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①] “세금은 걷으면서, 왜 흡연자는 배려하지 않는지…”
[커버스토리 ①] “세금은 걷으면서, 왜 흡연자는 배려하지 않는지…”
외면받는 흡연권-애연가들 ‘부글부글’
  • 남현우 기자
  • 승인 2018.08.16 05:00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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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구역 ‘우후죽순’, 흡연자는 어디로? 

애연가들이 뿔났다. 지난달 전국 공항 실내흡연실이 전면 철거되고, 일반 이용객들과 완전 분리된 외부 흡연실만 이용하게 하겠다는 방침이 발표되면서 애연가들이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심정과는 달리 이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다. 흡연자가 더 이상 설자리 없는 사회적 인식 탓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지정하는 금연구역은 늘어만 가는데, 공공 흡연구역은 단 한 군데도 없다. 정부의 국민건강증진법상 흡연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할 수 없다는 이유다.
거리는 거리대로, 건물은 건물대로 빨간색 흡연금지 스티커가 붙어간다. 흡연자들, 어디로 가야하나.[편집자 주]

 

[굿모닝충청 남현우 기자] “도대체 흡연자들은 어떻게 하라는 거죠? 미성년자도 아닌데 숨어서 피우게 된다니까요.”

애연가 A씨가 최근 늘어만 가는 금연구역에 짜증 섞인 말투로 불만을 호소한다. A씨는 황당한 경험담은 이렇다.

지난달 7월 출장차 서울에 들렀다가 대전으로 내려오기 위해 서울역을 방문한 A씨는 기차시간이 10분여 남짓 남아있는 것을 확인하고 역광장에 있는 흡연부스로 향했다.

아비규환이었다. 밖에서 바라본 흡연부스는 하얀 담배연기로 자욱했고, 이미 들어설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빼곡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흡연부스 바로 앞에서 담뱃불을 붙인 A씨에게 한 남성이 다가왔다.

사복차림을 한 남성은 “단속요원이다. 흡연부스 밖에서 흡연하셨다. 과태료 7만원 끊겠다”고 말했다. A씨는 “바로 앞이 흡연부스다. 사람이 저렇게 많은데 어떻게 들어가서 피우냐”고 반발했다.

이에 단속요원은 “위반한 것 맞다. 부스 앞에 경고문도 있지 않느냐”며 반박했고 A씨는 곧장 “기차시간 얼마 남지 않아서 기다렸다 필 시간이 없었다. 부스 앞에도 흡연구역으로 봐야하는 거 아니냐”고 재차 따졌다.

그러나 단속요원은 “사정은 알겠지만 적발됐으니 과태료는 어쩔 수 없다”며 영수증 한 장을 끊어주고 사라졌다. 잠깐의 실랑이였지만 A씨는 기차를 놓쳤고, 한 시간 정도를 더 기다려 다음차를 타고 대전에 돌아왔다.

A씨는 “서울역 이용객이 한둘이 아닌데, 비좁은 흡연부스 하나에 콩나물처럼 들어가서 담배를 펴워야 하나. 심지어 환풍기 하나 제대로 없어서 담배연기가 쌓이고 쌓여 있는 곳이다. 흡연구역을 강요할거면 그만한 여건은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애연가 B씨는 “올해 마흔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도 20년이 넘었는데, 요즘 밖에서 담배 피우려면 마치 미성년자처럼 인적이 드문 어두운 곳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B씨는 “대전시청 지하철 역 근처 빌딩 6층에서 근무하는데, 빌딩 전체가 금연시설로 지정돼 담배를 피우려면 1층까지 내려가야 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1층까지 내려가야 하는 것도 힘들었는데, 최근에는 빌딩 앞에 있던 1평 남짓의 흡연부스 마저 철거됐다. 지하철역과 가까워 행인들에게 피해가 된다는 이유”라며 “마땅히 근처에 흡연구역도 없어 반대편 건물 사이에 가서 몰래 피우듯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흡연구역이 없다고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다. 이미 사회가 흡연자에 대한 인식이 바닥이지 않냐”며 “주변에서 벌레 보듯 쳐다보는 게 싫어서 마지못해 끊었다는 동료들의 말에 씁쓸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전국 지자체별로 많게는 수만 곳에서 적게는 수백 곳의 금연구역이 지정되고 있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금연시설 확충으로 정책방향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대전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대전의 경우 지자체 및 보건당국이 최근까지 80여 곳의 금연구역이 지정했으며 추후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 및 자자체 차원의 공공 흡연구역은 단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비흡연자에 비해 결코 적지 않은 흡연자들의 볼멘소리를 커져가고 있다. 일부 흡연자들 사이에서는 “흡연자들로부터 세금은 세금대로 걷어가면서, 정작 우리들을 위한 정책은 단 한 개도 마련되지 않는다”며 ‘이유있는’ 불만을 내뱉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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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글지글 2018-08-23 10:22:51
징글징글님은 담배 흡연 경험이 없으신가 보죠?
간접흡연 피해도 없었나보죠?
다 좋게 하자고 하는 기사에 딴죽은 왜 거시는지?
요즘 유행이 네편, 내편 가르는 것이 유행한다고 흡연자, 비흡연자 편 가르자는 것인가요?
흡연자가 낸 세금이니 전부는 아니라도 일부는 당연히 흡연자를 위해 써야지요~^^

지글지글 2018-08-23 09:52:51
징글징글님은 담배 흡연 경험이 없으신가 보죠?
간접흡연 피해도 없었나보죠?
다 좋게 하자고 하는 기사에 딴죽은 왜 거시는지?
요즘 유행이 네편, 내편 가르는 것이 유행한다고 흡연자, 비흡연자 편 가르자는 것인가요?
흡연자가 낸 세금이니 전부는 아니라도 일부는 당연히 흡연자를 위해 써야지요~^^

비흡연자 2018-08-23 09:46:59
보건소에서 나오셨나요?
기자님 현실을 잘 직시하셨군요.
서울역 흡연실 옆에 가면 장소가 부족해서 많은 사람들이 밖에 나와서 흡연합니다.
흡연실이 부족하니 지나가는 우리도 간접흡연의 피해가 있다는 것을 대전님은 아셔야죠~~^^

남현우 기자 2018-08-21 09:56:25
대전인이신데 서울에 매일 가시나요? 한 새벽에 가시나보네요. 그때는 도심 한복판에도 인적이 드문데 말이죠.

남현우 기자 2018-08-21 09:54:36
건전한 비.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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