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②] ‘안희정 그늘’ 벗어나 충청 정치 전면에
[커버스토리 ②] ‘안희정 그늘’ 벗어나 충청 정치 전면에
[충청대망론 주인공은?-양승조 충남지사 편] 세종시 단식 투쟁 존재감… 마라톤 풀코스 출발선상에
  • 김갑수 기자
  • 승인 2018.08.30 10:4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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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양승조 충남지사의 등장은 6.13 지방선거의 최대 이변 중 하나로 꼽힌다. 단순히 그가 당선됐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중앙정치 무대에서 상대적으로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해 왔던 그가 차기 ‘충청대망론’의 주자로 급부상했다는 점에서다.

몸에 밴 성실과 겸손함으로 더불어민주당에게 험지로 통했던 충남(천안)에서 내리 4선 국회의원을 지낸 그였지만, 안희정 전 지사의 그늘(?)에 가려 조명을 받지 못해왔던 게 사실이다.

그런 그가 ‘미투’ 폭로로 불명예 퇴진한 안 전 지사의 뒤를 이어 민선7기 도정을 이끌게 되면서 충청대망론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물론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는 않지만 양 지사의 삶을 되짚어 보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의 삶을 되짚어 보자.

그는 천안의 명산 광덕산 줄기 아래서 태어나 한학을 공부한 부친의 엄격한 교육을 받으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어려서부터 ‘양반’, ‘선비’라는 호칭을 들을 만큼 스스로 정한 원칙과 정도를 어긴 적이 없으며 정직과 청렴, 성실과 겸손을 온몸으로 실천했던 그였다.

이런 마음가짐은 정치적 위기 때마다 빛을 발하며 이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부모님은 그를 외지 고등학교(서울 중동고)로 보냈고, 3년간의 타향살이를 통해 시야를 넓힌 동시에 다양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고등학교 시절, 사회변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됐고, 그 결과 성균관대 법대에 입학, 사법고시(37회, 연수원 27기)에 합격한 뒤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다.

번번이 낙방하는 과정에서 부인 남윤자 여사의 내조가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양 지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남 여사에 대한 애정과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양 지사는 그의 책 <문재인의 사무총장 충남을 열다>에서 “앞날이 불투명한 고시생 남편을 두고 당신이 했을 고생이 얼마나 컸을지…깊이 감사하고 미안하다”라며 “당신만 허락해준다면, 그리고 만일 다음 생이 있다면 다시 한 번 당신과 결혼하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

6전 7기 끝에 사법고시에 합격, 한동안 법조인의 길을 걸었던 그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폭풍 속에 치러진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이후 내리 4선에 성공했고, 당대표 비서실장과 최고위원, 사무총장,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으며 중진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해 왔다.

18대 총선에서는 지역 기반 정당인 자유선진당의 압승 속에서도 충남에서 유일하게 민주당으로 당선되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의 진가는 이명박 정권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맞서면서 발휘됐다. 국회의원회관에서 22일간의 단식농성을 진행했는데, 매일 아침 정론관을 찾아 이 대통령의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출입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오른 그는 정운찬 국무총리를 상대로 대정부질문을 진행하며 세종시 수정안의 부당함을 지적, 충청인의 절개를 여실히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양 지사의 투쟁과 희생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자양분이 됐다. 오늘날의 세종시는 양 지사의 단식투쟁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대 국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신공안정치를 멈추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가 정권 차원의 정치보복은 물론 보수단체의 각종 탄압을 받았지만 절대 굽히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 탄생에 일조하면서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 입각설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끝내 불발됐다. 얼마 뒤 당권 도전설이 제기돼 왔으나, 방향을 돌려 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쉽지 않았던 당내 경선 과정을 거쳐 집권여당의 도지사 후보로 확정됐고, 별다른 판세 변화 없이 우위를 선점해 오다 결국 당선의 영광을 안게 됐다.

양 지사의 취미는 마라톤이다. 골프는 전혀 칠 줄 모른다고 한다. 그는 “달리기의 진정한 고수는 다른 주자의 페이스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기 페이스와 계획을 일관되게 지켜나가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특히 자신을 향한 ‘충청도 선비’ 칭호에 대해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목청을 높이거나 권위를 내세우는 건 내 스타일과 거리가 멀다”면서도 “(그러나) 나는 결코 우유부단하지도 유약하지도 않다. 눈으로 보이거나 바깥으로 강한 척 하고 권위를 내세우는 리더십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양 지사는 후보 시절 충청대망론에 대한 질문에 “제 나이가 아직 60대가 아니고 4선 의원을 거쳐 충남지사를 맡게 된다면 ‘대망에 대한 꿈이 전혀 없다’고 말하는 것도 도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일단 도정을 맡아서 평가를 받는 게 우선순위”라고 밝힌 바 있다.

어쩌면 양 지사는 이제 막 42.195km의 마라톤 출발선상에 서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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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 2018-09-05 13:58:01
양반 선비가 정치인이되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자 2018-08-30 13:11:15
사실 인물은 조금 아니라고 본다
댕상론
지나가는 소가 웃것다

대권? 2018-08-30 12:40:40
이양반아
주장할껄 주장하쇼
양승조가 충청대망론?
차라리 이완구가 나오면 찍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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