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순항하던 복서가 계속 코너에 몰리고 있다. 아니 몰린 코너를 클린치로 빠져 나오려는 순간, 혹시나 했던 강력한 훅 한 방이 그대로 날아왔다. 엄청난 데미지다. 순간 몸이 휘청~ 그로기 일보 직전의 상태로 비틀거릴 수밖에 없다. 과연 그는 이번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까? 그리고 최종 승부는? |
이재명 경기지사가 22일 조직폭력배와의 유착설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전날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그가 성남지역 조직폭력배의 변론을 맡으면서 조폭과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매체는 이날, 그가 지난 2007년 인권변호사 시절 성남의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 61명이 검거된 사건에서 2명의 변론을 맡아 2차례 법정에도 출석했다는 내용을 방송했다.
그가 마피아파 조직원의 변호를 맡은 사실이 처음 알려졌고, 의혹의 단초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당시 재판을 받은 조직원 이모 씨는 중국 전자제품의 국내 총판을 맡은 '코마 트레이드'를 설립했고, 자격 미달인데도 이후 성남시의 우수중소기업으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코마 트레이드는 그가 구단주였던 성남시장 시절 성남 FC에 경품을 후원한 사실도 밝혔다.
또 다른 조직원인 이모 씨는 자신이 관계된 회사와 단체에 성남도시공사가 계약을 하고, 성남시의 보조금을 받은 당사자로 소개됐다.
이어서 2015년 11월 발생한 '한국 공대생 태국 파타야 피살사건'에 성남 최대 폭력조직인 마피아파 조직원이 연루된 사실도 폭로했다.
요컨대, 이 지사가 성남에 기반을 둔 조직폭력배의 변호를 맡기 시작하면서 조폭과 관계를 유지해오는 가운데 서로 밀고 밀어주는 깊은 관계로 유착된 사실을 폭로한 것이다. 공직자로서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심각한 하자가 있고, 노출되지 않은 여러 가지 부조리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개연성을 전제로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이 지사에게 이 같은 가혹한 설상가상은 없었다. 친형∙형수와의 패륜에서부터 여배우 김부선 씨와의 스캔들 의혹에 혜경궁 김씨 트윗 계정 파문에 이르기까지 숱한 의혹이 감자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조폭 문제는 무엇보다 지방행정 권력과 이권, 지역사회에 미치는 해악, 직업윤리 등과 복잡하게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납득할만한 명쾌한 해명이 없이는 코너를 벗어나기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그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SBS가 예고한 의혹에 대해 나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의 첫번째 리액션인 셈이다.
그는 "20년간 수천의 수임 사건 중 하나일 뿐이고, 오로지 '인권변호사가 조폭사건을 수임했다'는 점만 부각했다"고 꼬집었다.
또 자신이 변호를 맡았던 이모 씨가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이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받아쳤다.
그리고는 "거대 기득권의 ‘이재명 죽이기’가 종북, 패륜, 불륜 몰이에 이어 조폭 몰이로 치닫는다"며 "범죄집단이 모습을 숨긴 채 접근하거나 봉사단체 사회공헌기업으로 포장해 공익활동을 하면 정치인이 이를 막는 것은 고사하고 구별조차 불가능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