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중간 관리자들의 ‘사악성’
아시아나항공 중간 관리자들의 ‘사악성’
-박회장 출근하는 날, 화장실에 꼭꼭 숨어 있어야 하는 선배 승무원들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8.07.10 09: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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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내가 진짜로 기막히고 아득한 건 ‘아시아나 측, 아시아나 관계자’라고 불리는 익명의 인간들이 해명이랍시고 내놓은 말 같지 않은 말들이다. 20대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70대 남성을 흠모해서 하는 것인가? 참여자들이 잘 보이고 싶어서 자발적으로? 양아치 집단처럼, 오직 보스 한 사람을 위해 동료이기도 한 다른 이들을 모욕하고 음해하고 인격권을 침해하는 ‘해명, 진실, 확인할 수 없다. 팩트가 아니다’ 따위의 사악한 말들을 관용구처럼 남발하지 말라.”

아시아나항공 박삼구 회장에게 바치는 승무원들의 기쁨조 찬양 폭로 후, 지난 8일 ‘치유공간 이웃’ 이명수 위원장이 중간 관리자들을 향해 가한 따끔한 일침이다.

현직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은 10일 이른바 ‘간부’로 통칭되는 중간 관리자들의 ‘사악성’을 거침 없는 증언으로 무차별 폭로했다.

승무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평소 나이와 용모 등으로 압박을 심하게 받아 실제로 우울증을 겪고 자괴감에 빠지게 해 회사를 스스로 그만두는 직원들도 여럿 있었다”며 “중간 관리자들의 박 회장에 대한 지나친 충성의욕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매월 첫째 주 목요일 새벽 박 회장이 본사에 출근하는 날에는 나이 많은 선배들은 회장 눈에 띄지 않도록 되도록이면 근무배정을 하지 않았다”며 “박 회장이 나이 어린 후배 승무원들을 선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혹여 시니어급 승무원들이 출근하면 팀장이나 파트장들이 ‘회장님 계신다’라는 말을 한다”며 “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라는 뜻이어서 결국 그들은 지하 식당이나 화장실 같은 곳에 꼭꼭 숨어 있어야 했다”고 폭로했다.

이어서 “그들이 업무상 해야 할 브리핑이 있어도 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심지어는 근무가 아닌 비번인 날에도 박 회장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는 박 회장이 좋아하는 스타일에 맞는 승무원들은 새벽에도 출근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증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알루미늄 포일로 된 기내식을 서비스할 때 180도 넘는 오븐에서 갓 꺼낸 것을 장갑도 끼지 못하게 서비스하도록 강요 받고 있다”며 “맨 손으로 뜨거운 것을 서비스하다 보니 지문이 없어진 승무원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또 “손님 앞에서는 면장갑도 비닐장갑도 끼지 못하게 해, 나도 오른쪽 지문이 없어 출입국할 때마다 애를 먹고 있다”며 “며칠 전 이것이 회사에서 이슈화된 적이 있었는데, 결국 보기 좋지 않다는 이유로 묵살됐다”고 밝혔다.

그는 “간부들은 출산휴가 후 복직하는 여승무원들에게 감사 편지를 쓰게 강요하고, 추석 즈음에는 송편을 빚어오게 하거나 구정 때는 세배를 강요했다”며 “어느 순간 박 회장은 (승무원들의 찬양에 고무돼) 이성을 잃은 것 같았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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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의노래 2018-07-10 09:32:11
옳은 지적입니다. 원래 독립군 잡아 충성하는 놈들도 다 같은 종족이듯이 동료 죽이는 놈들도 다 같은 처지인 동료가 더 잔혹하고 야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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