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숨]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책무, 세월호 참사의 슬픔을 사찰할 수 있는가?
[세상의숨]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책무, 세월호 참사의 슬픔을 사찰할 수 있는가?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 기획 - 세상의 숨 ⑦ 2018.7
  •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 승인 2018.07.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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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지난 주 세계인들이 주목한 뉴스 가운데 하나는 태국의 동굴에 갇혀 있던 유소년 축구팀 소년들의 구출소식이었다. 처음에는 최장 4 개월가량 걸린다는 보도가 있었다. 동굴 안 구조는 전문 다이버들도 쉽지 않은 코스였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에서 동굴전문가와 구조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었다.

태국의 동굴에서 최장 17일간 갇혀 있다가 구출된 유소년 축구팀 소년들은 실종 상태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땅을 파서 탈출구를 찾으려 했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생에 대한 의지를 다진 소년들의 소식을 들으면서, 많은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의 악몽을 떠올렸다. SNS상에서도 많은 네티즌들이 태국 동굴 소년 구출소식과 세월호 참사로 숨진 학생들의 상황을 교차시키면서 안타까운 기억을 되살렸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구출이 가능할지 의심스러웠다. 구출하는 전 과정은 감동의 순간 순간이었다. 세계인의 소망은 기적이 됐고 아이들은 전원구조를 했다. 동굴 속에서 아이들을 침착하게 독려하던 코치는 단원고 희생 교사들을 떠올리게 됐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당시 우리의 전원구조는 오보였다. 그리고 태국의 동굴 소년을 보면서 세월호를 떠올릴 때 우리는 다시 한 번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고 말았다.

어이없는 기무사의 사찰

최근 보도에 따르면 세월호 유가족의 눈물이 흐르고 있는 와중에도 기무사가 유족들을 사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유족의 동향뿐만 아니라 단원고에 감시요원을 배치했다.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국군기무사령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기무사의 주요업무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군 및 군 관련 보안대책 수립 개선을 지원하고 군사보안에 관련된 인원에 대한 신원조사와 보안조사 등 제반 보안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한편 대간첩 대테러 작전지원 등 방첩활동을 통해 외부의 각종위협으로부터 국민과 군을 보호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군 및 군 관련 첩보의 수집 처리, 정보작전 방호태세 및 정보전 지원’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며 기무사의 업무를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업무범위를 보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기무사가 활동해야 할 근거를 찾기가 쉽지 않다. 보도에 따르면 기무사에 설치된 세월호 대책단은 참모장을 단장으로 군인 수십명이 팽목항과 단원고에 간 것으로 밝혀졌다.

보도에 나온 기무사의 활동 일부를 보면 이렇다. "유족들이 강경 성향의 2명에게 끌려 다니는 분위기다, 이성적인 판단을 기대하기 곤란한 상태다" 이런 분석이 있는가 하면 어떤 학생 어머니에 대해서는 "강경파에, 극단적인 행동을 해서 남편조차 꺼린다"고 표현하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13년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방 글을 올렸다"는 것까지 파악해서 기술하고 있는데, 이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기 전의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사고 당시 상황을 거슬러 올라가 과거의 행적까지 기무사가 파악했다는 것이다. 

어떤 근거로, 왜 이들을 사찰하고 조사했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세월호 참사와 군이 어떤 관련성이 있기에 기무사가 대책단을 만들어 활동을 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직무를 넘어서는 활동이 아니었는지 상식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 일이다.

어떻게 희생자 수장이라는 말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기무사의 활동은 상당히 넓은 범위에 걸쳐 있었다. 실종자 수색 중단을 설득하기 위해서, 막대한 국가 예산을 제시하고, 유족에게 심리적 부담감을 줘야 한다는 제안도 나와 있다.

또한 세월호 집회 정보를 보수 단체한테 넘겨주면서 '맞불 집회'를 독려하기도 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러한 내용은 추측성 보도가 아니라 군 자체조사단의 조사 결과 나온 것이다.

기무사는 왜 존재하는가?. 명명백백히 밝혀야할 정부의 구조 실패와 부실한 선박 관리가 만든 최악의 참사에 기무사는 누구를 위해 이런 활동을 했는지, 개탄하고 또 개탄할 일이다.

2014년 6월 3일 작성한 기무사의 문건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있다

“정부가 발표한 탑승자와 인양 후 실제 탑승자 수가 다를 수 있다”, 또 “침몰 이후 희생자가 상당기간 생존했다는 흔적이 발견될 수 있다” 진실규명을 외치는 여론이 큰 상황에서 이러한 문건을 작성한 의도는 불순하다. 국민을 위한 기관이 아니라 권력을 위한 기관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시체를 바다에 흘려보내거나 가라앉히는 수장(水葬)은 오랜 장례법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는 것은 기무사가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진행 중이다. 4년도 훌쩍 지나간 상황에서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는 걸 보면, 의혹의 눈초리를 바라봐야 할 것들은 여전히 많다.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가 있고, 구조에 실패한 책임자들은 여전히 얼굴을 들고 살아가고 있다. 죄악을 책임지지 않는 사회, 죄악이 쉽게 잊혀지는 사회에서 국가의 미래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그만 잊자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잊자고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우리는 자문해야 한다. 지겹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함부로 죽음을 지겹다고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우리는 가슴에 손을 얹고 자문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일이다. 진실을 정확하게 밝힌 이후에야 용서를 할 수 있을지 다시 물어야 한다. 권력과 정부 그리고 자본의 거대한 벽을 비집고 진실의 문을 열 때, 비로소 우리는 치유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꺼낼 수 있지 않을까.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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