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읽는 아침-쑥부쟁이 / 양채영 作
詩 읽는 아침-쑥부쟁이 / 양채영 作
  • 김영수 13-14 국제로타리 3680지구 사무총장
  • 승인 2013.08.04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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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민들레시인하교 닥종이 공예

향정리엔
헐쭘한 쑥부쟁이들이 나서
언덕마다 쑥부쟁이 냄새를 피우고
그 쑥부쟁이 냄새가 불러들인
쑥빛 하늘이 알맞게 떠 있다.
누군가 기다리는
황토 마당 구석엔
튼튼하고 실한
시루봉이 쑥 들어앉아
아들 낳고 딸 낳아
이젠 골짜기마다 빈 자리 없이
쑥부쟁이꽃을 피우고…

한 여름 밤, 더위가 몰려오면 덩달아 극성맞게 따라 오는 것이 모기입니다. 마당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와상(臥牀)에서 할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도깨비나 귀신 얘기를 듣던가, 아니면 하늘의 별을 세다가 잠이 들었던 유년시절이 있었습니다. 어제 이야기에더 몇 마다 할머니의 부채는 쉬지 않고 더위나 모기를 쫓아주었지만, 와상 한 쪽에서는 매캐한 생 쑥타는 냄새와 연기가 모기 접근을 허용치 않았습니다.

집집마다 쑥 타는 연기가 온 동네를 휘감았지만 그 틈새를 노리고 모기는 달아나지 않고 덤벼들곤 했었습니다. 졸릴 쯤 어머니는 어느새 준비해 두었던 간식을 내 놓았습니다. 감자나 옥수수 등 우리 밭에서 여름 내 키웠던 농작물 등과 때로는 보리개떡도 있었고, 금방 남새밭에서 따온 싱싱한 오이도 있었습니다. 요사이 말하는 친환경적인 식품들 이었습니다. 인스턴트식품이라곤 생각도 못하던 바로 엊그제 같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별을 따서 할머니에게 드리겠다던 약속은 지킬 수 없지만 그 아름다움만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 인자한 모습들이 가슴 속에 액자로 걸려 있습니다. 자식 키워봐야 부모 마음 알 수 있을 것이라던 옛 말씀이 헛말이 아니란 걸 자식들에게 가르쳐 주지만, 옛날의 저처럼 대수롭지 않게 생각들 합니다. 시멘트 문화에서 자란 우리 자식들은 훗날 어떻게 말 할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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