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무슨 일을 은밀하게 추진할 때 보통 '사인'을 주고 받는다. 야구경기에서의 배터리나 비밀 정보를 다루는 스파이들처럼, 절대 남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사인을 교환한다. 오로지 목적달성을 위한 비밀유지 수단이다.
여비서와의 '미투' 의혹으로 15일 첫 재판을 받는 안희정 전 지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자신이 필요할 때마다, 여비서인 김지은 씨에게 '맥주' '담배'라는 짧은 메시지의 사인을 보냈다.
<한국일보>는 15일 “안 전 지사는 필요할 때마다 김씨에게 '맥주' '담배' 등을 자신이 있는 곳으로 사오게 한 뒤, 성관계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검찰발 전언을 인용, "안 전 지사가 항상 자신의 요구사항을 짧은 단어로 메시지를 보냈고, 김씨는 즉시 안 전 지사 의중을 파악해 요구를 충족시켜야 했다”고 밝혔다.
특히 안 전 지사는 4번에 걸쳐 김씨와 성관계를 시도할 때마다 김씨에게 ‘담배’ ‘맥주’ 등 기호식품을 언급하는 짧은 메시지를 보내, 김씨를 자신이 있는 곳으로 불러들였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떨어지는 ‘메시지 지시’로 받아들인 김씨는 별다른 생각 없이 그에게 갔고, 그의 강압적 시도에 그저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며 거절 의사를 밝히는 게 전부였다고 한다.
하지만 안 전 지사 측은 여전히 "민주적이고 자연스런 관계였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날 재판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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