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나의 슬픔과 노여움, 조롱거리 돼야 하나? 너무 일찍 샴페인을… 부디 ㅜㅜ”

2019-05-21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다음번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지를 호명하고, 이제는 새로운 노무현을 말하자는 사람들에게 내가 슬픔과 노여움을 느낀 것이 조롱거리가 되어야 할 일인지 묻고 싶다.”

소설가 공지영 씨가 21일,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10주기 추모제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깊은 탄식의 한숨과 함께 현재의 심경을 이렇게 토로했다.

5.18 민주화운동 이후 40년이 지나고 있어도 아픔이 채 아물지 않았고, 출범 2년이 지난 문재인 정부 또한 적폐들의 칼 위에 서 있는 현실이 마냥 불안한 가운데, 차기 대권이나 ‘새로운 노무현’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마음이 아프다”고 비판한 것이, 되레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한 소회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특히 ‘새로운 노무현’을 주창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발언이 나오자 불편한 기색을 트윗글로 드러낸 바 있다.
“노무현은 신형이 나와야 하는 가전제품은 아닐텐데… 작가로서 내 독해력이 떨어지는 것일까? 맘이 아프다. 새로운 김구, 새로운 이순신, 새로운 김대중… 이런 말 들어본 적 없다 ㅠㅠ”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새로운 노무현 말고, 옛 노무현은 충분히 추모되어 우리는 이제 그렇게 안심해도 되는가”라고 묻고는 “나는 그들이 나보다 훨씬 더 노무현을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는 것을 안다. 그러나 왜 이리 마음이 불편한 것일까”라고 적었다.

이어 “아시는지, 개혁이란 혁명보다 100배는 어렵다. 혁명과는 달리 개혁이란 적폐들의 손과 발을 자유로이 풀어주고 수행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너무 일찍 샴페인을… 부디 ㅜㅜ”라고 덧붙였다.

그는 노무현의 10년 추모제와 관련, “나는 문득 생각했다. 10년… 이렇게 웃어도 될 만큼, 지난 10년간은 노무현의 이름이 그렇게 위로받고 제자리에 놓인 기간이었던가?”라고 물었다.

이어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나 나는 아니라고 보았다”며 “아직도 적폐들은 반 민족적 반 국민적 발언과 행동을 서슴없이 하고 있고, 노무현은 도처에서 능욕당하고 있다”라고 그같이 평가하는 이유를 덧붙였다.

또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에 대해서도 “아직 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며 “이 정부는 강대국 사이에 끼이고, 마치 마지막 자학의 수단같이 핵을 품고 있는 위태로운 북한 정권 사이에서, 국제 정세라는 칼날과 국내 적폐들의 ‘숨죽이나 조용한 준동’이라는 칼 위에 서 있다”라고 일깨웠다.

그리고는 자신의 현실인식을 토대로 하여 안타까운 심경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아직도 이 정부의 성공은 갈 길이 멀고, 하찮은 추경 예산안 하나 처리해 달라는 대통령의 호소조차 입법부는 듣지 않고, 할 일은 태산보다 많아 옆에서 숨죽이며 지켜보기에도 조마조마한 날들이다. 실제로 이 개혁들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안위조차 불분명한 것을 우리는 노무현을 통해 보아 왔기에, 나의 마음은 조마조마하고 안타까워 뭐라도 돕고 싶다는 심정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