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영호의 인문학 서재] 단숨에 읽을 수 없는 200페이지… 생각이 많다
    [임영호의 인문학 서재] 단숨에 읽을 수 없는 200페이지… 생각이 많다
    (17) 빵 장수 야곱의 영혼의 양식
    • 임영호 우송정보대 특임교수
    • 승인 2018.06.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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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호 우송정보대 특임교수

    [굿모닝충청 임영호 우송정보대 특임교수]  ‘빵 장수 야곱의 영혼의 양식’은 노아 벤샤가 지은 책이고, 류시화가 번역한 것이다. 시인의 글은 감미롭다. 꿈처럼 상상력이 춤춘다.

    류시화는 정말 그렇다. 류시화의 단어는 솜털처럼 부드럽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대도 알았더라면 ”등 그의 책 제목은 한 줄의 시다.

    노아 베샤는 이 책의 화자(話者) 빵 장수 야곱처럼 시인이면서 철학자이다. 물론 빵 장수다. 그러나 여느 빵 장수와 다르다. 육체적인 만족보다는 영혼의 양식을 채워준다.

    노아 벤샤는 깊고 통찰력 있는 메시지로 수많은 독자를 사로잡고 있다. 그의 말은 조용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신이 숨 쉬고 있음을 느낀다. 지혜가 부족한 자신의 영혼도 어루만져 준다.

    먼저 눈길을 끄는 구절은 “신은 우리의 머리가 아니라 가슴을  잰다.”라는 말이다. 위대한 생각도 가슴에서 나온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마음이 좌우한다. 사물의 진정한 의미도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있다. 우리의 머리가 길을 찾지 못하고 빙빙 돌고만 있을 때 우리의 가슴이 나침판이 되어 방향을 일러준다.

    자신의 삶에서 한 발짝 물러나면 우리는 무언가 느낀다. 톨스토이는 말한다. “우리는 노동 일과 같이 건물을 짓고 밭을 갈고 소를 먹이는 것 같이 눈에 보이는 것만을 떠올린다. 그러나 진정한 노동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내면의 영혼을 개선시키는 일이다.

    쉴 새 없이 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여야한다. 노력 없이는 현명한 사람이 될 수 없다.” 그의 말은 이렇게 맺어진다. 물질에서 영혼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영혼을 위해 에너지를 쓰면 쓸수록 욕망에 속박당하지 않고 자유롭게 된다. 삶의 초점을 겉에 보이는 것보다는 내면으로 돌리는 진지한 생각을 가져야 한다. 아는 것은 많고 느끼는 것은 적은 그런 상태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각자는 삶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우리 자신의 나침판이 가리키고 있는 북쪽이 무엇인가를 물어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나침판이 향하고 있는 북쪽이 무엇인가에 따라 우리는 그것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우리들 중 어떤 이는 북쪽이 사랑이고 어떤 이에게는 두려움이고, 어떤 이에게는 권력이기도 하다. 나침판의 북쪽이 사랑이라면 우리가 하는 일들을 타인에 대한 배려와 도움으로 채울 수가 있고, 나침판의 북쪽이 두려움이라면 불안정과 의심이 우리를 지배하게 된다.

    북쪽 방향이 권력이라면 누가 그 권력을 잡을 것인가에 대한 걱정과 머리싸움이 우리의 삶을 채우게 될 것이다. 나아갈 길을 찾으려면 자기 안에 있는 길을 들여다 봐야한다.

    이성은 그 자체가 미신일 수가 있다. 우리가 먼저 무엇을 믿을 것인가를 결정하고 그런 다음 이것을 합리화하기 위하여 그럴  듯한 체계를 세운다. 사실 우리는 누구를 미워할 때 상대방의 내면을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선함을 보려고 하지 않고 자신의 정당함만 내세운다. 어쩌면 우리는 혼자 있는 시간에 자신의 오만과 싸워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말하여야 하는지를 고민하지 말고 바로 언제 어떻게 침묵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침묵이 가장 현명한 대답이다. 침묵은 단순한 말의 포기 그 이상의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다. 말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이다. 어리석은 자에게 침묵은 최고의 선이다. 침묵은 말과 마찬가지로 생산적이다.

    천사는 정말 있을까. 우리는 착한 삶을 살려면 주위 모든 사람들이 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천사가 될 수 있다. 천사를 보려면 마음으로 봐야 한다. 마음속에 사랑을 갖고 있다면 네 안에서 천사를 볼 수 있다. 천사가 사는 천국이 자기 안에 없다면 그 천국은 들어갈 수 없다.

    슬픔과 기쁨은 무엇일까? 슬픔과 기쁨은 마음의 바다에서 일어나는 파도와 같다. 그 감정들이 우리의 삶에 일어났다가 사라진다. 모든 파도가 해변을 깨끗이 씻어 주듯이. 우리는 너무 많이 행동하지 말고 상태가 좋아지기를 가만히 기다리는 것이다. 삶은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것이다.

    어떤 부모가 좋은 부모인가? 자식들로 하여금 스스로 특별한 존재라고 느끼게 해주는 부모야말로 정말로 고마운 분들이다. 부모의 역할은 가장 신성한 일이다. 좋은 부모란 우리들 각자에게 위대함이 있음을 알고 그것이 밖으로 꽃 피어 나기를 기다릴 줄 아는 분들이다.

    고통을 주는 문제는 어떤 것들인가? 그 문제가 무엇인가 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그 문제를 받아들이는가에 달려있다. 우리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경우라도 우리는 용서를 기억해야 한다. 지혜가 담긴 책들을 보면 정의를 추구하되 언제나 자비를 사랑하라고 되어있다. 자비가 어쩌면 더 큰 정의다. 다른 이들에게 항구를 제공해 줄 때 우리 자신의 풍랑이 가라앉는다.

    우리의 삶이 소음과 바쁜 활동으로 채워져 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음으로써 우리는 자신으로부터 멀어진다. 우리는 군중 속에 홀로 살면서도 자기 자신을 만나기를 거부하고 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껴안을 줄 모를 때 다른 사람들을 껴안기가 무척 어렵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즐기려면 먼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다.

    부자란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손에 넣는 것보다 그것들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더 부자가 된다. 동물은 육체가 원하는 것이 충족되면 곧 만족하고 조용해진다. 인간은 더 큰 만족을 위해 더 많이 욕심을 부린다. 조금 가졌다고 가난한 것은 아니다. 가진 것보다 더 많이 원하는 이가 가난한  사람이다. 없어도 될 것을 찾지 말고 꼭 필요한 것만 소유해야 한다.

    옛날에 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지혜로운 스승을 찾아서 멀고 먼 여행을 떠났다.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한 그는 스승을 만나 물었다. “진리가 무엇입니까?” 그 스승은 오히려 물었다. “밥은 먹었나?” “아니오.” 스승은 먹을 것을 갖다 주었다. 다 먹고 난 후 스승에게 물었다. “진리가 무엇입니까?” “다 먹었나?” “예.” “진리가 무엇입니까.” 스승은 말했다. “배고프면 밥 먹고 다 먹었으면 그릇이나 씻게.” 미래나 과거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현재의 삶을 가릴 때 현재에 불충실함으로써 미래까지 망친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오지 않는다. 있는 것은 현재 뿐이다. 현재의 매 순간이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

    끝으로 인간이란 때로 자기 자신조차 얼마나 무거운 짐인가. 삶을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를 때가 있다. 삶에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보다는 발견하지 못한 것이 더 많다. 마음속 깊은 비밀을 우리 자신도 모를 때가 있다.

    이 책은 인간의 행복, 사랑, 신, 삶, 죽음, 영혼, 믿음, 고통, 등 인생의 주제들이 담겼다. 읽으면서 줄을 치다 보면 책 전체가 줄칠 곳이다. 노자의 도덕경을 읽을 때와 같은 감정이다. 200페이지의 짧은 이야기인 이 책은 단숨에 읽을 수는 없다. 그만큼 생각이 많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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