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원로 시인 고은 씨로부터 손해배상 청구소송 피의자로 고발 당한 최영미 시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문단들이 여전히 문단계 ‘미투’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최 시인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븍을 통해 “문인협회 작가회의...누가 당신들에게 침묵할 권력을 주었나”라고 묻고는, “문단 ‘미투’는 내가 시작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미투의 발단은) 2016년 문예창작을 가르치던 B시인의 성폭행을 고발한 고양예고 여학생들”이라며 “그 눈부신 용기에 자극 받아 2017년 5월 문단 내 성폭력을 기록한 '참고문헌없음'이 간행되었고, 그 해 12월 나의 ‘괴물’이 세상에 나왔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문학은 탈선이 아니라고 외치는 어린 소녀들의 당당한 목소리를 기억하며, 너무 일찍 세상의 추악함을 알게 된 그녀들의 슬픔과 분노를 헤아린다”며 “나는 이 재판에 걸린 역사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더 잃을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다”며 “피기도 전에 시들었던 내 청춘이 그녀들의 그것과 닮아 있음을 깨달으며 흐르는 눈물, 그 투명한 슬픔의 힘으로 맞서 끝내 이기리라”고 결연한 투쟁의지를 불태웠다.
한편 최 시인은 지난달 17일 성추문 의혹의 당사자로 제기된 고은 시인으로부터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 훼손혐의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해 오는 31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고은 시인의 소송대리인은 법조계에서는 유명한 법무법인 덕수이며, 대리인은 서울중앙지법에 최 시인을 포함 박진성 시인과 언론사 등을 상대로 10억7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