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고민 Q&A] 노인이란 누구인가
[어르신 고민 Q&A] 노인이란 누구인가
  • 임춘식
  • 승인 2018.07.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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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Q. 올 해 회갑입니다. 나이 먹은 것이 허망할 뿐입니다. 이제 나도 노인인가? 라는 생각을 하니 골이 아픕니다. 노인이란 누굴 지칭하는 건가요?(남, 60)

A. 노인이란 누구인가? 너무나 쉬운 질문 같지만, 과연 노인이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과 신체적 특성을 지니며, 어떤 대우를 받기 원하는 지 등을 한마디로 정의 하기는 매우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문자적 정의로서는 그야말로 ‘늙은 사람’, ‘늙은이’ 정도가 되겠는데, 단순히 늙었다는 객관적 평가기준이 모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의 인지력과 신체반응의 특성을 고려할 때 어디에서부터 노인이라고 정의할 수도 없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만약 지나가는 노인들에게 “이보오. 늙은이.”라고 말했다가는 그 어른들은 자신의 남은 삶의 에너지를 다 쏟으며 멱살잡이를 불사할 것이란 상상을 쉽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노인에 대한 호칭도 미국이 ‘황금연령층’Golden ages) 또는 ‘선배시민’(senior citizen), 프랑스가 ‘제3세대층’, 중국은 ‘숙년’(熟年)이나 ‘존년’(尊年)으로, 일본은 ‘실버’ 또는 ‘노년’ 등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그 함축적 의미의 본질은 조금씩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땅의 노인들은 시련과 좌절을 온몸으로 막으며 살아 온 이 땅의 민초들입니다. 노인들의 오늘은 비참하기 짝이 없지만 뒤돌아보면 노인들은 오늘의 한국을 낳게 한 역사의 산 증인이요 주인입니다. 자식들을 위해 오직 한길로 달려 온 노인들... 비록 오늘의 노인은 비참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남아 있지만 그들도 대한민국의 국민임에 틀림없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를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살아 온 이력이야 가지각색이겠지만 노인들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 온 노인들입니다.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 온 몸으로 나라를 지키고 경제건설을 위해 저임금에 열악한 환경에서 견디며 살아 온 세대들입니다.

농촌에서 혹은 도시의 여사주변을 서성이는 노인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노인들도 있습니다. 나이를 먹고 싶어 먹는 사람은 이 세상에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 갈 곳 없는 노인들, 방황하는 노인들. 독거노인들조차 희생자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말이 아닌 구체적인 노인 복지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격변의 시대를 온 몸으로 안고 살아 온 이 당의 소외되고 방황하는 노인들...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 주는 진정한 정책이 없는 한 복지사회도 선진사회란 허구입니다

지난날 관습법에서 인생 60을 회갑, 즉 노인으로 인정했던 사실을 비춰보면, 향후 이 기준은 평균수명의 연장과 제반여건에 따라 상향되어질 수밖엔 없습니다, 이미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735백만을 넘어서, 1천만 돌파를 불과 10년 앞 둔 이제는 우리나라의 노인의 사회적 위상도 많이 달라진 시점에 와 있습니다. 지난 날 회갑이란 말의 뜻은 다시 새롭게 돌아왔다는 뜻이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이미 새로운 말이 아닌 셈입니다.

젊은이는 꿈과 야망의 시기입니다. 꿈과 야망은 젊은이가 살아가는 저력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꿈이 없는 젊은이는 젊은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늘 바쁘고 일에 쫒기고 실적과 경쟁으로 한가하고 여유가 없는 시기입니다. 한가하기라도 하면 무엇인가 불안하기까지 한 것이 젊은이입니다.

그러나 노년으로 들어서면 자연히 꿈과 야망은 하얗게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노인은 고독하고 무기력하며 일거리가 없는 소외된 인생의 마지막 시기입니다. 그리고 고집으로 쌓여있고 연민으로 곱지 않은 시선은 노인들을 더욱 슬프게 합니다.

노인은 유유자적한 여유 있는 마음으로 생각도 깊어집니다. 과일은 떨어지기 직전이 가장 깊은 맛을 내듯이 노인은 과일이 익어가듯 완숙되어가는 과정이며 마지막 숙성의 시기입니다. 노인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노인의 뇌 속에는 오히려 젊은 때보다 더욱 왕성한 정신능력과 최고의 인지능력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다만 신체기능과 운동기능이 떨어질 뿐이 입니다.

즉 노인은 젊은 때와는 달리 반추하는 삶, 전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행복지수 또한 높아서 젊을 때 느끼지 못한 감동과 행복이 나날이 깊어지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많은 노인들이 스스로 노인이라 생각지 않고 보다 깊은 행복에 젖어듭니다. 통찰력과 사려 깊은 판단력은 한 사회를 이끌어 가는 정신적 지주가 되는 셈입니다.

그러므로 사회에서 노인을 소외시키는 것은 사회에 커다란 손실입니다. 사려 깊은 판단, 깊은 이해력, 부드러운 배려와 넓은 사랑, 많은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는 사회를 보다 더 삶의 질을 높은 곳으로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 됩니다. 사회뿐 아니라 종교, 문화, 예술, 학술에까지 눈부신 활약을 한 노인은 역사 속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젊은이는 오히려 자신의 꿈을 이루어갈 스승인 노인에게 지혜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노인, 그들은 바로 우리의 부모요, 형제며, 아무도 피할 수 없는 미래의 자신입니다. 지금 노인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거울 앞에 서 있는 가까운 미래의 자신의 모습이 아닌가. 그렇습니다. 노인문제는 어느 특정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며, 어느 누구의 책임이 아닌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따라서 사회구성원 모두의 깊은 관심과 적극적인 배려가 절실합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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