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또다시 공약(空約) 안 되려면

2014-01-05     이호영 기자

[굿모닝충청 이호영 기자] 염홍철 대전시장의 임기가 불과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전히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을 놓고 시장과 시민단체 간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염 시장은 대덕구 주민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임기 내 건설방식 확정을 주장하며 고가경전철 방식을 밀어붙일 태세이고, 시민단체는 도시경관을 해치고 효율성도 떨어지는 고가방식은 절대 안 된다며 지상트램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호선에서 제외된 대덕구는 건설방식이 아니라 노선결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2호선 건설을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염 시장이 4년 전 후보시절 도시철도 2호선을 지하철로 신탄진까지 연결하겠다고 한 주민과의 약속을 깬 것도 모자라 이제는 의견이 안 맞는다는 이유로 아예 논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은 불통을 넘어선 독단”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염 시장 입장에서도 노력을 했겠지만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하화가 안 되고, 노선도 교통수요나 타당성 검토를 통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되는 방향으로 결정된 것인 만큼 할 말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도시철도는 노선과 건설방식 논란 이전에 주민과의 약속이라는 측면에서 깊이 들여다볼 부분이 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염 후보는 지하철 도입과 더불어 대덕구와 신탄진 지역을 연결하는 공약을 내놨고, 결국 시장에 당선됐다.

그렇다면 시장의 입장에서 비록 그 대상이 소수라 하더라도, 자신이 대표공약으로 내세운 공약 만큼은 지켜야 하는 것이 옳았다. 설령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도 충분한 설득과 동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정부를 상대로 한 사업 추진과정과 구청장과의 마찰·주민반발 등 결국 자신의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그리고 지난 30일, 그동안 건설방식 결정을 차기 시장에 넘길 것을 꾸준히 주장해온 권선택 전 의원이 도시철도 2호선 논란과 건설방식, 노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하나로(路)’ 방식을 제안하고 나서 논란이 재점화 되는 양상이다. 권 전 의원이 아직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입지가 현재 민주당의 유력한 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사실상 선거 공약이라해도 무방해 보인다.

현재 독립노선으로 설계된 2호선을 1호선의 주요 역을 연결해 노선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대신 트램방식을 적용해 노선을 대덕구·신탄진 등 교통소외지역까지 연장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건설·운용비용 절감은 물론 교통수요 확대에도 효율적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더 발랄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 스스로도 “앞으로 1호선 연결 및 동력공급방식 등과 관련한 기술적 검토와 보완이 더 필요하고, 비용도 정확한 추산이 필요하다”며 “일단 검토를 해봐서 타당성이 없으면 다른 방식을 찾더라도 차기 시장에게 문제를 넘겨야 한다”고 말해 아직 구상단계에 머물러있는 불완전한 안을 섣불리 던져놓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염 시장의 한 마디로 4년 내내 논란을 거듭했던 것을 생각하면 잠재적 시장 후보로서 좀 더 세밀한 준비가 필요했다. 올해는 시민에게 한 공약(公約)이 또다시 사탕발림 공약(空約)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정치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