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기자의 눈] 자원봉사센터는 인력배급소가 아니다
    [시민기자의 눈] 자원봉사센터는 인력배급소가 아니다
    • 손석현
    • 승인 2018.09.11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석현 충청남도자원봉사센터 행정지원팀장

    [굿모닝충청 손석현 충청남도자원봉사센터 행정지원팀장] 어느 비영리단체 활동가와 대화 중 다소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바로 “자원봉사센터는 인력 배급소 아니냐”는 것이다. 은연중에 불쑥 튀어 나온 말이지만 당시 나에게는 매우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다양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지지를 통해 ‘사회문제해결과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공익적 활동을 펼치고 있는 활동가의 왜곡된 자원봉사 인식 때문만은 아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중에서는 위와 같이 생각하는 분이 없길 바라마지 않는다. 어찌 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위 같이 인식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겠다.

    근대적 의미의 우리나라 자원봉사 성장모습을 살펴보면 1998년 한국여성개발원에 의해 설치된 ‘여성자원활동인력은행’(1984년, 이후 ‘여성자원활동센터’), 1991년부터 사회복지협의회를 기반으로 15개 광역시도에 설치된 ‘사회복지자원봉사정보안내센터’가 지금까지 유지, 확장되면서 사회복지 분야 자원봉사활동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1994년에는 대학교에서 사회봉사과목이 설치되었고, 1996년에는 학생자원봉사가 의무화 되면서 중,고등학생들의 교과 과정 속에 자원봉사 활동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우리 사회에 확산되면서 기업 임직원 자원봉사(사회공헌) 의무화가 이루어졌다. 2003년에 이르러서는 사회복지봉사활동 인증 시스템(VMS)이 도입되어 사회복지 시설과 기관에서 이루어진 개인의 자원봉사 시간을 기록, 관리하게 되었다.

    2006년에 와서는 자원봉사 활동 기본법이 제정되어 전국적으로 자원봉사센터가 설치되면서 자원봉사 인프라가 확충되었다. 이와 별도로 그 동안 전국의 자원봉사센터에서 지차체별로 별도 관리하던 자원봉사가 모집, 배치, 시간관리를 2010년 행정안전부가 통합관리를 내세우며 1365자원봉사포털 시스템이 만들어졌고, 이를 통해 전국적으로 통합된 자원봉사 시간 관리체계가 마련되었다. 지난 과정을 돌아보니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무엇인가가 있지 않는가? 자원봉사활동이 마치 제도권 하에서 기록, 관리되면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무엇보다 강조되어야 할 자원봉사가 마치 의무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자원봉사 활동을 그저 참여하여 지역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면 될 일인데, 자원봉사 활동에 따른 시간 기록, 관리를 받아야만 자원봉사 활동으로 인정받는 것만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자원봉사를, 전국의 많은 자원봉사센터를 바라보는 현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2016년 영국의 한 지역자원봉사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다. 자원봉사센터가 하는 주된 사업은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며, 자원봉사자를 모집, 배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았다. 이 센터에서는 다양한 시민들이 공동의 지역사회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민들의 자발적 결사체(소모임, 동아리, 단체)을 결성하기 위해 필요한 행정적(정관, 규정만들기), 재정적(기업 모금 방법, 후원금 처리방법 등) 지원 절차를 컨설팅해 주고 있었다. 바로, 사람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자발적 시민을 성장시키는 프로그램이 주 업무임을 깨달았다.

    그렇다. 자원봉사센터의 매우 중요한 역할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최하는 지역축제장에 자원봉사자를 모집, 배치하는 것, 다양한 기관단체 행사 진행에 필요한 행사 보조요원을 모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다양한 시민들의 사회참여를 통한 시민사회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자원봉사의 가치를 널릴 알릴뿐만 아니라 사회 문제 해결형 자원봉사를 지양하며, 다양한 사회문제(교육, 환경, 인권, 안전, 고령화, 빈곤, 불평등, 민주주의 등)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일이다. 다양한 영역과의 협업은 물론이고, 보다 다양한 시민들, 다양한 사람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Incubating)하는 역할이라는 사실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자원봉사센터에는 마치 자원봉사를 원하는 시민들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자원봉사센터는 더이상 인력 배급소가 아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