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인문학 서재] 보물-우리가 모르는 마음 속의 깊은 비밀
[임영호의 인문학 서재] 보물-우리가 모르는 마음 속의 깊은 비밀
임영호의 인문학 서재- (23)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 임영호 우송정보대 특임교수
  • 승인 2018.09.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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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

[굿모닝충청 임영호 우송정보대 특임교수] 세상에서 제일 비싼 그림 중 하나는 ‘피카소의 꿈’이다. 우리 돈으로 2000억 원이나 나간다. 얼마 전 스페인의 피카소 미술관에서 의자에서 단꿈에 젖은 달콤한 모습의 이 그림을 보았다. 현실의 그림과 다른 엉뚱한 피카소의 그림은 그 자체가 꿈이다. 브라질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는 꿈 이야기다. 보물이 있다는 꿈을 품고 찾아가는 것이다. 중세 연금술은 지금 생각하면 하나의 웃기는 이야기지만 힘들여 비싼 금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은 인생을 살맛 나게 하는 것이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이루려는 연금술사들의 삶이 금세기 과학 발전에 엄청난 성과를 안겨 주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산티아고는 평범한 양치기 소년이다. 배경은 스페인이다. 집에서는 신부가 되기를 바라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그는 양치기를 선택했다. 그렇다고 현실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날 우연히 꿈 해몽을 잘 하는 노파를 만나 그의 꿈 해몽을 듣는다. 꿈이란 신의 말씀이다. 세상의 언어로 말했다면 풀 수 있지만 당신의 영혼으로 말했다면 오직 당신만이 이해한다. 이 해몽은 아프리카 피라미드에 보물이 있고 그것을 찾아서 부자가 된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무작정 이집트 피라미드에 가기로 한다. 가슴에 품어온 큰 꿈을 매일 실현하는 것은 바로 세상을 여행하는 것이다. 모르는 길을 찾아가는 과정은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제일 먼저 우연히 만난 노인은 이렇게 조언한다. 정작 중요한 것은 자아의 신화이다. 이것은 자기가 항상 이루기를 소망한 것이지만 실현이 불가능한 꿈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자신의 정신과 의지를 단련시켜 준다. 이 세상에는 하나의 위대한 진실이 있다. 무언가를 온 마음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그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기에 팝콘장수가 양치기보다 근사하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자아의 신화보다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된다. 또 인생의 모든 일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 바람의 자유를 부러워하지만 어느 누구도 자신 말고 방해하는 사람이 없다. 자신에게 행동이 달려있고 책임도 있다.

현자인 그 노인은 살렘 왕 멜키세덱이다. 그는 방랑은 좋아하지만 결코 자신의 양들을 잊지 않는다. 그는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는 데 있다고 말한다. 숟가락 속 기름 두 방울? 무슨 뜻일까? 현실을 중시하라는 말일 게다. 자기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다.

산티아고는 스페인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아프리카에 도착하여 도시 뒷골목 카페에서 한 친구를 만났다. 그는 낙타 2마리를 사준다고 돈을 받고 시장 한복판에서 산티아고가 아름다운 단검에 눈이 팔려 있을 때 어디론가 도망갔다. 멋지게 사기 당한 것이다. 그는 빈 몸이 되었다. 고통을 주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우리가 그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달려 있다.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대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대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이 세상은 도둑에게 가진 것을 몽땅 털린 불행한 피해자의 눈으로 볼 수 있지만, 보물을 찾아 나선 모험가의 눈으로 볼 수 있다. “나는 보물을 찾아 나선 모험가야.” 그는 자신을 위로하고 걱정 따위는 접고 탕헤르의 작은 골목들을 느긋하게 걸었다.

산티아고는 이슬람 율법대로 사는 늙고 까다로운 크리스털 가게 주인을 만났다. 삼십 년 긴 세월을 비탈진 거리 꼭대기에 자리 잡고 장사를 해왔으나 이제는 거래의 흐름이 변하여 거의 손님이 없었다. 그는 그곳에서 먹을 것만 주는 것으로 생활하면서 그릇을 닦고, 아이디어를 내서 진열대를 새로 설치하고 크리스털에 박하 차를 파는 등 장사를 도왔다. 주인은 메카 순례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이 고생을 하며 장사하는 것도 메카 순례 꿈을 실현하려는 마음으로 버틴다고 했다. 순례를 마치고 난 후 그 절망이 두려워 그저 꿈으로 간직하고 싶었다. 산티아고는 장사가 잘 돼서 양을 다시 살 만큼 돈을 벌었다. 산티아고는 잠시 만족하여 자신의 목적을 잃어버리지만 그때 늙은 왕이 말이 생각났다. “절대로 꿈을 포기하지 말게. 표지를 따라가.” 자신이 원하는 게 무언지를 언제나 알고 있어야 되고 자신의 신화를 실현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을 곁에서 돕기 위하여 나타나는 사람들이 있다고 그 노인은 말했다. 이 크리스털 가게주인도 꼭 그런 사람 같았다.

그는 이집트의 파이윰 오아시스를 가기위하여 가게 일을 그만두고 나왔다. 여기서 피라미드 사이에는 거대한 사막이 있었다. 산티아고는 대상들을 따라 사막을 건너기 위해 한 건물로 갔다. 거기서 연금술사를 찾아가는 영국인을 만났다. "삶의 모든 것이 다 표지야. 천지만물은 그것이 창조되던 태초에는 온 세상이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잊혀버린 어떤 언어에 의해 만들어졌지. 난 사물들 속에서 바로 이 우주의 언어를 찾는 중이야. 내가 여기 있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고, 그 우주의 언어를 알고 있는 한 사내, 연금술사를 만나기 위해서지." 그 영국인은  사막 가운데 어느 곳에 산다는 나이가 200살이 넘었고 ‘철학자의 돌’과 ‘불로장생 묘약’을 발견한 연금술사를 만나려 했다. 부친의 유산을 다 써가면서 유수한 도서관은 다 찾아다녔고 연금술에 관련된 책들도 많이 모았다. 그는 여기까지 많은 책들을 가지고 왔다. 그 책에 연금술사들은 어떤 금속을 아주 오랜 세월동안 가열하면 금속 특유의 물질적 특성은 전부 발산되어 버리고 그 자리에 오직 만물의 정기만이 남게 될 거라고 믿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들은 금속을 정제하면서 결국 그들 자신이 정화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산티아고는 자신의 꿈에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자아의 신화는 더욱더 살아가는 진정한 이유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사막을 여행하면서 낙타 몰이꾼과 친구가 되었다. 어느 낙타몰이 꾼은 나일강의 범람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될 뻔한 사건을 꺼냈다. 그는 자기 경험을 맺으면서 자기가 깨달은 삶의 이치를 말했다. "우리 인간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목숨이나 농사일처럼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것들을 잃는 일이오. 하지만, 이러한 두려움은 우리의 삶과 세상의 역사가 신의 커다란 손에 기록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나면 단숨에 사라지는 거라오. ‘마크툼’. 모든 일은 오직 하나뿐인 신의 섭리에 따라 정해져 있다. 모든 만물은 정기를 가지고 있다. 사람은 무엇인가를 진심으로 바랄 때 모든 만물들은 성공을 위해 애쓴다.

사막은 대상 행렬과 같은 언어로 말하고 사막의 신호로 자신과 완벽한 조화를 이룰 때 오아시스 있는 곳까지 인도하고 사막을 무사히 건널 수 있다. 사막에서 전사가 아닌 낙타 몰이꾼은 곧잘 점쟁이들을 찾아간다. 낙타 몰이꾼들은 자기들의 미래에 관심이 많다. 점쟁이들은 자기들은 미래를 읽기 때문 아니라 추측할 뿐이라고 말한다. 미래는 신께 속한 것이다. 오직 신만이 안다. 점쟁이는 현재의 표지들 덕분이다. 현재가 좋아지면 그다음에 다가오는 날들도 마찬가지로 좋아진다. 미래를 잊고 신께서 당신 자녀들을 돌보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현재는 미래의 추억이다. 하루하루 순간 속에 영겁의 세월이 깃들여 있다. 배고프면 밥 먹고, 다 먹었으면 그릇이나 씻어라 라는 말이 진리이다.

오아시스에서 사막의 여인을 만났다. 파티마라는 여인이다. 그녀는 산티아고가 여행을 계속하기를 바란다. 그가 찾는 신화의 일부가 그녀라면 언젠가 돌아올 거라고 말하고 모래언덕을 움직이는 바람처럼 자유롭게 가길 바란다며 오히려 격려한다. 소유의 개념과는 별개인 사랑이란 정말 무얼까. 사랑할 때에는 모든 사물들이 한층 더 의미를 갖게 된다. 그는 파티마에게 감사했다. 산티아고는 오아시스에서 두 마리의 매가 하늘을 날며 그리는 형상을 보고 오아시스 부족장에게 군대가 쳐들어 올 거라고 알렸고 그것은 그대로 적중하여 부족장으로부터 상금으로 많은 금화를 받았다.

그곳에서 온통 검은 기사 복장을 한 연금술사를 만났다. 그는 산티아고의 용기를 시험해 보았다. 연금술사는 산티아고가 마음에 들었던지 제자로 삼아 보물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주려고 낙타를 팔고 말을 사라고 권유했다. 연금술사가 산티아고에 지혜로운 말로 가르쳐주며 스스로 보물을 찾게 하였다. "신은 눈에 보이는 것들을 통해 당신 영혼의 가르침과 당신의 경이로운 지혜를 깨달을 수 있게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 연금술사는 사막 속에 깊이 잠겨있으라고 하고 사막 속에 깊이 잠기려면 그대의 마음에 깊이 잠기라고 권했다. 왜냐하면 그대의 마음 가는 곳에 그대의 보물이 있다. 모든 행복한 인간이란 자신의 마음속에 신을 담고 있는 사람이다. 어쩌면 연금술은 만물의 정기 속으로 깊이 들어가 만물의 정기가 우리 각자를 위해 예정해둔 보물을 찾아 나선 모험가이다. 좋은 스승이란 우리들 각자에게 위대함이 있음을 알고 그것이 밖으로 꽃피어 나기를 기다릴 줄 아는 분이다.

도중에 산티하고는 첩자라고 생각하는 무장한 병사들을 만나 온갖 시련을 겪었다. 가장 어두운 시간이 바로 해뜨기 직전이라 했다. 자신의 꿈에 가까이 다가 갈수록 어려움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 되서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다고 한다. 산티아고는 병사에게 보물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으나 부대로 끌려갔다. 연금술사는 산티아고가 바람으로 변하는 것을 사령관과 내기했고 사랑의 힘으로 그것을 해냈다. 수호천사를 보려면 마음속에 사랑이 있어야 볼 수 있다.

드디어 피라미드가 내려다보는 모래언덕에 오르고 보물을 찾기 위해 모래를 팠다. 이때 부대에서 이탈한 무장한 병사들이 와서 가지고 있는 금을 빼앗고 한마디 말을 내뱉었다. “그렇게 바보처럼 살지 마라. 보물에 대한 꿈을 꾸었다고 사막을 건널 바보는 없다.” 이제 산티아고는 자신의 보물이 어디에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우리는 마음 속 깊은 비밀을 모르고 산다.
이 소설은 진정한 보물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말하는 것 같다. 레프 토스토이가 말했다. “진정한 행복의 원천은 우리들 가슴에 있다. 다른 곳에서 행복을 찾는 것은 어리석다. 이는 마치 늘 품고 다니는 어린 양을 두리번거리며 찾는 격이다.” 바쁘게 사는 현대인은 자신에 대한 성찰할 시간이 없다. 우리는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자아의 신화는 이미 우주의 언어로, 의미 있는 표지로 우리 곁에 있어도 깨닫지 못한다.

산티아고가 겪는 여러 가지일 들,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우리 삶 주변에서 이미 알고 있는 친숙한 것들이다. 나는 이 소설 속의 말 한마디로 오늘을 살고 싶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더 열심히 일할수록 더 많은 운이 따라온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야 할 책이다. 어렵다고 느끼는 책이다.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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