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의 사람’으로 분류될 만큼 대학시절부터 선후배로 막역한 관계를 쌓아온 그가 고향 공주로 돌아온 것도 안 지사의 요청 때문이었다고. 최근 시장 출마 결심을 굳히고 본격적인 선거 채비에 나선 김 원장을 만나 정치적 소신과 지역발전에 대한 구상들을 들어봤다.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두 분이나 모셨다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 6년 동안 청와대 행정관, 부대변인 등을 지냈다. 김 전 대통령은 25살 정당생활을 하면서 당에서부터 모셔서 아버지나 스승 같은 느낌이다. 민주화운동 지도자, 야당 총재, 대통령으로 비서된 입장에서 보니 직무를 수행하는 데 공적인 가치에 중점을 두고 한 치 흔들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자세 돋보였다.
그런 거목 밑에서 배운 것이 복이다 생각한다. 노 전 대통령은 말도 잘 통하고 내가 하는 것이 곧 대통령 생각이라는 자부심과 일체감을 가지고 많이 노력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이 남북정상회담이 있기 몇 달 전 외국에 나가서 우연히 북한 대사를 만나 인사하며 “우리는 진심으로 합니다” 라고 했는데, 그 한마디가 결국 5년간 했던 모든 것을 대표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청와대에 있다가 지방기구로 오니 작아 보이지 않나.
13개월째 CEO를 하고 있는데 청와대 있을 때보다 책임도 무겁고 도전적인 것들이 더 많았다. 규모는 작지만 직원 100명에 1년 예산도 100억이나 된다. 게다가 도에서 안정적으로 재원을 대주는 것이 아니라 약 80%를 스스로 벌어서 쓴다. 그만큼 그동안 해오던 방식으로 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안에서 일하는 직원사기와 사업방식이 중요하다. 작은 집이라기보다 알찬기관인데, CEO가 잘 이끌어 지속가능하게 하는데서 재미와 보람 느낀다.
-그동안 변화된 모습이나 성과가 있다면.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 온지 2년 6개월이 됐는데, 처음에는 각 사업파트가 독자적 영역을 가지고 하다 보니 반목이 심하고 수평적 대화가 안 됐다. 전임 원장과도 함께 노력해 경직된 부분이 많이 해소되고 수평적 소통, 하의상달, 연구 융복합 등에서 괄목하게 나아졌다.
-내년 공주시장 선거 출마결심을 굳혔다던데.
중앙정치 무대에서 국회의원 보좌 6년, 중앙당에서 6년, 청와대에서 6년 있으면서 한 번도 출마할 생각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1년 안희정 지사가 당선되고 일손 필요하다는 요청에 의해 고향을 위해 도움이 필요하다면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로 내려왔는데, 상황을 보니 정치적으로 나설 사람이 없더라. 되고 안 되고를 떠나 내가 해야 할 숙명 같은 것이라 느껴 출마를 결심했다. 열심히 준비해서 시민들이 정말 사고 싶은 상품이 되겠다. 안희정 지사와 박수현 의원과 함께 민주당의 맥 가지고 활동해온 25년간의 민주개혁세력의 가치와 경험을 풀뿌리 민주주의로 실현해 볼 생각이다.
-시장에 출마한다고 하니 안 지사와 박 의원의 반응은.
안 지사는 내심 바라고 있었던 듯하다. 오랜 세월 정당에 있으면서 출마기회가 많았는데 거론만 되고 나서지 않으니 아마 출마를 안 할 사람으로 여기고 있었던 듯하다. 그러다가 작년 5월 처음 출마에 대해 말하니 기다렸다는 듯 “잘 결심했다”고 말하더라. 박수현 의원도 “잘해보자”며 격려를 해줬다.
-군소후보들이 많은데, 자신만의 장점을 말하자면.
사람들이 얘기하기로 중앙정부 경험을 가장 크게 보는 것 같다. 국회, 정당, 청와대 등 그동안 국정경험은 다른 사람이 가지가 쉽지 않은 것이다.
또 그런 사람이 지방정부에서 하려고하는 경우도 드문 것이 현재 풍토다. 또한 야당을 계속하고 집권하고 하면서 계속 고민해 온 것이 지방자치와 풀뿌리민주주의, 주민자치 거버넌스인데 이러한 부분에 대한 철학이 확고할 뿐더러 아이디어가 많고 주민자치 풀뿌리민주주의 방법이 체득되어있다. 상대적으로 젊기 때문에 이권정치에 물들지 않고 깨끗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것도 장점이다.
-현재 공주의 현안은 무엇인가.
전국 중소도시는 공통적으로 소득기반이 1차 산업 머물러 있고, 농림수산업 진흥이 안 되고, 저출산 고령화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공주는 세종시 출범으로 모든 건설, 산업, 인구, 기회가 집중되는 빨대효과 때문에 더 많이 흔들리고 있다. 이것이 가장 큰 현안문제다. 시민들도 충청도의 중심이자 역사도시로, 교육도 잘 받고 있었는데 괜히 앉아서 2류 시민이 되는 듯해 자존심이 구겨져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공주를 살릴 구체적 방안이 있나.
첫째 세종시가 2030년 80만 도시를 선언하고 나가는데, 그러자면 그 사이 상당부분 공주에 의지해하고 자원을 가져갈 수밖에 없다. 벌써 ‘세종시 공주구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절망에 빠져있다. 세종시와 연계해 동반성장할 수 있는 ‘그랜드 비전’을 제시하고, 시민들에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두 번째, 전국 시단위 지자체가 77개가 있는데, 공주가 지방자치를 얼마나 잘하느냐를 평가한다면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본다. 참여자치, 풀뿌리민주주의, 거버넌스를 77개 시 중 가장 잘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결국 시의 역량이자 시민의 역량이고, 시민통합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다.
세 번째로 공주는 경주, 부여, 서울 등 몇 개 안 되는 고도(古都)이다. 세계문화유산등재를 추진 중이지만 세계인이 찾고 여행하고 자랑하는 도시로 만들어야겠다. 이미 가진 자원들이 많이 훼손됐지만 무형자원도 중요한 만큼 역사도시로서 세계에 내놔도 손색없도록 힘을 집중해야 한다.
-현재 시정을 평가하자면.
앞선 시장들이 부패나 뇌물로 안 좋았다. 그런 바람으로 42살 행정학과 교수를 뽑았는데 평균 이상의 실적을 내는데도 사업추진과정 불신과 가치가 안 먹히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깝다. 지금 공주는 시장이 무엇을 한다고 하면 ‘왜 하는지, 누구 좋은 일을 하는지, 돈 뽑으려 하는지’ 의혹부터 제기한다. 시에서 하는 여러 가지가 다 도전과 불신을 받으면서 시청사 별관증축은 착공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신뢰받는 시정이 되도록 함께 힘써야 하겠다.
-평소 정치철학이나 소신이 있다면.
20대 때부터 정치마당에 있다 보니 사적 이익이나 일신의 도약을 도모하는 것 많이 봤는데, 정치하는 사람은 공적가치 잃어버리면 안 된다. 정치인은 무엇보다 공공성 잃어버리지 않고 스스로에게 엄격하게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주시민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공주는 역사성이 깊고 자존심도 높고 우러름을 받는 그런 도시이고 시민인데, 지금 평범한 도시 어디가나 있는 평범한 시민으로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역사성을 제대로 살리는 시정, 평범하지 않고 비범한 인재와 사람들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같이 의견과 아이디어를 내고 하는 과정 많았으면 좋겠다. 비단 선거뿐 아니라 참여의 마당을 많이 만들고 시민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누가 시장이 되어도 시 전체의 역량이 확대되고 에너지가 커지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