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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미의 세상읽기] 대전 문화도시, 이사동을 주목해보자

    [굿모닝충청 김선미 언론인]

    과학만이 답일까? 묻혀있는 독특한 지역자원 찾아 가치 부여해야

    김선미 언론인

    근대도시 대전의 정체성을 두고는 지역 내에서도 여전히 갑론을박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전=문화도시’는 도시 정체성 선택지에 거의 들어 있지 않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전이 문화 불모지라는 오명을 벗은 지는 한참이나 도시 브랜드로 대전을 문화와 연결시키기에는 아직은 역부족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특정 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문화’가 우리 사회 키워드로 등장한지도 꽤 오래다. 문화를 전면에 내세운 도시경영 문화마을 문화도시 조성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무엇보다 문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과 고령화,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쇠락한 도시를 다시 복원하는 도시재생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문체부 ‘문화도시조성’ 추진, 매년 5-10곳 지정 200억원 지원

    정부에서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문화도시조성계획’을 추진한다. 공모를 통해 내년부터 매년 5~10개 내외의 문화도시를 지정해 2022년까지 약 30개의 문화도시 브랜드를 창출, 200억 원을 지원한다.

    대전시도 올해 처음 공모에 들어가는 '문화도시' 사업에 도전장을 낸다. 공모 마감은 8월 말까지다. 채 2개월도 남지 않았다. 주제를 정하기에도 촉박한 시간이다. 시는 문화도시의 주제와 사업방향 등 기본 골격을 짜는 기본계획을 민간에 용역 의뢰했다.

    주제는 아직 단정하기 어려우나 ‘과학과 문화’의 융·복합에 초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의 도시정체성으로 거론되는 ‘과학’을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주제이다.

    대전시, 문화도시기본계획 민간 용역, 주제는 과학·문화 융복합(?)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대전에는 과학을 넘어서는 다른 문화자산은 정말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용역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으나 타지역과 비교해 차별화되는 독특함을 갖고 있음에도 묻혀있는 우리 지역 문화자산을 발굴해서 가치를 부여하려는 적극적인 자세와 노력 또한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대전 동구 이사동 은진 송씨 문중 집장묘역. 차별화와 독특함이라는 측면에서 한 번쯤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문화도시 브랜드로 하필이면 묘역이냐고?

    금산으로 가는 17번 국도를 타고 가다 산내면허시험장 인근에서 이사동 길로 접어들게 되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스른 듯 한 풍경이 전개된다. 먼저 작은 개천, 사한천을 따라 줄지어 늘어서 있는 아름드리나무들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500년 전통 품은 전국 최대 민묘촌, 차별화된 유교역사박물관

    이어 하회나 양동 외암마을 등에서나 볼 수 있는 우뚝 솟은 솟을대문의 한옥들이 줄 지은 풍경이 펼쳐진다. 이게 다가 아니다. 조선시대 500여 년 동안 조성된 1000여기가 넘는 묘소들이 마을 곳곳에 분포해 있어 ‘낯설면서도 독특한’ 전경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동족촌의 거대한 집장 묘역과 이와 관련된 유물 유적 등이 자연과 한데 어우러진 전통 민묘촌은 전국 어디에도 없는 이사동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유교문화 경관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사동이 타지역과 차별화되는 특별한 점은 묘역과 함께 마을 전승 상·장례, 제례 관련 무형유산까지도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잔재로 남아 있는 박제화된 유물이 아닌 현재에도 가꾸어지고 관리되고 있는 살아 숨 쉬는 현재진행형의 유교문화 유산인 것이다.

    보문산 등과 연계, 생태와 역사전통 어우러진 교육·체험의 장

    따라서 이사동이 갖고 있는 전통문화 자원들은 뿌리공원 등과 연계한 교육과 체험이 가능한 독특한 역사문화의 장을 만들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마을을 둘러싼 수천 그루의 소나무를 비롯해 거목으로 이뤄진 산림유전자원보호림과 보문산과 연계한 역사문화와 생태를 연계한 마을 조성도 가능하다.

    우선 이사동을 단지 죽은 자의 공간이나 특정 문중의 유산이라는 단편적인 시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자연과 더불어 500년 동안 이곳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갔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삶의 현장으로 해석한다면 역사와 전통을 품고 있는 문화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이사동의 재발견, 재해석이다.

    이사동의 재발견 재해석,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필요

    대전시는 이미 이사동을 충청유교문화권 개발사업과 연계해 전통 유교민속마을로 조성키로 했다. 이사동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올 초에는 500년 역사를 품은 고즈넉하면서 아름다운 마을을 둘러볼 수 있는 6km에 달하는 누리길도 조성됐다.

    기왕이면 문화도시로 지정돼 5년 동안 국비를 지원받아 민속마을 조성의 토대를 다질 수 있다면 보다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중장기적으로는 조선왕릉처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문화도시를 조성하는 과정 자체가 지역의 공동체 문화를 복원, 조성할 수 있도록 기존의 관성과 개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관점의 문화도시 접근을 제안해 본다.

    김선미 언론인  edita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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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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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까마귀 2018-07-13 07:21:01

      "먼저 작은 개천, 사한천을 따라 줄지어 늘어서 있는 아름드리나무들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는 몇년전의 이야기입니다. 소하천정비를 하면서 모두 배어 버렸어요, 그나마 남아있던 버스종점 옆의 4그루도 올 봄에 배어지고 고속도로 밑을 지난 봉강정사 앞에 겨우 3그루가 남아있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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