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에 대한 기억…소총에서 무항산까지
김종필에 대한 기억…소총에서 무항산까지
"전쟁 난다면 전선으로 나가겠다"…"민주주의와 자유, 경제력 있어야 지탱"
  • 김갑수 기자
  • 승인 2018.06.23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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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전 국무총리에 대한 이야기와 에피소드 역시 그의 진면목을 알 수 있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자료사진: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충청권 맹주’, ‘영원한 2인자’, ‘풍운아’ 등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뒤따르는 칭호는 여러 개다. 파란만장한 정치인생을 살아온 만큼 그를 한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김 전 총리에 대한 이야기와 에피소드 역시 그의 진면목을 알 수 있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김 전 총리를 처음으로 가까이에서 본 것은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둔 시점이었다. 장소는 서울 청구동 자택이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는데 과거 자민련 시절 있었던 일이 문제가 되면서 낙천 위기에 처했던 상황으로 기억한다.

김 전 총리는 자신으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며 성 회장을 적극 두둔했다.

김 전 총리는 특히 남북관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뒤 “나는 보수주의자다.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당장이라도 소총 한 자루를 들고 전선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순을 바라보는 그의 한 마디는 전혀 빈 소리로 들리지 않았다. 산업화와 민주화에 기여한 인물로도 평가받고 있는 김 전 총리가 대한민국을 얼마만큼 생각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두 번째 만남은 2013년 12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였다. 자신의 아호를 딴 운정회(雲庭會) 창립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감사 인사 정도로 끝날 줄 알았던 그의 발언은 1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휠체어에 앉은 몸이었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고 또렷했다. 300명이 넘는 참석자들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

그는 맹자의 ‘무항산 무항심’(無恒産無恒心: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할 수 없다)을 인용 “민주주의와 자유도 그것을 지탱할 수 있는 경제력이 없으면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총리는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재를 중단하고 민주적인 정권교체를 시도했어야 했다는 뜻도 밝혔다. 연결지어보면 5.16 당시의 시대적 상황은 그럴 수밖에 없었을지라도, 산업화에 성공한 뒤에는 자연스럽게 민주화로 연결되도록 했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러면서 김 전 총리는 “이제 갈 곳은 죽는 곳밖에 없다. 국립묘지에 가지 않고 조상이 묻히고 형제들이 누워 있는 고향에 가서 눕겠다”며 “회고록도 쓰지 않고 비석에 ‘영생의 반려자와 이곳에 함께 눕노라’ 라고 쓰겠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한동안 회자가 됐다. “인물은 인물”이라거나 “한두 가지만 잘해야 하는데 JP는 모든 걸 잘해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전형적인 충청도 정치인”으로 평가받아 온 김 전 총리. “정치는 허업(虛業)”이라던 그의 삶의 궤적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 있겠지만, 그만한 정치인을 충청도가 또다시 배출하기는 쉽지 않을 거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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