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폭로자를 개혁주체로 착각하는 '인지부조화'
한국당, 폭로자를 개혁주체로 착각하는 '인지부조화'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8.08.01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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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여전히 궤멸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수렁을 빠져 나오려 아등바등하고 있으나, 뿌리 없는 가지만 부여잡고 있는 형국이라고나 할까.

전날 김성태 원내대표가 기무사 관련 충격적인 의혹을 폭로한 임태훈 군인권센터소장을 향해, 인신공격을 퍼부은 데 이어, 1일에는 홍지만 대변인이 이에 가세하고 나섰다. ‘성 정체성이 군 개혁에 문제가 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당의 입장을 대신하는 논평을 낸 것이다.

홍 대변인은 이날 “군 인권과 관련된 민간단체의 한 소장이 자신의 성 정체성향이 군 개혁과 무슨 상관이냐며 막말에 가까운 반발을 했다”고 꼬집었다.

임 소장의 발언을 ‘막말’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동성애자가 무슨 군 개혁 운운하느냐고 한 것은 개인의 성적 취향을 왈가왈부한 게 아니다”라며 “그가 개인 영역에서 뭘 하건 상관 안 한다. 전쟁을 대비하는 위험에 가득찬 군대를 성 정체성과 관련된 시각으로 재단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리고는 “군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없는 그가 제한적, 편파적 지식만으로 군을 때리고, 인기몰이를 하며, 성 정체성에 대한 일각의 동정과 결합해 군 변화의 동력으로 잘못 동원될 위험성을 공당인 우리는 방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요컨대, 홍 대변인은 위험천만한 군 문제를 성 정체성 혼란을 겪으며 제대로 알지 못하는 주제에 군 개혁을 논하는 것 자체가 가당치 않다고 무시해버리고 있는 것이다.

그는 또 “성적 취향을 이유로 한 병역기피자였던 그런 사람이 군 개혁을  운운하는데 대해, 늘 안보를 걱정하는 우리 당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는 기무사 개혁 같은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라고 둘러댔다. '기무사 개혁과는 전혀 상관 없는 대목'에 방점을 찍어 비난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썩어문드러진 (기무사의) 치부를 들추고 파헤쳐낸 본질적인 의혹의 사실여부에 대한 입장표명은 저만큼 뒤로 한 채, 그저 폭로자의 정체성이라는 표면적 허상에 집착해 그것만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한국당은, 자칫 군 인권센터에 대해 의혹을 폭로한 사람을 개혁의 주체인 양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것은 이른바 ‘인지부조화’를 앓고 있는 비정상적 환자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과 다름없어 보인다.

언론인 출신으로 공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그(=홍지만 대변인)에게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차라리 허접한 논평 대신에, 과거 허물에 고개 숙이는 반성과 함께 조용한 침묵 속의 ‘묵언수행’이 적격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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