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내가 죽으면 헬기 타고 8도 산하에 흩뿌려달라"
김종필 "내가 죽으면 헬기 타고 8도 산하에 흩뿌려달라"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8.06.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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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죽으면 헬기 타고 고국 산하 곳곳에 내 뼛가루를 뿌려주었으면 좋겠다."

몸이 불편해진 말년의 어느 날, 김종필 전 국무총리(JP)가 외동딸인 예리 씨에게 자신의 '마지막 소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서 "헬기 빌리는데 드는 비용은 남겨놓고 죽을테니, 날 화장해서 내가 사랑하는 전국 8도 고국 산하에 고루 뿌려줬으면 좋겠다"고 거듭 밝혔다.

사실상 아버지의 '유언'이나 다름 없는 이 말을 든는 순간 예리 씨는 복 받치는 눈물을 하염 없이 훔쳐내야만 했다.

그리고는 아버지 JP와 딸 예리 씨 부녀는 서로를 부둥켜 안은 채 한참이나 그렇게 눈물 바다를 이루었다고 한다.

예리 씨와 허물 없이 지내는 한 지인은 23일 자신이 직접 들은 이같은 애틋한 뒷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또 "JP가 딸을 만날 때마다 자주 하던 부탁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당신이 죽으면 절대 국립묘지가 아니라, 고향 선산에 묻어달라고 했다고 한다.

당신은 고향 부여 선산에 안장된 부인 故 박영옥 여사 바로 옆에 묻히기를 간절히 원했다는 것이다.

영혼과 육신을 준 선친이 모셔진 고향 선영에 조상과 함께 해 '혈연의 예'를 따라야 한다는 유교적 의식을 갖고 있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운명한 부인 바로 옆에 함께 영면, "못 다한 사랑을 영원히 이어가겠다"고 생전에 부인에게 다짐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토록 바랐다는 것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으로, 국무총리를 두 번이나 지낸 그가 국립 현충원에 묻힐 자격은 충분하다. 그런데도 고집스럽게 부여 선영을 택한 것은, 그가 가진 고향에 대한 유별난 애착 때문이라는 게 JP 지인들의 전언이다.

한편 JP의 발인은 27일 수요일. 노제를 지낸 뒤 장지인 충남 부여 선산에 안장된다.

자신이 미리 직접 만들어놓은 유택(幽宅)은 부여읍에서 자동차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작은 동네, '부여군 외산면 반교리' 선영에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지막 소원이었던 '헬기 타고 고국 산천에 당신을 흩뿌리는 퍼포먼스'가 실현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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