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인] “하하~ 영어선생님이요? 함께 공부하는 거지요”
[굿모닝충청인] “하하~ 영어선생님이요? 함께 공부하는 거지요”
7년 째 동료 직원 영어 지도 조한식 대전시 사무관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8.07.13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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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식 대전시 사무관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대전 토박이다.
33살 때 미국 땅을 처음 밟았다. 체류 기간은 고작 1년.

한국에 돌아온 그는 자신의 영어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껴 꾸준히 독학을 했다.
그리고 약 7년 전부터 직원들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고 있다.

조한식(만 56세‧사진) 대전시 국제협력담당관실 사무관 얘기다.

“공직사회 내부에서 ‘영어 선생님’이라고 불린다”라는 물음에 그는 “그저 함께 공부하는 것 일뿐”이라며 연거푸 손사래를 쳤다.

또 “제가 인터뷰 대상이 될 만한 사람인지 모르겠다”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동료 공직자들은 그를 치켜세운다.

“바쁜 업무에도 틈틈이 자기 시간을 내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죠”

파견 공무원 첫발 내딛은 미국, 우여곡절도

1995년 당시 대전시의 국제협력 자매우호 도시가 미국 시애틀이었다.

지금과 같이 민간 교류나 기업 진출이 활발하지 않은 시절, 조 사무관은 시애틀 파견 공무원으로 미국 땅을 처음 밟았다. 업무는 국내 기업 지원과 대전시 홍보였다.

어릴 때 영어권 나라에서 살았던 것도 아니고 정규 교육과정에서 배운 영어가 전부였다. 영어를 말하지도, 알아듣지도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조 사무관은 그 시절을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회의 참석자들이 영어로 얘기를 하는 겁니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데 알아듣는 척 했죠. 한국에서 온 공무원이라고 하니깐 미국 사람들이 신기해했습니다. 다행히 점심 약속 때마다 미국 사람들을 소개 받았고 그들과 대화를 하다보니 조금씩 조금씩 알아듣겠더라구요”

하지만 파견 기간은 1년에 불과했다. 여전히 영어에 갈증을 느낀 그는 독학을 했다.

영화를 그냥 보는 게 아니라 통째로 외웠다. 문장이 귀에 들어오게 하기 위해서다. 영어는 소리 내서 읽고 들어야 실력이 는다는 게 그의 공부 방법이었다. 무엇보다도 학구열이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는 “누가 보면 영어를 엄청나게 잘 하는 줄 알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라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동료 공직자와 함께 7년 째 영어공부

조 사무관이 동료 공무원과 함께 영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그가 사무관으로 승진했을 때였다.

유성구 장동 인재개발원으로 발령이 난 그는 동료들과 함께 영어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본청으로 들어오고 나서도 영어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다. 대전시가 설립한 세계과학도시연합 사무차장으로 근무하면서 영어 공부에 관심이 있는 공무원들을 모았다.

공부는 약 7년 째 이어지고 있다.

조 사무관은 매주 화‧목‧금요일 아침 8시부터 업무 시작 전인 오전 9시까지 세 팀으로 나눠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현재 함께 하는 공무원은 총 8명.

구연동화, BBC 6분 영어, 뉴스 발표 등 공부 방법도 다양하다. 공무원들은 서로 발음을 교정해주거나 직접 작문한 글을 읽으며 영어 실력을 쌓고 있다.

영어 실력은 계단식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끊임없는 공부가 중요하다. 아무래도 여럿이 함께 공부하다 보니 집중도와 열의가 생길 수밖에 없다.

동료 공직자들은 자기개발 등을 위해 영어를 배우고 있다. 이 중에선 KDI 한국개발연구원에서의 근무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영어 실력이 필요하다는 게 조 사무관의 설명이다.

반응은 어떨까?

“잘 모르겠지만 한 명도 안 빠지고 수업에 참석하는 것을 보면 영어공부가 할 만한 거 같습니다. 동료 공직자들의 실력이 조금씩 느는 것을 보면 힘들어도 매우 보람이 있습니다”

대전 출신인 조 사무관은 충남대 물리학과를 거쳐 1988년 대전시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본인의 전문 분야답게 국제 업무 담당을 약 30년 째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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