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진 아홉 봉우리… 동양화가 따로없네
굽이진 아홉 봉우리… 동양화가 따로없네
위클리디트와 함께하는 ‘대전둘레산길잇기’ 토요산행 l 제11구간 구봉산길
  • 이은자(글), 홍석종(사진)
  • 승인 2012.07.10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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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을 사랑하고, 산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대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난 12일 방동정수지 버스정류장 공터에 모여 대전둘레산길잇기(대둘길) 토요 정기산행을 진행했다.

계절의 여왕 5월, 지난 12일 둘째 주 토요일 ‘대전의 산천을 알아야 대전의 문화가 보인다. 대전의 산을 시민의 품으로’ 라는 모토로 진행하는 ‘자연을 사랑하고, 산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대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대전둘레산길잇기(대둘길) 토요 정기산행 코스는 제11구간 구봉산길 이었다.

집결지인 방동저수지 버스정류장 공터에 모여 카페지기 개똥(開東)님의 인사와 큰꿈님의 진행으로 참가한 사람들의 개인소개, 준비운동을 마치고, 산행코스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었다. 구봉산-괴곡동 새뜸마을-갑천-효자봉-쟁기봉을 거쳐 안영교에 이르는 약 9.4km의 코스로 대둘의 상징인 ‘대전 산천의 문화를 배우고 익혀가며 서두르지 않는 느림의 미학’으로 산행시간은 5시간 30분이 걸렸다.

초입은 방동저수지 둑을 높이는 공사로 예전의 등산로가 사라져 봉곡동 마을회관 옆의 등산로에서 시작됐다. 20분가량의 된 비알을 올라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봉우리를 거쳐 구봉정에서 숨을 고르면, 노루벌을 휘감고 있는 갑천의 천혜경관과 대전 시가지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앞뒤로 펼쳐진다.

구봉산(九峯山·264m)은 서구 관저동, 가수원동, 괴곡동, 흑석동, 봉곡동에 걸쳐 길게 늘어선 아홉 개의 빼어난 봉우리가 솟아있는 작지만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어 대전시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산으로 옛날 여지도서에는 구봉산(九鳳山)으로 기록되어 있다.

일설에는 이곳에 구봉귀소형(九鳳歸巢形·아홉 마리 봉황이 둥지로 돌아오는 형체)의 명당이 있다 해서 그렇게 부른다고 하며, 다른 일설에는 아홉 봉우리가 한 줄로 늘어서서 마치 조복 입은 대신들이 허리를 굽혀가며 신도안으로 들어가는 형국이라 하여 군신입조형(群臣入朝形)의 명당이 있다는 전설도 있다.

대전8경 중의 하나인 구봉산은 기암괴석과 봄 진달래, 가을 단풍이 철마다 변화를 거듭하는 절경으로 신선이 내려와 놀았다는 전설이 유래할 만큼 산세가 아름답고 수려하다. 대전시민은 이 천혜의 자연경관을 마음껏 누릴 수 있으니 신선이 따로 없다는 기분에 오늘 하루의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행복이란 허상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가져 본다.

그런데 산행하며 아무리 헤아려 보아도 봉우리가 아홉 개보다 많다. 얼핏 보아도 13개? 봉우리가 많다는 의미로 아홉 구(九)자를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구봉산을 내려와 괴곡동 새뜸마을의 680년 된 느티나무 아래에서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는 산사람들의 푸짐한 밥상이 차려지면서 서로 음식을 권하고 자리를 옮겨가며 이것저것 챙겨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릴 적 흥겹고 가슴 설레던 ‘룰루랄라’ 즐거운 소풍이다.

식사 후 여성인 샤롯님은 같은 여성인 타샤님에게 “얼굴도 이쁜 것이 뱃살까지 빠져 너무 날씬하다.”며 부러움의 농을 건네자 타샤님은 “대둘회원들이 뱃살 빠지는 건 기본이요, 대둘산행에 참가하는 즉시 ‘뱃살이여 잘 있거라!’를 외치는 기쁨을 느끼게 된다”며 해맑은 웃음을 짓는다. 대둘회원이기에 맛보는 행복한 웃음이다.

오늘 산행의 최고령자이신 전원길님의 한글을 영어로 말하기 넌센스 퀴즈에서는 여성의 가슴, 엉덩이에 이어 거기는 뭐라고 하느냐는 말에 민망한 웃음을 짓던 회원들은 전원길님이 ‘데어(there)’라고 답을 말하자 함박웃음을 짓는다.

혼자서 대전둘레산길을 산행하다 대둘산행에는 처음 참가하였다는 젊고 멋지신 아로스님은 대둘에서는 어색하고 낯선 분위기를 느낄 수 없는 정겨움이 있는 것 같다며 싱그러운 웃음을 짓는다.
모두가 자연을 사랑하고, 산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대전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대전둘레산길은 우리나라 어느 산보다도 아름다운 산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이리라. 산행하며 대전의 문화와 서로간의 친목, 건강증진은 덤으로 주어지는, 풀향기 그윽한 산이 좋은 사람들! 먼 지역의 산만 다니다가 숲을 보고 나무를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우리 지역 자연과의 상큼한 속삭임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이어서 갑천을 건너 시내방향의 보도로 정림동 수미초등학교를 150m 가량 지나, 건너편 산행안내 표시가 있는 곳에서 200m 가량의 된비알을 올라 효자봉(194m)과 쟁기봉(194m)을 거쳐 안영교에 이르면 11구간의 산행을 마치게 된다.

오늘 산행은 신비로운 동양화의 화폭 속에 파묻힌 것 같은 착각을 느끼며 천혜의 자연경관과 피톤치드를 마음껏 누려보는 호사스러움을 만끽한 ‘유쾌! 상쾌! 경쾌!’한 분위기였다.

다음 산행 안내
‘대전둘레산길잇기’ 다음 산행은 6월 9일(둘째 주 토요일) 제12구간으로 안영교에서 시작하여 쟁기봉-만성산(침산)-뿌리공원(장수봉)-국사봉-보문산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11.5km 7시간 코스다. 대전둘레산길의 시작과 마지막 지점이 만나는 의미있는 구간. 다음 산행의 기다림에 마음은 벌써 그윽한 꽃내음과 상큼한 풀내음에 젖는다.

안내팀장 개똥(開東) 연락처: 011-408-7898
대전둘레산길잇기 다음카페: http;//cafe.daum.net/djsa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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