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회 vs 공직사회, 깊어진 감정의 골

"공부하는 11대 의회" 자평 속 공무원노조 "참고 또 참았지만 임계점 넘어서" 성명

2018-12-11     김갑수 기자
충남도의회와

[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충남도의회와 도 공직사회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의원들은 “11대 의회 들어 공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자평하고 있는 반면, 공무원노조(위원장 김태신, 노조)는 일부 의원들의 ‘비인격적 언어공격’을 문제 삼아 포문을 열고 나선 것.

노조는 10일 성명을 내고 “도의회는 막말과 군기잡기 등 갑질 행위를 중단하라”라고 촉구했다.

“지난 5일부터 열린 정례회 행정사무감사(행감) 기간에 일부 의원들이 보여준 실‧국장을 향한 막말이나 비인격적인 언어공격은 실망감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의원은 실‧국장을 향해 “무식하다. 기본이 안 돼 있다”, “교육 좀 시켜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조는 특히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지난 7일 열린 예산안 심사를 차수변경까지하며 8일 새벽 2시 넘어서야 끝낸 것을 거론한 뒤 “모든 직원들이 주말까지 집에 가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졌다”고 지적했다.

공직자 내부망인 행정포털에는 “이러니 누가 애 낳고 싶냐고요…가정이 파탄 날 지경인데”라는 등의 글이 올라왔고, 집행부를 향해서는 시간외수당을 인정해 달라는 댓글이 폭주했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노조는 “견제와 감시기능을 가진 입법기관인 도의회를 향해 참고 또 참았다. 하지만 인내의 게이지는 임계점을 넘어섰다”며 ▲막말과 비인격적인 갑질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 ▲4000여 공직자들의 가정 돌봄과 휴식시간을 보장할 것 ▲더 행복한 충남을 만드는데 도의회와 집행부는 협력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와 반대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11대 의회 의원들 대부분이 전문성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공부도 많이 해 그동안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는 실‧국장들보다 높은 전문성을 보이며 사업비의 적정성을 따져 묻는 의원들이 적지 않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 국장은 “11대 의회처럼 꼼꼼하고 합리적으로 예산안 심사하는 의원들 처음 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몇몇 의원의 경우 실‧국장들을 상대로 취조하듯 하거나 충분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입장을 꺾지 않는 모습을 보여 답답한 상황을 연출시키기도 했다.

도와 도의회 안팎에서는 “10대 의회와는 달리 더불어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집행부의 대응이 느슨해 진 것 같다”는 관측과 함께 “초선의원들이 많다보니 내부에서의 치열한 ‘존재감 경쟁’이 긴장감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