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뽑은 게 후회…" 대전시공무원노조 게시판 글 ‘논란’

칸막이 낮추기, 역량평가 PASS제 등 시장 저격글 파문 “리더십 부족하다”, “조직 장악 못해” 등 여러 촌평 나와

2019-03-07     이정민 기자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대전시공무원노동조합 게시판에 허태정 시장을 저격하는 글이 올라와 파문이 예상된다.

게시판 특성이나 내용을 봤을 때 현직 공무원이 쓴 게 유력하다는 평이다. 보기 드문 비난 글에 “허 시장 리더십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최근 노조 게시판에는 ‘허 시장을 뽑은 것을 후회한다’는 요지의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게시자가 문제를 삼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허 시장이 지난해 7월 취임 직후부터 추진한 일명 ‘칸막이 혁신’이 발단이 됐다. 

높은 칸막이가 소통의 저해요소라고 판단한 허 시장은 이를 낮춰야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상당수 공무원들은 “업무에 방해가 된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게시자는 “직원들 의사와는 상관없이 시장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일부 부서의 칸막이를 없앴다”며 “할 거면 시장실을 1층으로 이동, 열린 시장실을 만들어 놓은 다음에 직원들에게 칸막이를 낮추라고 하라”라며 비꼬았다.

이어 “시장, 부시장, 국장들은 자기 사무실에 틀어박혀 있으면서 직원들에게만 칸막이를 없애라고 한다”며 “작년 선거에서 허 시장에게 투표를 한 내 손가락을 자르고 싶다”며 격양된 감정을 보였다. 

또 2020년 7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인 역량평가 PASS제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이는 4급과 5급 승진 대상자에 적용된다. 

5급 승진 예정자는 대민보고서 등 서류평가와 1대 1 역할 수행 두 개 기법을 통해 6개 역량을 평가받는 것. 그 결과 역량 3.0이상 취득 시 5급 사무관 승진 시험 응시 자격을 자동으로 얻게 된다는 게 골자다.

게시자는 “충남도에선 PASS제 문제가 많아 폐지했다고 하는데, (대전시에선)왜 하는 지 모르겠다”며 “시장이 바뀌고 난 뒤 업무도 나날이 늘어가는 데 업무 처리하랴, 역량평가 준비하랴 (바쁘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 외에도 게시자는 최근 발표된 5급 승진 예정자에 대해서도 불만을 쏟아냈다. “발탁인사의 경우 사업부서 등 실적이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상당수의 직원들이 이 게시글에 “공감한다”는 분위기여서, “허 시장이 조직 장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글을 봤다는 시의 한 공무원은 “다소 격한 언어를 썼다는 점이 씁쓸하기도 하지만 직원들의 불만을 허 시장이 들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허 시장이 왜 칸막이 혁신에 집착하는 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