초중고등교육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독일의 현대철학자 페터 슬로터다이크는「인간농장을 위한 규칙」(1999)에서 인간은 사육되는 존재라고 말한다.

    교육에서 길들이기는 사육과 훈육의 문제이다. 인간은 독서와 교육을 통해 사회화되고 이를 바로 인간이 휴머니즘에 의해 사육되고, 길들여지고, 길들여 왔다. 그는 이성과 교육을 강조하는 휴머니즘이 현실을 미화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슬로터다이크는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에서 휴머니즘의 길들이기가 아무런 대안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휴머니즘이 향후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 등으로 그 기능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다면, 그 뒤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보다 많은 책임과 성찰, 그리고 미래의 대비를 요구한다. 따라서 이는 이미 우리에게 당면한 교육문제에 대한 진지한 사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주지하듯이, 문재인 정부 출범후 1기 민주진보교육감 출신인 김상곤 교육부장관이 부임한 지 1년여가 지났다. 그런데 현 정부가 공약한‘국가가 책임지는 교육과 보육’은 지지부진할 뿐 아니라 대학서열주의와 경쟁주의 교육정책도 여전히 온존하고 있다. 혁신학교 실험은 서울대를 정점으로 하는 대학서열체제와 입시경쟁 속에서 한계가 드러났다. 즉 민주진보교육감들은 지금껏 자사고를 비롯한 특권학교의 폐지를 공약했지만, 보수층의 반발에 눈치 보다 한걸음 후퇴했다. 지난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를 공격할 때도 민주진보교육감들은 분명한 역할을 하지 않은 채 교육개혁을 바라는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그동안 진보 교육감들이 교육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공격해 왔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진보 교육감을 상대로 투쟁해야 했다. 이제 교육감 선거에서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를 추대하고 지지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진지하게 되돌아 봐야 한다.

    진보라는 명칭이 더 이상 보수와 대척점에 서 있지 않다. 각도의 민주진보 교육감들이 진정“모두를 위한 교육”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먼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통해 차별 없는 학교, 평등한 학교부터 만들기에 앞장서 줄 것을 바란다. 나아가 문재인 정부의 지지부진한 교육개혁의 비판을 통해 시민들의 진보적 교육개혁의 염원에 응답해 주길 바란다.

    또한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 맞는 고등교육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이정표를 제시해 줄 것을 간곡히 바란다.


    양해림  haerim01@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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