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소설가 공지영과 SNS 권력
[노트북을 열며] 소설가 공지영과 SNS 권력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8.09.11 14:13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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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설 공방'을 벌였던 소설가 공지영과 청와대 고민정 부대변인(왼쪽부터)>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60이 다된 혼자 사는 여성 소설가 하나를 패거리 전체가 나서서, 소위 언론이라는 매체까지 매도하고 있다니…부끄러운 줄은 아시길!... 게다가 "동일어??quot;이라고 오타까지 냈다. -굿모닝 충청 정문영님 이건 왜 시비를 안 거시는지요 ㅎ”

이는 베스트셀러 소설가인 공지영 작가가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다. 자신을 불편하게 한 필자에 대한 불만 표시치고는 거칠기 이를 데 없다.

사건의 경위를 거슬러 올라가보자.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여비서관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두고 강용석 변호사가 맨 처음 표절 시비를 걸었다. 이를 대다수 언론이 보도했고, 이에 청와대 고민정 부대변인은 지난달 26일 팩트체크를 통해 “표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SNS에 “뉴스는 ‘사실’에 기반을 뒀을 때 뉴스”라며 “소설과 구분되는 지점도 바로 ‘사실’일 것”이라고 적었다. 팩트에 입각한 뉴스 보도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자 공 작가가 발끈하고 나선다. 고 부대변인이 ‘소설’이라는 표현을 '거짓말'이라는 뜻의 부정적인 뉘앙스로 묘사한 게 그의 심기를 건드렸던 모양이다.

그는 “민주정부의 대변인이 거짓말을 예술 장르인 ‘소설’과 혼돈해 쓰시면 곤란하다”며 “소설을 ‘거짓말’과 동일어로 쓴 것은 이명박-박근혜 때”라고 생뚱맞은 소리로 반박했다.

이에 고 부대변인은 언어의 다의성을 거론하며 “제가 생각하는 ‘소설’과 작가님이 생각한 ‘소설’이 좀 달랐던 것 같다”고 톤을 낮추었다.

하지만 이 정도의 해명으로는 국내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의 끓어오른 분노를 가라앉히는 데는 역부족이었는지, 그는 발언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일종의 ‘훈계’조로 꾸짖었다.

“그래도 한 나라의 대변인께서 이런 용어를 잦게 사용하면 안 된다. 어떤 나라도 이런 식으로 문학을 모욕하지 않는다. 그냥 ‘거짓말’이라 해달라.”

이에 저술가이자 번역가로 유명한 최인호 씨가 참다 못해 냅다 쓴소리를 던졌다.

“뭐 내용은 차치하고… 이 상황이 무려 소설가가 ‘혼동’과 ‘혼돈’을 ‘혼동’하는 어이없는 ‘혼돈’ 상황인 건 분명하다. 소설가님! 그렇게 한글을 엉터리로 쓰면 “안 돼요". 한 나라의 유명 작가라는 분이 ‘이런 식으로 문학을 모욕’하면 안 됩니다.”

이 같은 반박은 기대 이상의 반향을 일으켰고, 이를 처음 보도한 필자의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 또한 뜨거웠다.

하지만 이후 공 작가가 보인 처신은 실망, 그 자체였다. 유명 소설가로서 이미 공인이 돼 버린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권력'을 매우 그릇된 방향으로 행사하기에 이르렀다.

자신을 코너로 몰아갔다고 느끼는 필자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100만 가까운 팔로워를 보유한 그는 자신의 SNS에 필자의 이름, 소속, 이메일 주소 등을 또박또박 적어 무차별 리트윗해버렸다. 이른바 신상털기를 통한 ‘조리돌림’을 한 것이다.

사실 그의 조리돌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초에는 본보 홈페이지에 실린 필자 사진을 캡처해 같은 방식으로 신상털기라는 '악행'을 저지른 바 있다. 이른바 'SNS 권력'의 전횡을 부린 셈이다.

당시 그는 자신의 장편소설과 관련, “정의를 부르짖으면서 뒤로는 수많은 약자를 짓밟고, 자신의 사적인 영역에서는 부정부패를 서슴없이 행하고, 이런 사람들을 고발한다는 뜻에서 소설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일부 진보진영을 비판한 것이다.

바른미래당 이준석 당협위원장이 그의 주장에 적극 맞장구를 쳤고, 이에 필자는 “이준석, 공지영에 ‘무한 공감’ 표시 눈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며 진보적 지식인으로 알려진 그가 설마 우클릭한 것은 아닐까?”라는 내용을 일부 담아 담백하게 보도했다.

그러나 진보 지식인으로 알려진 그는 '우클릭'이라는 표현이 거슬렸고 목에 생선가시라도 걸린 듯 자신을 의도적으로 상처 낸 '악의적인 기사'라고 판단, 주무기인 'SNS 권력'을 통해 ‘작심 보복’에 나선 것이다.

결국 필자의 경고 메시지를 받은 그는 이튿날 신상털기 SNS를 슬그머니 내렸다, 일언반구 사과나 양해도 없이.

크고 작은 이슈가 있을 때마다 지나칠 정도로 활발하게 의견을 펼쳐오던 그는 요 며칠 동안 SNS 활동을 잠시 접어 놓은 상태다. 지난 5일 그가 트위터에 올린 글은 이렇다.

"차가 갑자기 이상해 사람을 불렀는데 젊은이가 와서 고쳐주더니, "공지영 작가님이시죠? 힘드신 거 알아요… 저희같은 사람이 응원하고 있다는 거 잊지 마세요" 한다.

잘 참았는데… 방에 들어와 울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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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동 2018-09-16 20:43:00
공지영씨 이상한지 아주~ 오래 됨.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스스로 돌아볼 수 있었으면 하고 정신 좀 차려야할텐데~ 참 안타깝네요.
정문영 기자님을 응원합니다!!!

공구라 2018-09-11 23:25:58
"60이 다 되어가는 혼자 사는 여성" 이라고? 히야~ 요런 때만 박쥐처럼 약자의 가면을 쓰네. 백만의 졸개를 거느린 황제 아니었어? 그래서 "소설"이란 단어조차도 사유재산 취급을 하며 "이것들아, 소설이란 말을 니들 맘대로 사용하면 안되. 내가 허락해주는 뜻으로만 써야 되" 라며 오만방자 분기탱천을 시전했던 거 아니었나? 사람이 그러면 "안 돼".

공구라 2018-09-11 23:13:48
어떤 기업이 제품을 수백만개를 팔아먹으면서도 자신들의 기술에 하자가 발견되었는데도 그 하자를 인정하지도, 해결하지도 않는다면, 우리는 그런 기업을 반사회적 기업이라 부르고, 그 기업의 오너를 천민 자본가라고 부른다. 공지영이 베스트셀러 소설가로서 책을 수백만권을 팔아먹고도 작가로서 기본기의 하자를 인정도 않고, 고치려고도 않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도리어 팩트를 조작한 거짓주장으로 자신을 합리화하려 하고, 자신의 하자를 지적하는 사람을 자신의 파워를 동원해 조리돌림을 한다면 이 또한 천민자본가라와 다를 바 없다.

공구라 2018-09-11 23:08:07
백만 팔로워를 보유한 파워 트위터리언 공지영이 자신이 보유한 "문화권력"을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해야 하는지를 지적한 기사는 정확히 "공익에 부합하는 기사" 이다. 오히려 그 문화권력을 사적인 보복과 분풀이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공지영의 몰상식과 반사회성이야말로 공익을 해치는 사회적 병폐이다.

아무개 2018-09-11 22:03:07
정문영 기자님 이런 기사가 공익에 부합하는 기삿거리는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정신과 개인적인 유감 부분을 혼동하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