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섭 "한국당 잘못" vs 정진석 "심히 유감"

페이스북에 올린 글 놓고 격한 신경전…삭제 후 "세계유산 특별법 처리" 촉구

2019-12-01     김갑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굿모닝충청 공주=김갑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정섭 공주시장과 자유한국당 정진석 국회의원(공주·부여·청양) 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본회의 무산 등 정치권의 극한 대치 상황이 영향을 준 셈인데,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재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 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발단이 됐다.

김 시장은 11월 30일 밤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님들, 지금 잘못하고 계십니다”라며 “어서 국회 본회의를 열어 국민들이 눈물과 한숨 속에 바라고 바라던 법안들을 통과시켜 주세요”라고 올렸다.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어린이 보호구역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관련법 개정안’ 등 산적한 민생법안의 조속 통과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자 정 의원은 댓글을 통해 “민주당 출신 김 시장이 이런 글을 페이스북에 공개적으로 올린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시장은 어디까지나 정치적으로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또 “여의도 상황을 자유한국당 잘못이라고 공개 규정하는 일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로 인해 공주시가 분열되고 반목과 갈등이 초래되길 원하는 건가?”라고 강력 항의했다.

이에 대해 몇몇 네티즌들은 정 의원을 겨냥한 댓글을 올려 또 다른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해당

김 시장은 지난 봄 금강 공주보에 대한 논란이 지나치게 진영논리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며, 정례브리핑을 계기로 자유한국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그러나 이처럼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한국당의 잘못이라고 지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추정된다.

해당 글은 1일 오전 사라진 상태다. 김 시장이 자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김 시장은 페이스북에 또 다른 글을 올리고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소망한다”라며 “본회의 상정을 몇 시간 앞두고 국회 기능이 정지돼 황당하고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시장은 “11만 공주시민과 전국 22개 세계유산도시 주민들과 함께,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특별법은 정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으로, 정부예산 확보와 국립충청국악원 유치 등 정 의원과 협력해야 할 사안이 많은 만큼 소모적이거나 불필요한 대립각을 세울 이유는 없다고 김 시장이 판단했을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