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르신 고민 Q&A] 노인의 ‘멋’도 늙나요
    [어르신 고민 Q&A] 노인의 ‘멋’도 늙나요
    • 임춘식
    • 승인 2018.06.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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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춘식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굿모닝충청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Q. 나이 들어 멋지게 살고 싶습니다. 노인들이 ‘멋’ 부리지 않고 살기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존경을 받지 못합니다. 특히 늙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고 돌아다닙니다. 늙으면 멋도 늙나요? 노인들이 각성했으면 합니다. (여, 77)

    A.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기의 의사 결정에 꼭 끼어들어 향방을 간섭하는 ‘멋’이라는 글 하나를 무시하지 못합니다. “멋이 있다”, “멋이 없다”라는 단순한 한 마디가 사람의 입장을 바꿔놓기도 합니다.

    사람이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면 먼저 옷부터 챙겨 입습니다. 그리고 외출을 할 때는 반드시 옷을 갈아입습니다. 인간 생활에 대표적인 멋은 우선 옷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습니다.

    누구든 자기에게 멋이 있다는 말을 듣고도 기분이 아무렇지도 않다면 정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멋의 세계로부터 밀려나고 있다는 상실감 때문에 노인들은 자기도 모르게 짜증을 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필시 멋을 동경한다는 노인의 반항이 아닐까 싶습니다.

    늙다 보면 멋에 대한 욕구가 조금씩 감퇴가 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현대인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추구하는 멋이라는 것은 오직 눈에 보이는 것만을 숭상하는 그 가치관이 천박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철이 들면서 한 가지씩 자기 멋을 풍겨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멋을 창조하는 속도만큼 성숙해 갑니다. 그래서 멋이란 그 사람의 성숙도를 재어보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멋의 메카라고 부르는 파리라던가 런던, 로마, 도쿄, 뉴욕 같은 도시의 멋스러운 색채가 공통점이 있다는 말이 그런 뜻 같습니다. 억지로 꾸며 놓은 멋이란 남의 눈을 잠깐 속이는 정도의 효과는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진정한 인간의 멋은 속에서 풍겨나는 진한 멋을 말합니다.

    사람이 멋을 느낄 줄 아는 고도의 감지기가 있다면 그것은 오관으로 반응하는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난 고차원의 감각일 것입니다. 예전에는 노인을 어른으로 대우했었고 또는 경험이 많은 스승으로 존경했습니다. 차츰 세상이 변하여 지금은 노인을 거추장스럽고 귀찮은 짐덩어리로 취급합니다.

    요즘 우리나라 노인들은 자기 자랑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인의 멋은 기품이요 성찰입니다. 성찰 또는 반성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각이 깊은 어른이 자손들에게 물려주는 아름다운 유산과도 같은 것입니다.

    사람은 제각각 ‘세 개의 나를 지니고 산다.' 고 합니다. 첫째는 내가 나를 보는 나이고, 둘째는 남이 나를 보는 나입니다. 셋째는 남이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나의 차이입니다. 그 사이에 끼인 보이지 않는 살아가는 방법에 따라 이 세 개의 나이가 크게 다르고 그 사람의 인격과 형성을 좌우하게 됩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내가 나를 보는 혜안과 나를 깨끗이 손질하고 닦는 습관 특히 나이를 먹어 감에 따라 외모도 가꾸고 내면도 닦아 품위 있고 다른 사람들이 존경하는 모습으로 남을 때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외모에 관심을 쓰는 것은 할머니들만이 아닙니다. 할아버지도 관심을 보이며 멋을 부리긴 마찬가지입니다. 대인관계에 적극적인 노인일수록 자기의 외모에 더욱 관심이 많다는 것은 어쩌면 늙으나 젊으나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합니다. 노인 일수록 용모를 단정히 가꾸어야 합니다.

    노인에게 연관 지어지는 건망증, 쇠약하고 염치없음 등 등, 이 같은 부정적 인상들이 노인이라는 이름으로 모두 용서 되는 것은 아닙니다. 노인일수록 좋은 옷에 멋도 좀 내라. 노인이 멋 내 봤자 라고? 그래도 멋은 멋입니다 노인이 초라 해 뵈면 자식들 욕 먹이는 것입니다.

    ‘밥은 잘 먹고, 마음은 편안히 가지며 옷은 곱게 입어라’. 이 말이 지혜의 샘입니다. 젊은 사람이 무릎 떨어진 바지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니는 것은 젊은 패기와 어울려 멋이 될 수도 있지만 노인에게는 초라하게 비칠 수 있습니다.

    노인일수록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머리칼도 가다듬어야 합니다. 비록 집안 내에서 가족끼리 일지라도 옷매무새가 흐트러지거나 단정치 못한 모습으로 보여서는 안 됩니다. 나이가 들어도 청춘으로 사는 지혜를 가져야 존경 받는 노인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안 보는 내 집안이니까, 그저 편하면 그만이다.’ 라는 생각으로 머리손질도 하지 않은 채 떨어진 러닝셔츠에 반바지에 맨발로 지내는 것은 삼가 해야 합니다. 비록 당신의 가족들이라 할지라도 당신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몸가짐입니다.

    여러 사람들 앞에 나가지 않는다 해도 옷은 자주 세탁하고 갈아입어야 합니다. 일상에서 흐트러짐 없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 용모며 의상도 단정할 수 있습니다.

    노인이 되어서 좋은 옷을 입고 유행을 염두에 둘 필요야 없지만 '아무렇게나' 라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외모에 신경 쓰는 노인이 오래 산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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