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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홍준 세종특별자치시청
  • 승인 2018.07.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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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준 세종특별자치시청

[굿모닝충청 이홍준 세종특별자치시청] 고려 초 동아시아는 북방민족과 중화민족, 한반도의 고려인이 세력을 다투는 삼각지대를 구성하고 있었다. 북방민족은 세력이 점점 커질수록 중국을 넘보았으며 안정적인 팽창을 위해 걸림돌인 고려를 우선 제압하거나 안정시켜야만 했다. 그 이유는 한반도와 중국 간의 연결고리를 끊음으로써 대륙의 진출이 보다 용이했기 때문이다.

당시 문신이자 뛰어난 외교관인 서희는 담판으로 거란의 침입을 막고 영토 확장에 기여한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그는 중국과 북방민족의 침입을 예견하여 이북지역에 성을 쌓는 등 고려의 장래를 대비했다. 이후 거란의 소배압이 침공했으나 명장 강감찬이 3번의 전투에서 승리를 했지만, 소배압은 직공작전으로 개경 앞 40킬로미터까지 진격해 왔다. 강감찬 휘하 부대는 미처 남하하지 못한 상태로 고려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다. 이때 신하들은 현종의 안위를 위해 몽진을 요청했으나, 왕은 후퇴하지 않고 전열을 정비해 적의 침입에 강력히 대처했다. 결국 소배압은 병참과 일기상황, 뜻하지 않은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후퇴를 선택했고 돌아가던 중 강감찬과 대전을 벌였으나 참혹한 패배를 당했다. 거란과의 대회전, 귀주대첩으로 고려는 30년에 걸친 전쟁을 종식시켰고 3개월 후 평화협정을 맺었다. 또한, 중국과 거란과의 상호관계를 판단한 실용적인 외교로 자주성과 평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얻었다.

한편, 조선의 선조는 일본 침략을 예견한 신하들의 충언을 무시하고 임진왜란을 사전에 막지 못했다. 풍전등화의 위기에 몰린 조선을 구한 것은 서애 류성룡, 충무공 이순신, 숭유억불에 활로를 잊은 승려와 지방 유생들의 의병들 이었다. 하지만, 선조는 그 참화를 곧바로 잊어버렸고 숭명(崇明)에 젖어 붕당정치가 일어나는 계기를 초래했고 정묘호란으로 이어지는 원인이 되었고 이는 인조에게로 이어져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다 후금의 침입에 제대로 대항 한 번 못하고 삼전도에서 삼보고구례의 치욕을 당하고 말았다. 반면, 일본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하자 집권에 성공한 도쿠가와 이에야쓰는 임진왜란의 실패를 교훈 삼아 선정을 베풀고 이후 300여년의 태평성세와 메이지유신의 길을 터놓았고 선진문물을 받아들여 역사 이래 최대의 발전을 이룩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고려 현종은 강감찬이라는 명장과 충성스런 신하, 백성들이 한마음으로 나라를 백척간두에서 구출하고 치세를 이뤘지만, 조선 선조는 이순신, 유성룡, 이원익 등의 명장, 명신이 있었음에도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해 명나라의 지휘 아래 만주국의 제후로 남으려는 속좁은 면모를 보였고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선조는 쓴소리를 하는 신하들은 물리치고 간신들을 앞세워 백성들에게 철저히 외면받고 말았다. 왜란이 끝나자마자 과거로 회귀함으로써 나라를 방비하지 못하고 정유재란과 정묘호란의 참화를 또다시 겪고 말았다. 그 피해는 임금과 신하가 아닌 백성들의 몫으로 돌아왔다.

한국은 6.25전쟁 이후 70여년 동안 벌어진 일들보다 더 큰 일들이 올해 상반기 동안 벌어지고 있다. 남과 북,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만나고 주변 4대 강국들 간의 교차 회담이 성사되면서 한반도의 해빙이 시작되고 있다. 이 틈바구니에서 각국의 외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는 그 어느 것보다 큰,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미국 내에서도 북한의 외교전략에 트럼프 대통령이 말려들고 있다거나 외교적 실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배후를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예측되면서 CVID가 장기전으로 갈 것이라는 보도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실로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한반도에서 하루가 다르게 터지고 전세계에 속보로 전송되고 있다.

한국은 주변 4대 강국의 이해관계에 맞물려 있어 정확한 선택과 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 스스로 북한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접고 호혜적 입장에서 산적한 과제를 직렬로 놓고 처리하기 보다는 병렬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비핵화 입장은 분명히 하고 군사, 경제, 문화 등 교류를 위한 실무자급, 고위급 회의를 이어가면서 인내를 갖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선군노선을 정점으로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 체제는 과거 정권의 예측대로 무너지기 보다는 당과 군사를 중심으로 한 굳건한 정권임을 명심해야 한다. 때문에 유연해진 남북한 관계를 이유로 국가안보를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과거 고려와 조선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대처해 나가야 한다. 한반도는 대격변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한반도의 키를 쥔 정상들의 선택이 미래를 판가름할 것이다. 한반도는 고려 현종의 선택, 아니면 조선 선조의 선택의 두 갈래의 길목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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