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열며] 소확행(小確幸)주는 세종 소확행(小確行)기다리며
[노트북을열며] 소확행(小確幸)주는 세종 소확행(小確行)기다리며
  • 신상두 기자
  • 승인 2018.08.01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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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두 세종시 본부장

[굿모닝충청 신상두 기자] 요즘 나름 ‘핫’한 키워드 가운데 소확행(小確幸)이라는 것이 있다. 한자 그대로 ‘작지만 확실한 행복’ 이란 뜻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큰 행복보다는 일상에서 손쉽게 움켜쥘 수 있는 기쁨을 강조한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작은 것에서 기쁨을 찾자’는 정도의 의미.

‘소확행(小確幸)’은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예측한 ‘트렌드코리아 2018’에 선정될 만큼 최근의 한국사회 유행(분위기)을 반영하고 있다.

이 문구의 ‘원산지’(?)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 ‘랑겔한스섬의 오후’(1986)라는 내용중에 있다.

당시 작가는 일본이 1970~80년대 버블경제 붕괴로 힘든 사회상황에서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는’ 심리를 묘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우리사회가 처한 힘든 사회분위기를 투영하는 측면도 있기에, ‘소확행(小確幸)’의 출현은  씁쓸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옛날부터 ‘안분지족(安分知足)’을 얘기했던 한국정서와 맥이 닿는 면이 있어 나름 친숙함도 느껴진다.

시청내 ‘척척세종’서비스
작은조직에 저예산으로 ‘소확행’ 실현

세종에는 소외계층에게 소확행(小確幸)을 선사하는 또 다른 소확행(小確行, 작지만 확실한 행정)이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세종시가 본격 시행한 ‘척척세종’이라는 시책이다. 이 행정 서비스를 전담하는 곳은 세종시 민원실내 생활민원 기동처리반이다.

지역내 기초생활수급자와 중증 장애인·독거노인·조손가정 등 사회 취약계층을 찾아 각종 불편사항을 해결해주는 방문서비스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이끌
생활밀착형 행정 확대 필요

기동처리반은 공무원 4명과 공무직 3명으로 구성된 미니 조직이다. 1년 소요예산도 1억원 미만이다. 조단위를 넘나드는 세종시청 예산규모를 보면 조그마한 행정(小行)업무에 속한다.  

이들이 펼치는 서비스는 생활밀착형 업무다. 예를 들어, 막힌 변기나 세면대를 뚫어주고 형광등을 교체하거나 벽에 못을 박아주는 일 등이다. 물론, 일반인들에겐 비교적 간단한 일들로 치부 될수 있다.

하지만, 정신적·육체적으로 불편한 이들에게는 이런 일들도 버겁다. 이 때문에, ‘척척세종’의 활동은 취약계층 시민들에겐 확실한 ‘소확행(小確幸)’이다.

몸을 제대로 움직일수 없는 상황인데 변기가 막혔다면... 이보다 더 난감한 일이 있을까?

그들에겐 수억~수십억원을 들여 도로포장하고 다리 놓는 거창한(?) 행정이 아니라, 소확행(小確行)이 더 큰 행복으로 다가올 것이다.

기동처리반 관계자들의 증언은 소확행(小確行)의 의미를 설명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혼자 지내는 연로하신 분들 입장에선 어려운 생활민원들이 많습니다. 허리 굽은 할머니가 벽에 못하나 박고 싶어도 할 수 없고 형광등도 마음대로 갈수 없는 상황이니... 그런 분들이 많이 반가워하십니다. 어찌보면, 저희가 (독거노인들에겐) 멀리 외지에 나가있는 자식들보다 나은 효도를 하고 있는 셈이죠”

“서비스를 가보면, 어떤 경우 팔순의 할머니가 장애아들을 데리고 사는 경우를 봅니다. 당연히 생활환경이 열악하죠. 그분들(장애인)이 표현을 잘 못해서 그렇지, 우리에게 전하려는 고마움과 얼굴에 나타나는 행복감이 커보입니다. 그때마다 저희도 보람을 느낍니다”

당초 ‘척척세종’은 신속한 행정처리와 주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시작됐다. 여기에는 세종시 조직이 단층제(광역업무와 기초업무를 동시에 수행)로 구성된 특성이 반영되기도 했다.

민간업자가 관심을 갖지 않을 만큼 소소한 민원을 ‘적은 인원과 적은 예산으로 확실히 책임지는’ 틈새전략을 짠 것은 세종시 행정력의 발전으로 풀이된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세종)공약을 내건바 있다.

청소예산을 늘려 깨끗한 도시를 만들고, 에너지절약을 위한 세종절전소 공동체 지정, 안전하고 깨끗한 놀이공간 조성, 자전거 생활화를 위한 기반 구축 등이 바로 그것이다.

대규모의 개발과 투자유치 등 미래를 위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소확행(小確幸)’을 부르는 소확행(小確行)의 시행도 피부민심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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