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 점수 올려 채용 '파문'

양승조 지사 측근 양승숙 전 장군 위해 점수 높인 듯…"무리한 자기 사람 심기" 비판

2018-10-27     김갑수 기자
충남도

[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충남도 산하 공공기관장 인선 과정에서 임원추천위원회가 특정인을 밀어주기 위해 이미 나온 점수를 올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캠프 인사들의 공공기관장 인선이 “너무나 당연하다”고 강조해 온 양승조 지사의 무리한 자기 사람 심기라는 비판이 확산될 전망이다.

복수의 도 관계자와 신빙성 있는 제보 등을 종합해 보면 이번 사태는 도 여성정책개발원(개발원) 원장 채용 과정에서 발생했다.

앞서 개발원은 민선7기 출범 직후인 지난 7월 31일 원장 채용을 위한 공고를 냈고, 8월 30일에는 면접 대상자 3명의 명단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또한 이달 1일에는 양승숙 전 장군을 원장 후보자로 결정했고, 22일 이사회를 통해 확정했다. 양 전 장군은 지난 26일 이사장인 남궁영 행정부지사로부터 임용장을 받았다. 취임식은 내달 1일 진행될 예정이다.

논산 출신인 양 전 장군은 국군간호사관학교 교장 등을 지냈으며, 지방선거 과정에서는 양승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과 여성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민선7기 초대 정무부지사(현 문화체육부지사)로 거론될 정도로 양 지사와 가까운 인물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고 한다. 특히 80점 이상이 나와야 하는데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자 임원추천위원회 일부 위원이 점수를 올려줘 낙방을 면하게 해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문제를 제기한 위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 지휘부로부터의 이른바 외압(?)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양 전 장군이 양 지사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합리적인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점수가 너무 낮아, 양 전 장군 혼자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점수까지 높여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관련 의혹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임원추천위원회가 “적격자가 없다”고 판단했다면 부결 처리한 뒤 재 공모에 나섰어야 함에도, 이미 나온 점수를 올려줌으로써 양 지사와 가까운 인물을 공공기관장에 앉히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다른 도 관계자는 “임원추천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가 다시 점수가 조정됐다면 몰라도 임원추천위원회 내부에서 이뤄졌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복수의 정‧관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여성정책을 다뤄보지 않은 양 전 장군이 원장을 맡는다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과 함께 “‘철학을 공유한다’는 명분으로 무리한 자기 사람 심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여성계 또는 시민단체가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양 지사의 도정 운영에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