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당선 ‘부채’를 ‘자리’로 갚지 말라
[김선미의 세상읽기] 당선 ‘부채’를 ‘자리’로 갚지 말라
  • 김선미 언론인
  • 승인 2018.06.2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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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언론인] 동고(同苦)는 했으되 동락(同樂)은 하지 않는 인사

민선7기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전임자들이 선거법 위반과 불미스러운 일로 중도하차하는 바람에 무주공산이 됐던 대전과 충남은 새로운 수장을 맞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신임 수장들이 단행할 인사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첫 인사는 향후 시정과 도정의 풍향계가 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직자 인사는 공직 사회 내부 인사로 인사권자의 의중이 반영되기는 하지만 어찌됐든 그들만의 리그다. 반면 공직 외부에서 인물을 찾아 임명하는 정무직과 산하기관장 인사는 인사권자가 전권을 행사하고 자신의 색깔을 확실히 드러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허태정 시장, 양승조 지사와 합을 맞출 사람은 누구?

과연 민선7기 대전과 충남도에는 어떤 인물들이 전면에 등장해 허태정 대전시장과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합을 맞출지 초미의 관심사다. 허 당선인과 양 당선인은 자신의 비전과 철학과 가치를 실현시킬 정책 파트너로 과연 어떤 인물들을 선택할 것인가.

대전시의 경우 선거 과정에서부터 정무직 인사와 관련 소문이 무성했다. 일찍부터 특정인들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됐었다. 일부는 선거 과정에서의 역할과 기여도, 대표성, 전문성을 들어 임용 가능성이 꽤 높은 것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지역사회와의 소통, 공적 영역에서의 활동, 전문성이나 대표성, 상징성을 우선하기 보다는 정치적 역할에 더 비중을 두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정무부시장 부지사, 전문성 대표성 지역성 고려 돼야

이는 허 당선인의 발언에서도 유추가 가능하다. 허 당선인은 정무라인 인선의 기준으로 “중앙당과의 소통, 의회 및 언론과의 긴밀한 관계 유지” 등을 제시했다. 정무부시장의 역할도 전임 시장 시절 확대했던 행정적 소관업무를 축소하고 본연의 ‘정무’ 기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권한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무직이 정치적 역할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일일이 나서기 어려운 시민과 지역사회를 아우르는 역할이 무시되어서는 곤란하다.

이번 주 내로 정무직 인사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대전시나 시민이 아닌 자기 정치를 위해 스펙쌓기용으로 정무직을 이용하거나 윤리적으로나 자질면에서 함량 미달의 인물만은 아니기를 바란다.

전리품처럼 나눠 스펙쌓기용으로 이용되서는 안돼

정무라인의 인선을 보면 이어서 단행될 산하기관장과 공기업 임원 인사도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허 당선인이 누누이 강조했던 공언대로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인지 말이다.

대전시장이 기관장을 임명하는 시 산하 출연기관은 11곳이다. 대전테크노파크, 대전시설관리공단 등은 기관장의 중도하차 혹은 임기 만료로 공석 중이어서 ‘적임자’를 선임하는 문제와는 별개로 인선 절차는 곧바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충남도의 경우 인사를 둘러싼 관심은 대전에 비해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정무부지사의 하마평도 명망가를 비롯해 정치인 몇몇이 조심스럽게 거론되는 수준이다. 반면 ‘안희정 사단’으로 불렸던 산하기관장들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사표를 제출한 이도 있고 임기를 채우겠다는 이들도 있다.

임명권자와 함께 임기를 마치는 관행을 관례화하기

산하 기관장의 경우 설령 단체장의 입김과 무관하게(?) 임명됐다 해도 임명권자인 단체장과 임기를 함께 하는 것이 임명권자와 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닌가 싶다. 임기 보장을 빌미로 무작정 버티기로 일관하는 것만이 답은 아닌 것 같다. 적어도 신임 단체장에 사의를 표명하고 재신임을 묻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모양새다.

‘임기와 상관없이 임명권자와 임기를 같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에 오해는 하지 말기를 바란다. 강제로 자리를 비우게 해 산하기관의 수장과 임원자리를 측근들에게 전리품처럼 마구 나눠주라는 얘기가 아니다.

임명권자와 임기를 같이 하는 인사 관행을 관례화 한다면 수장이 바뀔 때마다 전임자가 임명한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갈등과 분란의 시비를 없애고 깔끔하게 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재를 발굴하는 인물감식안은 리더의 중요한 자질

세상에 완벽한 인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에 맞는,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인물을 가려 뽑아 임무를 부여하는 것은 오롯이 리더의 자질이자 능력이다.

바로 리더의 사람 보는 눈이다. 인물 감식안은 단지 사람만 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고 올바른 비전을 제시하며 미래를 설계 할 수 있는 통찰력이 있음을 말해준다.

부디 허 당선인이나 양 당선인 모두 당선 채무를 ‘자리’로 갚으려 하지 말라. 선거 때 이렇게 저렇게 주변의 신세와 도움을 받은 것은 반드시 갚아야 할 의무가 있는 ‘사적 채무’가 아니다. 셈법이 복잡할수록 “동고(同苦)는 했으되 동락(同樂)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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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 2018-06-27 17:34:01
참 시장 지사 바뀔때마다 왜이렇게 아무대서나 인사가지고 왈가왈부가 많은지.. 그냥 언론기관에서 시장하고 지사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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