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대자보, 내용 왜곡됐고 방향 잘못됐다” 준열한 비판

2018-09-22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최근 서울대 캠퍼스에 게시된 "문재인 대통령님 제발 반성하세요"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전면 반박하는 주장이 제기됐다.

온라인에서 활발한 시사비평 활동을 벌이고 있는 유경근 시민 칼럼니스트는 22일 “자신의 안일보다 사회와 국가의 문제를 걱정하는 글을 공개적으로 올린 글쓴이의 용기와 사회 참여의지에 우선 박수를 보낸다”며 “다만 그 내용이 좀 왜곡되어 있고 방향을 잘못 잡은 듯해서, 주제 넘게 몇 가지 의견을 좀 드리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본보가 이날 공개한 논란의 대자보에 대한 반박 기고문이다. 그는 이날 본보에 특별기고 형태로 보내온 글을 통해 대자보에서 언급된 내용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반박했다.

그가 작성한 칼럼 전문을 그대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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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근

글쓴이는 대통령은 백두산이 아니라 우선 예멘 난민 사태와 중국의 약탈 자본으로 신음하는 제주도라는 민생 현장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글쓴이가 지적한 두 가지 문제만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제주도에는 예멘의 난민 수백 명이 난민 지위를 신청해 오면서 국내외적으로 큰 논란에 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안에는 이미 수많은 이슬람교도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 사회에서 과도하게 어떤 문제를 일으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일부 기독교와 불교 지도자들의 추태가 우리 사회에서는 더 문제가 되고 있었습니다.

2014년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전체 범죄율은 1.6%로 내국인 범죄율 3.7%에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 등 강력 범죄로만 봐도 0.6%로 내국인 0.7%보다 외국인이 적습니다. 외국인이 잠재적 범죄자라면 내국인은 반범죄자인 셈입니다.

우리는 한국전쟁이라는 큰 아픔을 겪었습니다. 글쓴이가 그렇게 우려하는 이슬람 아랍문화권에 있는 터키, 이집트, 레바논, 이란, 이라크 등도 우리를 도왔습니다. 그리고 그토록 지금 글쓴이가 혐오하는 바로 그 나라, 시리아도 적극적으로 물자지원의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런 수많은 나라들이 우리를 그저 가난하고 볼품없는 나라라고 여겼다면, 그리고 그 나라의 국민들이 글쓴이처럼 저런 쓸데없는 나라를 도와줄 여력이 있거든 우리의 민생부터 살피라고 비판하면서 발목을 잡았다면 우리는 지금 어떤 상황이 되어 있을까요?.

그런데 단 수백 명의 난민조차도 이미 범죄자들인 것처럼 취급하는 우리의 현실을 보며 저는 참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가 이리도 염치가 없는 민족이자 국민이었습니까?

글쓴이는 중국의 약탈 자본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 말을 꺼내주어서 참 고맙습니다. 지금 중국이 제주도에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던 계기는 바로 2009년 이명박 정부가 만들어 2010년부터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부동산투자이민제도’ 때문입니다. 일정금액 이상의 투자를 하면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그 기한이 원래 18년 4월로 끝나는 것이었는데 박근혜 정부시절인 2016년에 2023년까지 연장했습니다. 혹시 이 부분에 대해 따지고 싶거든 503과 716 두 분께 가서 좀 따져주셨으면 합니다.

글쓴이는 또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하며 비판을 했습니다. 경제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무한책임이 있기에 비판 받을 일이 있으면 비판 받아야 합니다. 다만 잘 돌아가고 있던 경제를 망가뜨렸다는 식의 비판은 큰 왜곡입니다.

우리의 경제는 오랜 기간 성장주도의 경제 정책을 펼치며 기업 그것도 특히 대기업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고 반면 노동자나 서민은 늘 희생을 강요당했습니다. 세계 11위 경제대국이면 뭐합니까? 임금은 OECD 하위수준이고 노동시간은 최악입니다. 이제는 국민에게 경제가 맞춰져야 합니다. 시간이 다소 걸릴지 모르지만 이제 경제는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너무 보수야당이나 보수언론에 현혹되지 않길 바랍니다. 노무현 정부시절 그들은 5년 내내 경제가 완전히 망가진 것처럼 떠들었습니다. 지금처럼 말입니다.

글쓴이는 남북 간 대치 상황이 국방 예산과만 관련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군요.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너무 좁습니다. 당장 우리는 대륙에 속해 있으면서도 마치 섬과 같은 나라로 살아야 합니다. 평화의 시대가 오면 물류와 인적 교류를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나게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바뀝니다. 남북이 함께하는 경제 협력은 북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훨씬 큰 이익을 가져옵니다.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납니다. 이미 개성 공단이 그것을 증명해 주었습니다.

또한 평화는 외국의 기업과 자본이 마음 놓고 대한민국에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듭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불안에 하지 않으며 생업에 전념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우리 민족사에 이보다 더 큰 일이 있을까요? 그래서 박근혜 정부조차 다소 천박하지만 통일은 대박이라는 주장을 했던 것입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입니까?

글쓴이는 ‘사람’이란 말을 트집을 잡고 있네요. ‘사람이 먼저다’라는 케치프레이즈가 12년 대선 패배의 원인이라는 글쓴이의 상상력은 둘째 치더라도 국민 다수가 적극 지지했던 헌법 개정안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것은 스스로 소수자임을 선언한 것입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글쓴이가 그런 소수자에 해당된다고 또는 반정부적 생각을 이토록 적극 주장한다고 글 쓸 자유나 말할 자유 또는 대한민국에서 당당히 살 권리를 제한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바로 사람이 먼저라는 뜻이고 그것이 바로 ‘자유’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단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분야에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각종 탄압을 했습니다. 아예 경제적으로 숨통을 조여와 많은 이들이 고통 받았습니다. 그게 글쓴이가 말하는 자유대한민국 국민을 먼저 생각한 일입니까?

고영주는 대한민국의 유력 정치인에게 ‘공산주의자’라고 했으며 그가 집권하면 대한민국이 적화된다며 공식적인 자리를 포함해 여러 차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명예를 훼손했습니다. 당연히 법의 판단을 살펴야겠지만 제가 글쓴이를 그런 식으로 표현하여 거짓 사실을 거듭 유포한다면 이것이 명예훼손이지 않고 무엇이겠습니까?

글쓴이는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글쓴이가 말하는 서구가 어느 나라인지 모르지만 유럽연합은 차별금지법 제정이 유럽연합의 기본 가입조건입니다. 억지도 그런 억지를 부리면 안 됩니다. 영미권 국가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서는 30~40년 전부터 이미 시행되고 있고 아르헨티나, 네팔도 시행하고 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차별을 금지하도록 아예 헌법에 못 박아놨습니다.

성 정체성으로 인해 차별 받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전세계 여러 나라들이 나아가는 방향입니다. 동성애는 질병도 아니고 혐오의 대상도 아닙니다. 그냥 자연에 존재하는 현상입니다. 실제 사람은 물론이고 영장류에서 장내 기생충까지 1,500여종의 생물에서 동성애가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기독교인들이 동성애를 더욱 문제 삼는데 그렇다면 이 자연을 만든 창조주가 잘못 만들었다는 뜻입니까? 그렇다면 나는 기독교인들 스스로 전지전능한 창조주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글쓴이는 마지막으로 문재인 정부가 자유대한민국 국민이 당연히 누려야 할 ‘자유’를 없앤다고 주장했습니다.

글쓴이가 생각하는 ‘자유’가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바로 님께서 이렇게 정부를 마음껏 비판해도 전혀 거리낌 없는 것이 바로 ‘자유’입니다. 우리는 단지 정부를 비판한다는 이유만으로 심지어 목숨까지 걸어야 하던 시절을 살아 왔습니다.

부디 자유라는 고귀한 말을 더 이상 왜곡해서 사용하지 않기 바랍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시간이 없다고 했지만 다행히 글쓴이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스스로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 인권과 평화와 경제 그리고 자유의 올바른 의미를 깨닫고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시간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부디 인류 보편적 정서를 받아들여 건전하고 성숙한 사고를 하는 젊은이로 거듭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