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미세먼지와 정치
[노트북을 열며] 미세먼지와 정치
  • 장찬우 기자
  • 승인 2018.06.17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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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찬우 충남 취재 본부장

[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6·13 지방선거가 마무리 됐다.
그동안 출·퇴근 길에 거리에 나와 머리를 조아리는 후보를 우리는 여럿 만났다.

뜬끔없다 할지 모르겠지만 그때마다 이런 걱정을 했다.

“오늘 미세먼지는 보통인가...나쁨인가?”
“남보다 콧구멍이 민감해서 그런 걱정을 하는거다”

환절기만 되면 연신 재채기를 해대는 모습을 지켜봐온 ‘마눌님’의 핀잔을 들으면서도... ‘오지라퍼’의 걱정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미세먼지.
이게 우습게 보면 안되는거다.

10마이크로미터 이하 먼지 입자들은 폐와 혈중으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큰 위협이 된다.
2.5마이크로미터 이하 초미세먼지는 급성 노출 시 호흡 곤란이 발생하며, 천식과 부정맥이 발생한다.

만성 노출 시에는 폐기능이 감소하고 만성 기관지염이 증가하고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
건강한 성인이어도 높은 농도에 노출되면 일시적으로 이런 증상들을 경험하게 된다.

미국의 일리노이 지역을 대상으로 한  한 연구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10ug/m2 증가할 때 심근경색이 있었던 사람은 2.7배, 당뇨병을 가진 사람은 2.0배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우리나라 연구에서는 심부전환자가 사망위험이 약 2.5배 높았다.

보건당국은 특히 도로변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기 때문에 도로변에서 운동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후보들은 달리 자신을 알릴 방법이 마땅치 않으니 너도 나도 홍보 피켓과 명함을 들고 거리를 헤매게 된다.

얼굴을 알려야 하는 사람들이니 마스크를 쓰고 하라 할 수도 없고...

이쯤되면 지역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거리에 나선 사람들의 건강을 걱정할만 하지 않나.
어디 그 뿐인가.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아파트 단지 마다 경쟁하듯 유세 차량이 등장해 로고송을 틀어대는 바람에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후보마다 경쟁적으로 홍보문자를 뿌려대는 통해 유권자들이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언론의 주목을 덜 받는 도의원이나 기초의원들은 더 더욱 자신을 알릴 방법이 없는게 현실이니...딱히 이들을 비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말 다른 방법이 없는 걸까?
지역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나서는 후보들이니 건강쯤은 위협 받아도 되는 건가.

소음과 문자폭탄 때문에 시민이 스트레스를 받아도 감수해야 하나.
낯모르는 사람 앞에 다짜고짜 명함을 들이미는 무례(?)를 범해도, 이 방법 밖에 없으니 할 수 없다 해야 하나.

정치는 대단히 이상적인 행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정치인이 되는 방법은 대단히 이상적이지 못하다.

디지털 시대에 선거운동은 여전히 아나로그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듯하다.
후보가 스스로 자신을 홍보할 수 있고 유권자들이 쉽게 접근해 우리 동네에 출마한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사이버 공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이 공간은 미세먼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소음이나 문자폭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는다면.

늦은 밤까지 유흥가를 돌아다니며 취객들에게 명함을 줄 필요도 없다면...

지역 선거관리위원회가 주도해도 놓고 언론사들이 연합해 만들어도 좋지 않을까?

어쩔 수 없다며 그냥 이대로 두기엔 우리나라 대기환경이 너무 안좋다.

불필요한 선거 과열도 막을 수 있고, 건강하고 폼나는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유권자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대안을 함께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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