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대전시의 이응노 홍보 마케팅 적절치 않다

2019-03-12     굿모닝충청
정국교

[굿모닝충청 정국교 전 국회의원] 대전 이응노 미술관은 유족이 서울 평창동에 건립했던 이응노 미술관이 건립 3년 만에 폐관되자 대전시가 소장품을 인수받아 건립하여 연간 수십억 원의 운영비와 함께 수십억 원을 들여 고암의 작품만을 구입하고 일부는 기증을 받아 전시, 운영하고 있다.

정부나 자치 단체가 특정작가 1 인의 작품만을 구매, 전시할 목적으로 수백억 원을 투입하여 미술관을 건립, 운영하는 사례를 본 적이 없다.

특히 대전 시립미술관이 백남준을 비롯하여 의미 있는 다양한 전시회를 수시로 개최하고 청년 작가들을 비롯한 지역 작가들을 배려하는 전시회를 개최, 지역 미술계에 혁혁한 기여를 하고 있는데 비해 이응노 미술관이 대전시가 사용하는 예산에 비례하여 지역의 예술인이나 미술 발전에 기여한 성과는 의문이다.

영부인께서 휴가 중에 대전 시립미술관을 관람하셨으나 바로 옆 이응노 미술관 에는 들르시지 않으신 것은 이응노 미술관의 현주소를 여실히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홍성군은 이응노 생가 인근을 ‘이응노 로’ 라는 도로명을 부여하고 고암미술상을 제정하여 전국 공모전을 하는 등 홍성출신 이응노 마켓팅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지역에 기여하는 효과를 고려하면 시립미술관 별관 정도로 충분한 이응노 미술관을 막대한 운영비를 써가며 독립기관으로 운영하고 있고 특히 홍성군이 지역 출신 이응노 홍보를 하고 있는데, 세계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이응노 홍보를 위하여 막대한 예산을 퍼붓겠다는 대전시의 발상이 적절하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들이다.

이응노

대전시는 지난 해에 전통 군악대 ‘취타대’ 를 만들자고 지역 국악인들이 요청한 예산 2-3억 원을 냉정히 거절했다.

대전시는 전국 광역 자치단체 중 마칭 밴드나 취타대가 없는 유일한 도시다. 지역 국악인들의 염원이며 축제의 흥을 돋우는데 필수적인 취타대 결성은 거부한 대전시가 대전과 인연도 없는 이응노를 위하여 매년 수십억 원을 사용하는 것 으로 모자라 추가로 막대한 돈을 쏟아 붓겠다는 계획은 수긍도 좌시도 어렵다.

몇 십, 몇 백 만원의 지원도 받지 못해 궁핍을 견디며 근근이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지역 문화 예술인들이 대전시의 문화 예술 정책에 절망하고 분노하는 이유들이다.

몽마르뜨 언덕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소가 된 것은 고인이 된 유명 작가가 아닌 무명의 미술가들 덕분이었다.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이 죽은 피카소나 파바로티, 베토벤을 도시 마케팅에 이용하기 위하여 독립적인 기념관을 운영한다는 말은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