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리즘] 보신탕과 동물의 권리
[시사프리즘] 보신탕과 동물의 권리
  • 양해림 충남대 철학과 교수
  • 승인 2018.08.06 05: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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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림 충남대 철학과 교수

[굿모닝충청 양해림 충남대 철학과 교수] 요즘 대한민국의 여름은 폭염과의 전쟁이다. 연일 34-39도 안팎의 찌는 듯한 가마솥 무더위가 7월말〜8월초에 이르기까지 기세를 부리고 있다. 그만큼 건강도 쇠약해지면서 보양식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그동안 삼계탕과 보신탕들은 여름철 복날이면 보양식으로 단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보양식의 인기에 발맞추어 최근 개식용을 둘러싼 논란이 온.오프라인에서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동물권 단체들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개 도살 금지법제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 반면, 서울을 비롯한 전국곳곳의 보신탕집에서는 예전과 같지는 않다지만, 초, 중복의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개고기는 지난 1975년 이전까지 식품이었지만, 3년 만에 제외되면서 개식용 논쟁은 40여 년간 지속되어 오고 있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을 목전에 두고서는 당시 외국 동물보호단체에서 개식용을 금지하지 않으면 올림픽을 보이콧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당시 전두환 정부는 위생검사 등을 통해 보신탕집들을 도시 외곽으로 밀어내면서 도살용 개 사육억제에 대한 지시도 내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개고기 합법화를 주장하는 업자 측에서 먼저 나섰다. 당시 국회의원 20명이 2001년 12월 ‘개고기 합법화 법안’을 발의했다. 2002년 처음 동물단체 케어도 이 시기에 설립됐다. 여기서 서구의 동물권 개념이 들어오고 채식주의자가 늘어나는 등 동물에 대한 이해가 다각도로 변화했다. 그러나 그 당시 개고기 합법화는 논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폐기됐다. 월드컵 경기 동안에 보신탕 식당연합이 개고기 요리 시식회를 열겠다고 하여 화제 거리가 되기도 했다.

최근 들어 개고기 식용 반대 목소리가 유독 높아진 이유는 국내의 반려견 인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리 주변에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었고 다른 동물에 비해 일상에서 접하는 빈도가 많아지면서 친근감과 연민의 감정이 더 커졌다. 또한 보양식의 종류가 다양하게 시판되면서 개고기를 찾는 사람의 수도 현격하게 감소했다. 과거에는 외국 단체가 개식용 반대 운동을 주도했다면, 현재는 국내 단체에서 이끌고 있다.

2000년 중반 이후 10여 년 사이에 서울 시내 보신탕집 숫자는 40% 가량 줄었다. 즉, 2005년 528곳이었던 서울 시내 보신탕집이 2014년 329곳으로 37.7%가량 감소했다. 1년간 개고기를 한 번이라도 먹어보았다는 사람도 응답자의 27%에 불과했다. 지난 1996년 조사에서 ‘최고의 건강식품’ 1위(37%)로 꼽혔던 보신탕은 2015년 한국 갤럽 조사에서 3위(6%)로 내려앉았다. 지난 5월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에서도 ‘개식용 금지법’을 두고 20대에서 반대 목소리(56.7%)가 가장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식용 옹호론’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개식용 반대론에 대한 비판의식을 그 기저에 깔고 있다. 자신이 개고기를 먹지는 않지만, ‘개식용 반대론’을 두고 소와 돼지, 닭 등은 먹지 않느냐 라며 이중성을 꼬집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테면 개식용을 옹호한다기보다 ‘개식용 반대론’을 반대하는 셈이다.


그러면 개나 소, 돼지와 같은 동물에게도 권리가 있을까? 권리가 있다면 음식으로서 개고기와 같은 고기를 먹는 사람은 동물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가? 개와 같은 동물은 인간과 가장 유사하고 우리와 교감할 수 있는 존재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개와 같은 동물을 인간과 동등한 수준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사람은 별로 없다. 우리가 동물의 지위나 권리를 논의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아마도 과거 먹고살기에 급급했던 시절이 지나가고 집에서 애완동물을 기르는 일이 일반화된 시대 분위기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오늘날 동물권의 논의를 촉발시킨 직접적이 계기는 1975년에 출판한 철학자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이었다. 피터 싱어는 단지 인간이 편의를 위해 동물에게 심각한 고통을 주는 행위는 잘못된 것이라 말한다. 이제 우리는 동물을 대하는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시점이 왔다. 예컨대 우리의 육식습관, 비인도적인 동물사육 및 동물실험 방식, 사냥취미, 모피착취, 그리고 서커스와 동물원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우리가 동물의 권리를 주장한다고 할지라도 그 본래의 취지는 동물이 인간과 동일하거나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인간처럼 고통과 공포를 느낄 수 있는 동물을 함부로 대하지 말고 가능한 한 배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여름철 폭염에 개와 같은 동물의 권리를 한번쯤 차분히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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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까마귀 2018-08-09 07:51:10
인간이 인간의 생각으로 자기만족을 위해 반려동물, 애완동물에게 사랑이란 미명하에 행해지는 모든 행위(길들이기, 옷, 신발, 목줄, 염색, 털깎기, 성대제거 등등)가 동물학대란걸 아시는가?

기적 2018-08-06 14:47:10
맞는 말씀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