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다수 법관들을 '사법농단의 동조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던 김동진 부장판사에 이어, 이번에는 임은정 검사가 검찰의 부끄러운 민낯에 대해 통렬한 자기 비판을 하고 나섰다.

청주지검의 임 부장검사는 21일 “살아남기에 급급할 때는, 그 와중에 동료들로 인해 다친 마음을 돌아볼 여유조차 사치였다”며 “공기가 갑자기 바뀌어 이제 잘릴 걱정은 안 해도 되겠구나...안심하는 순간, 갑자기 밀려드는 감정은 격렬한 통증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기저기 찢긴 마음이 얼마나 아리던지, 친한 후배 몇몇에게 ‘동료가 생매장 당하는 걸 보면서 왜 도와주지 않았냐고? 내가 날 위해 싸운 건 아니지 않냐고?’ 물었다”는 말로 운을 뗐다.

이어서 “도와 달라고 제가 말하지 않아서 그랬다거나, 제가 너무 무섭게 싸워서 도와줄 수가 없었고, 그러므로 저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등의 황당한 변명, 그런 말을 하면 모든 검사들을 적으로 계속 만들게 된다는 충고...를 들으며, 상처가 더 벌어져 피가 쏟아지는 듯 현기증이 났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특히 “검찰이 이 지경이 된 책임에서 자유로운 검사들은 아무도 없다”며 “수사로 정권에 적극 부역한 죄, 부화뇌동한 죄, 침묵한 죄, 막지 못한 죄...저를 포함한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내 탓이로소이다’를 고백했다.

그는 “법원과 검찰의 개혁방안은, 사람은 원래 이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초라해질 수 있다는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며 “법원과 검찰에서 이러한 현실을 심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니 저항이 따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는 “주권자인 국민의 관심과 질타가 계속 필요할 때”라고 덧붙였다.

정문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