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신도시의 성공 조건
내포신도시의 성공 조건
[노트북을 열며]-최재근 편집국장
  • 최재근 기자
  • 승인 2013.08.18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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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근 편집국장
내포신도시에 갈 때마다 듣는 얘기가 있다. 내포신도시의 성공조건이다. 공통된 얘기는 내포신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자면 공공기관은 물론 공장도 들어와야 하고, 아파트나 상업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내포신도시의 과거이다. 내포신도시의 과거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누가 살았는지, 무엇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다. 장밋빛 청사진으로 그려지고 있는 미래의 모습에 취해 홍성과 예산의 한 자락을 떼어 만든 내포신도시의 과거는 사라지고 있다.

물론 미래 충남의 중심도시로 우뚝 설 내포신도시의 과거가 뭐 그렇게 중요하냐고 얘기할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 없이 현재 없고, 현재 없이 미래가 없는 것처럼 미래는 혼자 설 수 없다. 설혹 미래 혼자 서더라도 과거와 현재가 지워진 상태라면 어딘지 공허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이미 개발된 신도시들을 보아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대전지역을 보면 과거 없는 신도시의 무미건조함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둔산서 노은으로, 다시 도안으로 신도시 개발이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미래만을 담보한 개발은 뭔가 부족한 신도시만을 가져다 줬을 뿐이다.

이들 신도시 어느 곳이나 보더라도 과거를 이야기 해주는 곳이 없고, 과거의 모습을 알려주는 곳이 없다. 그곳에 있던 많은 이들이 일궈냈던 삶의 흔적들은 신도시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사라졌고, 그 자리를 행정기관과 아파트들로 대표되는 콘크리트 건물이 차지하고 있다. 과거가 없으니 짠한 이야기가 없고, 과거가 없으니 삶의 향기도 품지 못한다.

내포신도시도 이들을 닮지 말란 법이 없다. 아니 오히려 지금대로라면 이들 신도시와 같은 길을 걸을 공산이 크다.

지금이라도 내포신도시의 과거를 되살리는 작업이 병행돼야 하는 이유이다. 맘만 먹으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미니어처나 기념물 등을 통해서 하면 된다. 용봉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내포신도시의 과거 모습을 미니어처 방식으로 재현하자는 것이고, 홍성과 예산의 경계선 등 기념이 될 만한 장소에는 작은 기념조형물이라도 세워 앞으로 세워질 도시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그래야 그곳에서 살았던 이들이, 그곳을 이용했던 이들이 내포신도시의 미니어처를 보러 다시 찾을 것이며, 작은 기념조형물을 어루만지며 자신들의 아들, 딸에게 내포신도시에서 살았던 자신들의 삶을 얘기하게 될 것이다. 비록 작은 조형물이지만 자신들의 삶의 한 조각이 녹아있는 농장을 보며, 논밭을 보며, 야트막한 야산을 보며 그 속에서 겪었던 인생의 희로애락을 전해주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 미니어처나 기념조형물이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가교(架橋)로도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내포신도시를 찾은 자리에서 자식은 아버지의 삶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아버지는 자식이 살아가는 내포신도시의 현재를 느낄 수 있어 세대 간에 자리하고 있는 거리마저도 자연스럽게 좁아질 것이다.

내포신도시는 이전에 개발했던 신도시들과는 다른 도시여야 한다. 충남도에서 천명했듯이 충남을 넘어 환황해권 시대로, 다시 세계로 도약해야 할 대한민국의 중심도시이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무작정 과거를 모두 밀어내고 세워지는 평범한 신도시가 돼서는 안 된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가 돼야 한다. 모든 세대를 아우르고, 모든 이들을 하나로 모으는 그런 도시가 돼야 한다. 그런데 지금 내포신도시는 어떠한가? 다시 한 번 되돌아야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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