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굿모닝! 허태정호의 새로운 실험
[김선미의 세상읽기] 굿모닝! 허태정호의 새로운 실험
  • 김선미 언론인
  • 승인 2018.09.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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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새로운대전위원회, 진정한 민관협치? 소리 요란한 옥상옥?

“많은 사람들이 군주가 현명하다는 평판을 듣는 것은 군주가 현명하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그의 조언자들이 훌륭한 성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피력하지만, 이는 분명 잘못된 견해입니다. 왜냐하면 현명하지 못한 군주가 적절한 조언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은 불을 보듯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현명하지 못한 군주가 여러 사람들로부터 조언을 받게 되면 그는 항상 상충하는 조언들을 듣게 될 뿐만 아니라 그런 다양한 조언들을 스스로 조정할 줄도 모를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의 조언자들은 모두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항상 우선시할 것이기 때문입니다.”-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Il Principe)> 까치, 제23장 아첨꾼들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중에서.

유능한 리더, 조언 구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명한 방책 취할 수 있어야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만큼 논란을 부르는 저작도 없을 것이다. 그의 사상 마키아벨리즘은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모술수로 오독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500년의 시차를 뛰어넘어 정치권력과 인간의 속성을 이처럼 예리하게 파헤친 책도 드물지 싶다.

민선7기가 출범한지 3개월째다. 대부분의 지자체, 특히 수장이 새롭게 바뀐 지자체들은 향후 시정, 도정 운영의 한 축이 될 새로운 인적 진용을 갖추고 본격적인 직무에 들어갔다. 광역단체장들은 정무부시장, 정책특보단, 참모 보좌진, 산하 기관장 인선을 통해 향후 4년 동안 시정 도정의 운영 기조와 색깔을 드러냈다.

전문가 집단의 조언과 아이디어를 구하기위한 정책자문단도 꾸렸다. 정책자문단 운영은 지자체마다 활용 정도가 천태만상이다. 말 그대로 싱크탱크로서 충분히 활용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구성만 해놓고 방치하다시피 하는 무늬만 자문단인 곳도 드물지 않다. 최악의 경우 단체장의 선거조직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천태만상 지자체 정책자문단, 싱크탱크에서 단체장 선거조직까지

정책특보 등 주요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대전시는 최근 기존의 정책자문단과 조금 다른 성격과 형태의 정책자문단을 꾸렸다. 지난달 31일 공식 출범한 ‘새로운대전위원회’가 그것이다. 기존에 있던 정책자문단의 기능을 확대 발전시켜 시정에 전문가와 시민사회의 참여를 확대한 민간위원회다.

새로운대전위원회(이하 새대위)는 허태정 시장의 공약 이행 방안과 대전의 중장기발전 로드맵과 시정 주요 정책과 현안 과제에 대해 추진방안을 수립하고 조정 및 자문하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민참여 시책을 발굴해 시민의 시정 참여를 주도하는, 시민이 정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정책플랫폼 역할을 하게 된다.

위원회는 경제·과학, 자치·시민참여, 교육·문화·관광·스포츠, 복지·여성, 환경·교통, 안전·도시 등 6개 분야로 나눠 다양한 분야의 126명의 시민들로 구성됐다.

막강한 권한 가진 위원회의 성공 여부, 허 시장 의지에 달려

시는 오는 11월까지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새로운대전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시정 자문을 넘어선 실질적 권한을 가진 법적 위원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위원회의 운영 방향과 성격을 보면 일상적 업무를 제외한 정책방향 설정과 조정이 필요한 시정의 A에서 Z까지를 주도하게 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위원회의 탄생이다. 이 같은 형태의 위원회 구성은 허 시장이 당선인 시절 제안했던 내용이다. 일종의 민관 협치의 구현인 셈이다.

허태정호는 사전에 ‘새로운대전위원회 기획단’까지 위촉하는 등 새대위 구성에 특별히 공을 들였다. 대전시가 위원회를 통해 진정한 거버넌스를 모범적으로 구현해낼지, 그렇고 그런 위원회의 말로를 답습할지는 오롯이 허태정호의 의지에 달렸다.

위원회 활동, 형식과 과정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결과

새대위에서 시장의 입장과 상반되는 정책까지도 가감 없이 도출해 낼지, 또 허 시장이 고언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초심대로 자신의 철학과 비전에 반하는 위원회의 조언까지도 수용할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위원회의 조언과 시장 자신의 정책방향이 충돌할 때 리더의 역할이 더 강조되는 것은 당연하다. 리더는 스스로 방향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끌고 가는 힘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위원회 활동의 최종 책임은 행정수장인 시장에게 있다는 얘기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의 23장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현명한 군주는 조언을 구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명한 방책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문제는 형식과 과정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결과인 것이다.

새로운 실험인 새대위의 활동이 어떤 그림을 그려낼지 주목된다. 야심적으로 출발한 위원회가 옥상옥의 불필요한 조직, 소리만 요란한 빈수레, 또 하나의 허 시장의 사적 이너서클이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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