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국민대회’ 전광훈 목사, '간첩'·'홍위병'·'주사파' 막말 쏟아내

대전중문교회 장경동 목사 참가, 전 목사 두둔... 선관위 "정치활동 아니다"

2019-10-10     지유석 기자
한기총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한글날인 9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3일에 이어 다시 한 번 대규모 집회를 주도했다. 

전 목사, 이재오 전 특임장관 등이 이끄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 2차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2차 국민대회 진행은 전 목사가 맡았다. 왕성교회 길자연 목사, 성남교회 이용규 목사 등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낸 보수 개신교계 원로목사 등도 함께 했다. 

전 목사는 앞서 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홀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국가원로회의'에서 2차 국민대회를 예고하고 참여를 독려했다. 

전 목사는 원로회의에서 "내일(9일) 광장에 안오면 주민등록증을 회수하겠다"며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어쩔 수 없지만, 형제가 돌아가셔도 장례식 멈추고 와야 한다"고 말했다. 

9일 당일 광화문은 재차 인파로 넘쳐났다. 전 목사는 재차 문재인 정부를 향해 거침없이 독설을 내뱉었다. 전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고 신영복 전 성공회대 교수를 존경했다며 문 대통령을 간첩이라고 규정했다. 

전 목사는 또 서초동 촛불집회를 겨냥해, "(문 대통령이) 중국 홍위병식 전술을 시작했다"라며 "윤석열(검찰총장)이 문재인을 체포해야 한다, 내란선동죄를 적용해 현행범으로 체포하라"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전날 열린 원로회의에서도 같은 주장을 한 바 있다. 전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쫓겨날 날이 멀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중국 마오쩌둥이 50년대 구사했던 홍위병 전술을 쓰고 있다"며 서초동 촛불집회를 폄하했다. 

헌금도 독려했다. 앞서 전 목사는 3일 집회에서 "오늘 이 행사 중에 가장 기쁜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무슨 시간이냐고요? 헌금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전 목사는 이를 의식한 듯 "헌금 시간을 가장 기쁜 시간이라고 했더니 언론에서 '불법 모금을 한다'고 공격했다, 공부를 좀더 하라"고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한기총

이날 집회엔 대전중문교회 장경동 목사가 나와 전 목사를 두둔했다. 장 목사는 "전 목사의 말이 솔직히 거칠긴 하다"라며 "(전 목사를) 빤스 목사라고 그러는데 그래서 빤스를 어쨌다는 건가, 표현이 거칠어서 그런 거지 그 여자를 건드리기라도 했느냐?"라고 반문했다. 

또 문 대통령을 향해선 "대통령이 여기 오셔서 이 사람들 설득해버리면 끝나는 거다. 설득이 안 되면 본인이 설득당하시면 끝나는 거다. 간단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집회는 예배형식으로 진행됐지만, 사실상 정치집회나 다름없었다. 전 목사는 운집한 인파를 향해 "주사파 50만 명 빼고 4950만 명이 하나가 됐습니다. 할렐루야"라고 외쳤고, 집회 참가자들은 '아멘'으로 답했다. 

비록 발언을 하지 않았지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가 2차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점도 정치적 성격을 더했다. 

더구나 전 목사는 내년 총선까지 정치활동을 이어나갈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적극적인 정치활동이 아니라고 보았다. 

박영수 사무총장은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 목사의 헌금 모금 행위에 대해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자금법 적용은 어렵다"고 말했다. 

박 사무총장은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례처럼 정당이나 공직선거에 입후보하는 적극적인 정치활동이 아니라 정치자금법을 적용하기 어렵다"며 이 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