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 들인 자전거 도로 ‘위험천만’
11억 들인 자전거 도로 ‘위험천만’
  • 장찬우 기자
  • 승인 2018.09.10 10: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등생 산책로 교량 사이 빠져 갈비뼈 부러져

천안시, 주의안한 아이가 문제?

안전시설 해달라 요구 학부모 황당”

[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천안시가 조성한 천안천 주변 산책로를 걷던 초등학생이 최근 완공한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사이에 빠져 갈비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천안시는 안전시설을 요구하는 피해 학생 학부모에게 “시설에는 문제가 없는데 아이의 부주의가 문제”라고 답변해 물의를 빚고 있다.

피해 학생 학부모 A(35·여)씨는 6일 오후 8시쯤 저녁식사를 마치고 딸 B(11)양과 함께 집에서 가까운 천안천으로 산책을 나갔다가 크게 놀랐다.

산책로 한 쪽으로 비켜 신발끈을 고쳐 매던 B양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쓰러졌기 때문이다.

확인해 보니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사이에 벌어진 틈에 한쪽 다리가 빠져있었다.

A씨는 B양이 허리를 펴지 못하고 고통을 호소하자 응급실을 찾았다.

B양은 갈비뼈에 부상을 입고 4주간 주의를 요하는 진단을 받았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A씨는 다음 날 지역구 시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으니 안전시설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공식적으로 천안시에 민원을 제기하려 했지만 혹시나 담당 공무원에게 피해가 갈수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시 후 걸려온 천안시 담당 공무원 전화 답변을 듣고 황당했다.

“주의하라는 안내문구도 게시했고 유도등도 설치했는데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뛰어다니는 아이가 문제”라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더 이상 대화가 어렵겠다.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말하는 A씨에게 천안시 담당공무원은 “마음대로 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공무원은 <굿모닝충청>과의 전화통화에서도 “어른들의 경우 문제가 없는데 뛰어다니는 아이에게는 위험할 수도 있다”며 같은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확인 결과 사고가 난 현장은 최근 완공한 자전거 도로와 기존 산책로 사이에 틈이 벌어진 공간을 시가 방치해 왔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신방동 환경사업소와 원성천 합류지점까지 3.3㎞ 구간을 확인해 보니 이 같은 문제로 경고문구가 붙어 있는 곳이 무려 10곳에 달했다.

A씨는 "보상을 요구한 것도 아니고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 수 있어 안전시설을 요구한 것 뿐인데, 아이의 부주의가 문제라는 답변을 듣고 황당했다"며 "천안시의 안전불감증이 이 정도인 줄몰랐다"고 말했다.

자전거 도로를 자주 이용한다는 한 시민은 “자전거도로 곳곳에 교량이 있는데, 서로 높낮이가 다르고 틈도 벌어져 사고위험이 높다. 저녁시간대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시민이 많은 만큼 서둘러 보수공사도 벌이고 부실공사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민원인에게 시설에 대한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2단계사업 시행시 문제가 된 위험지역에 대한 안전시설을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