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인] “경청, 저의 단 하나의 비법입니다”
[굿모닝충청인] “경청, 저의 단 하나의 비법입니다”
‘청소년 지킴이’ 대전 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김성중 경위
  • 최수지 기자
  • 승인 2018.06.18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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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아이들을 돕는 일이요? 어렵지 않습니다. 경청이 저의 단 하나의 비법입니다.”

대전의 ‘청소년 지킴이’로 활약하고 있는 대전중부경찰서 김성중 경위를 11일 중구 대흥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김 경위는 중부서 여성청소년과 소속으로, 비행청소년들과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지난 1989년부터 경찰공무원을 시작한 김 경위가 비행청소년들을 돕는 데 힘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3년 한 중학생과 인연을 맺으면서부터다.

“비행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지원한 것은 2001년부터였습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청소년상담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것은 2003년 한 아이를 만나고 나서였죠.”

지난 2003년, 내동지구대에서 근무하던 김 경위는 한 아이를 만나면서부터 소외받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살자고 결심했다. 당시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유 모 군은 마트에서 부식을 훔치다가 붙잡혀 지구대에서 조사받게 됐다.

“유 군의 아버지는 두 달에 한 번 꼴로 집에 들어오는데다가 거의 무직 상태였습니다. 누나가 있었지만 따로 떨어져 살다 보니 유 군을 챙겨줄 사람이 집에 아무도 없었고, 유 군은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도둑질 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됐어요.”

김 경위는 조사를 마친 뒤 유 군을 집에 보내주며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발길을 돌려 유 군의 집으로 향한 김 경위는 집에는 먹을 것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 군의 집에 가 보니 정말 아무 것도 없어 놀랐어요. 안타까운 마음에 유 군의 집 근처인 한민시장으로 데려가 쌀과 라면 등 이것저것을 사서 들려 보냈죠. 이후로도 아른거려 종종 찾아 용돈을 주기도 하고, 아이가 기초수급자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기도 했습니다.”

유 군의 사연을 접하고 난 뒤로 김 경위는 ‘왜 절도를 할 수 밖에 없었을까’라는 고심을 하던 중 우연히 길가에 청소년상담사 양성과정 모집 현수막을 보고 ‘이거다!’라고 생각했다.

이후 김 경위는 비번인 날이면 언제나 상담교육을 청강하러 다니기 시작했고, 강의를 듣기 위해 서울, 부산, 대구 등 먼 곳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갔다.

“상담수업을 들으면서 ‘아이들의 절도나 폭력은 우리 어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비행청소년들의 대부분은 가정이 불우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한다면 어긋난 길을 걷는 아이들을 사전에 바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청소년 상담교육은 김 경위 인생의 ‘터닝포인트’다. 교육을 듣고 나서부터 그는 근무하면서 만난 비행청소년들을 상담해주며 그들에 대한 관심의 손길을 놓지 않았다.

“2012년에는 학교전담경찰관으로 매일 학교에 방문했어요. 당시 조부모 가정에서 자라면서 어릴 때 청력에 문제가 있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자라 장애를 가진 아이를 만났습니다. 그 아이는 단지 귀가 잘 안 들린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습니다.”

김 경위는 매일 그 아이를 찾아가 꼭 껴안아줬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환한 얼굴로 아이가 미술에 재능이 있어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렇듯 사정이 딱한 청소년들을 도운 공로로 그는 지난 2007년 경찰청 주관한 제1회 푸르미 선도 공직부문에서 대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학교전담경찰관으로 근무할 당시 2년 동안 강의만 700회 정도 했어요. 덕분에(?) 이명이 생겨 아직까지도 고생하고 있답니다. 허허허”

김 경위는 근무하는 틈틈이 사비를 들여 해마다 스키캠프를 운영해 청소년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 매월 첫째 주 일요일이면 가족들과 함께 청소년 관련시설을 찾아 봉사활동도 하는 등 선행을 함께 나누기도 한다.

“그 동안은 시간이 날 때마다 상담교육을 들었던 수준이어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퇴직하고 나서는 청소년 상담과 관련한 석사과정과 상담사 자격증을 준비해 상담교실을 운영하는 등 좀 더 전문적으로 아이들을 보살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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