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태풍 두 개가 북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하나는 서해상에 ‘솔릭’이, 일본쪽 동해상에는 ‘시마론’이라는 태풍이 이른바 ‘태풍의 눈’을 부릅뜬 채, 호시탐탐 한반도를 향해 북상을 노리고 있는 모양새다.
이들은 올해 들어 각각 19호와 20호 태풍으로, 지난 2010년 9월 서해안을 강타해 17명의 사상자와 1,673억원의 재산피해를 안긴 가공할 태풍 ‘곤파스’보다 더 위력적이라고 한다.
‘솔릭(Soulik)’은 미크로네시아 연방에서 제출한 태풍의 이름으로 ‘전설의 족장’을 뜻한다. ‘시마론(Cimaron)’은 필리핀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야생 황소’를 의미한다.
폭발적인 위력의 태풍이 하나가 아닌 두 개가 이처럼 한꺼번에 등장, 한반도를 위협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23일 오후 9시쯤 태풍 ‘솔릭’은 서해상에, ‘시마론’은 동해상에 나란히 진입하면서 서로의 진로와 속도에 영향을 주는 '후지와라 효과(Fujiwhara Effect)'가 발생한다고 한다.
최악은 두 태풍이 하나로 합쳐지는 경우인데, 현재 두 태풍의 힘이 동등하면 서로를 밀쳐내기 때문에 하나로 합쳐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에 정부는 이날 전 국민에게 재난 안전 대비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초비상 사태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백낙천의 장편 서사시 ‘장한가(長恨歌)’ 중, '비익조(比翼鳥)' 대목을 연상시키는 시 한 편이 눈길을 끌어 그대로 옮긴다.
‘안용진’이라는 이름의 페이스북커는 “접근하는 두 태풍의 눈을 중심으로 볼 때, 흡사 새의 눈 같아서 비익조를 떠올렸다”며 두 태풍을 ‘양수겸장(兩手兼將)’이라고 불렀다.
‘양수겸장’이란 한반도를 표적 삼아 두 방향에서 공격해 들어가는 형국을 묘사한 문학적인 표현으로, 두 태풍의 소용돌이에서 우리나라의 안전을 바라는 간절한 기원으로 읽힌다.
양수겸장(兩手兼將) 태평양 서남쪽 뜨거운 열대 바다 엊그제 제 고향 바다를 뒤로 하고 이틀 시차를 두고 뒤늦게 태어난 바다에 배를 대고 북진하는 동안 이번엔 족장이 황소 소매를 끌어당기니 족장은 서해바다 상공에 눈알을 박고 과연 전설속의 족장이라서 전설속의 새 하늘에선 원컨대, 비익조가 되고요 두 몸이 한 몸이 되는 것은 경사임엔 틀림 없으나 그러니 더 이상 가까일랑은 붙지 마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