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를 자처하는 세력들이 몰락한 가운데, ‘보수의 아이콘’ 김종필 전 국무총리(JP)가 23일 운명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보수의 아이콘이 몰락했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더 이상의 정통 보수를 자처할 만한 정치원로는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는 자조 섞인 비판이다.
JP는 ‘서울의 봄’으로 상징되는 5공화국의 등장과 함께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의해 정치활동 규제를 당했다. 그는 1987년 6.29 선언 이후 대통령 직선제 국면에서 신민주공화당을 만들면서 ‘정통 보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기대 이상의 성공적인 부활이었다. 당시 그가 내세운 캐치프레이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유업 계승'과 `유신 잔당이 아닌 본당 부활'이었다.
이후 그는 1990년 노태우(민자당)-김영삼(민주당)-김종필(자민당)의 3당 합당을 통해 1차 변신을 꾀했다. 잘 나가는 듯하던 ‘3당 야합’은 YS의 내각제 약속 파기로 끝내 5년 만에 무너지고 말았다.
힘을 추스른 그는 신민주공화당에 이은 '자민련'을 새롭게 탄생시키며 다시 부활을 이루었다. 그리고 만 3년이 되기 전인 1997년말 이른바 ‘DJP 단일화’로 변신을 꾀한다. 보수로부터 사실상의 궤도 이탈이 시작된 셈이다.
더 이상 진정한 보수의 간판으로 포지션을 이어갈 수 없게 된 것이다. 당시 그는 “DJ에게 보수를 팔아먹었다”며 엄청난 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심지어 “죽어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저주’까지 들어야 했던 JP. 그로서는 그것이 국민통합이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호남의 한을 풀어줘야 한다”는 자기 합리화로 맞서왔다.
하지만 DJ가, YS처럼 다시 내각제 개헌 약속을 깨면서 DJP 연합은 또 한 순간에 무너졌다. 당시 JP는 “내 호주머니에는 빈 먼지만 남았다”며 보수 본류로서 다져온 자신의 영역이 다 털렸음을 훗날 술회한 바 있다. 이때 나온 말이 바로 “정치는 허업(虛業)이다”라는 명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